작년 동계작물 위주 생산…그중 IRG가 80%차지
품질향상 등 관건…TMR이용 확대방안 등 5개 주제

‘자급 조사료를 활용한 낙농TMR 경영’ 심포지엄이 지난달 25일 국립한경대학교 축산기술지원센터에서 개최됐다.

우리나라 젖소 마리당 원유생산량(305일 기준)은 1만334kg으로 세계 3위이나 사료수입 의존도가 높고 생산기반이 취약하다. 나라·품목별 차이는 있지만, 2021년부터 수입 유제품의 관세가 사라짐에 따라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우유 생산비의 50%를 차지하는 사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수입 풀사료 위주의 사양관리에서 벗어나 국내산 풀사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입 풀사료의 약 50%는 사료가치가 낮은 짚 종류가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산 풀사료(이탈리안 라이그라스 등)는 사료가치가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 그러나 수입 조사료가 이미 많은 영역을 점유하고 있어 정부차원의 투자지원이 필요하다.

자급 조사료를 활용한 낙농TMR 경영’ 심포지엄이 지난달 25일 국립한경대학교 축산기술지원센터에서 개최됐다. 국립축산과학원과 TMR연구회,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TMR지도와 국내산 조사료의 역할(서울우유 지일영 팀장) △국내산 조사료 품질향상 및 TMR이용 확대방안(축산과학원 최기준 박사) △유사비 30%에 도전하다(김원태 중목장 대표) △자급 조사료 이용에 의한 목장의 소득증대(황골목장 박창규 대표) 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고종열 TMR연구회장은 “우유 소비량이 다소 증가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낙농가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경영개선을 위해 수입조사료 의존도를 낮춰 경제적인 낙농 TMR 사료관리로 수익성 향상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산 조사료 품질향상 방안(축산원 최기준 박사)

-우리나라 조사료 생산은 논과 밭, 산지, 간척지에서 이뤄진다. 그중 논은 70%정도가 답리작을 할 수 있어 활용도가 우수하다. 밭은 4만5천~5만ha를 재배할 수 있지만, 경제작물과의 경합으로 면적확대가 어렵다. 산지는 80년대 초지면적이 9만5천ha에서 현재 3만5천ha로 줄어들고 있다. 간척지는 개발 대상면적이 13만5천ha로 앞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를 보면 사료작물 재배면적은 2009년 24만1천ha에서 2016년 27만2천ha로 확대됐다. 초지면적은 2009년 4만1백ha에서 2016년 3만5천ha 줄었다. 현재 조사료 재배면적 확대는 답보상태라 볼 수 있다.

2011년 농식품부는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을 통해 조사료 생산면적을 확대해왔다. 조사료 재배면적은 2020년까지 37만ha, 양질조사료 생산량은 313만8천톤으로 2010년(159만7천톤)보다 2배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는 2017년까지 완성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에 농식품부는 양질조사료 생산 활성화를 통해 조사료 자급률 향상과 식량자급률 제고를 향상하는 목표를 세우고, 2013년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 보완대책을 수립했다. 이에 동계 논 사료 사료작물 재배 확대를 위해 동계 답리작 직불금 50만원/ha, 산지축산 활성화 TF팀 운영, 조제비 보조율 조정, 경영체 성과평가제 도입, 품질평가시스템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운영에선 개정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료 생산경영체는 전국에 1700개 정도로 약 80%가 전라남북도에 있지만, 축산농가의 인식변화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재배 선호작물은 호밀에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혼파(이탈리안 라이그라스+청보리)로 변화하고 있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면적은 2012년 8만8천ha에서 2017년 13만8천ha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사료가치가 높고 기호성이 우수하며, 당분함량이 높아 고품질의 사일리지 제조에 유리하다. 전국 주요 사료작물 재배면적 추정결과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66.5%, △수수류 11.5% △호밀 9.4% △옥수수 6.3% △청보리 3.1% △귀리 2.5%이다.

2016년 우리나라는 동계 사료작물 위주(79%)의 조사료를 생산했다. 그중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80%이상 차지했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 조사료 산업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위주로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축산원은 1995년부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12개 품종을 개발했다. 그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코윈어리다. 코윈어리 출수기는 5월 6일로 추위에 매우 강하다. 중부·중북부지역까지 재배할 수 있으며, 강원도 평창에서도 매우 잘 자란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안전하게 재배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기술적용이 필요하다. 중부·중북부지역에서는 벼품종을 조생종 또는 중생종을 선택해야 한다. 파종시기는 9월 중순부터 하순까지로 벼 수확 및 볏짚수거를 10월 15일 전까지 완료해야 한다. 작년 비가 잦아 논에서 수확이 어려웠지만, 조생종이나 중생종을 심으면 벼수확이 9월 중하순부터 10월 상반기에 끝난다. 충분히 답리작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보장된다.

국내산 조사료 이용 활성화를 위해선 △품질향상 △품질규격화 △신뢰회복 △계약생산이 필요하다. 먼저 사료가치와 저장성, 균일성 향상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보급해야 한다. 수확시기와 첨가제 처리, 예건, 곤포작업 압축강도, 비닐피복겹수 등을 진행해야 한다. 또 수분함량 규격화 생산기술을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 생산수량과 기술환경, 반전횟수, 기간 등에 따른 인위적인 수분햠량을 조절해야 한다. 목표 수분함량은 사일리지 수분 60%, 헤일리지 수분 35%, 건초가 수분 13%다. 품질평가제도를 정착시켜 생산자와 소비자간 신뢰회복이 필요하다. 조사료 품질평가 전문가를 양성하고, 조사료 생산자 실명제 및 평가자 품질 보증제를 도입해야 한다. 불량품에 대한 리콜제도도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간 상호협의 및 계약생산이 필요하다. 수확시기와 첨가제, 수분함량, 비닐피복겸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

◇TMR지도와 국내산 조사료 역할 (서울우유 지일영 팀장)

-TMR사양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1986년 5월 평택 매일유업 시범목장에서 시작됐다. 1988년부터는 안성의 중소규모 낙농가를 중심으로, 1989년에는 전라남도 담양과 경기도 양주의 낙농가가 도입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1990년에는 대규모 기업목장이 TMR사양체계를 도입했다. 서울우유가 TMR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1991년 5월 양주시 내의 조합원이 산정목장을 중심으로 공동출자해 TMR공동배합소를 설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원료사료 확보의 어려움과 TMR사양의 기본적인 이해부족 등으로 젖소가 과비되는 부작용이 일어났다. 그 결과 안성지역의 낙농가들은 TMR사양에서 다시 배합사료 급이로 회귀하기도 했다.

조합의 국내산 조사료 공급은 자급사료 이용의 중요성을 감안해 품질민원과 물류문제, 포장재 훼손에 의한 부패, 취급의 용이성, 기상조건에 따른 불안정한 생산량 등의 문제점이 있으나 다양한 종류의 제품으로 확대해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경쟁력, 취급의 용이함 등 국내산 조사료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해 수입조사료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산 조사료는 목장에서 자가생산 혹은 구입함으로써 수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그러나 조합이 공급하는 해외조사료의 공급은 증가한 반면, 목초종자 공급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조사료 면적과 함께 국내산 조사료 이용량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서울우유 조합의 조사료 공급현황을 보면 수입화본과 짚이 4만8천496톤(43%), 수입화본과 건초가 4만5천563톤(41%), 수입두과 건초 1만5천902톤(14%)이었지만, 국내산은 2천484톤(2%)에 불과했다. 이는 조합원이 수입조사료 및 양질의 건초를 선호하며 젖소의 유전능력 향상, 그리고 집약적인 사육에서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2015년 조합의 목장종합실태조사를  보면 조합목장의 95%가 TMR사료를 급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MR구입처는 자가배합이 30.4%, 조합원 공동배합 30.2%, 일반업체 17.4%, 지역농축협 10.9%, 서울우유TMR 10.5% 등 구입해 사용하는 비율이 69%를 차지했다. 자가 TMR사용이유는 △젖소건강 낙농생산성 향상 41.4% △자급조사료 및 부산물 이용가능 23.8% △개체별 사양관리기술 22.2%를 차지했다. 조합이 TMR사양체계를 보급할 초기에는 수입화본과 조사료가 없었다. 사료급여기준표에 제시된 볏짚 혹은 자가 확보한 조사료를 급이했다. 그러나 수입 조사료 공급이 확대되고 TMR에 수입건초의 사용비율이 증가하며 최근 무포장 공급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목장은 추가급이가 없는 이스라엘과 같은 TMR급여체계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의 목장 종합실태 조사에서도 자가배합은 30% 내외로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가배합 목장에서도 국내산 조사료를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돼 국내산 조사료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합소에서는 안정된 물량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으면 적용할 수 없고, 랩사일리지를 장기간 보관할 장소 혹은 자금 확보도 어렵다.

이미 수입 조사료가 많은 영역을 점유하고 있다. 이것은 국내산이 수입 조사료의 경쟁에 미치지 못한 결과이다. 조합은 국내산 조사료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20여년간 노력했지만 해마다 기상상황에 따라 공급량 부침이 심하고, 수확기에 강우가 발생하면 품질저하가 우려된다. 지금까지 정부가 국내산 조사료의 증산과 유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봄, 가을 논밭에 랩핑 조사료가 생산된 것을 볼 때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개별 농민 혹은 경영체에 장비 또는 재료 지원에서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수입조사료와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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