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큰 기회”…3년만에 독자제품 개발

기 대표, “최고제품 위해 혼까지 쏟아부어야”
 

“돈 벌 때 마다 기계설비에 계속 투자해 왔고 덕분에 경쟁력 을 갖추게 됐습니다.”

(주)조양은 주요 농기계업체들에 유압기어펌프를 납품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85%가 농기계쪽이다. 품질은 이미 일본제 품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경도 대표(사진)는 “최 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혼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돈을 버는 대로 기계설비에 투자했다는 것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는 의미로 들렸다. 기 대표 의 말처럼 공장 곳곳은 그때 그때 사서 채워넣은 기계설비들 로 빼곡했고, 좋은 제품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의 공장전 경은 “기계설비 투자에 집중했다”는 기 대표의 말을 그대로 보여줬다.

기 대표는 삼성출신이다. 삼성조선에서 10년 근무했고 삼성 중공업에서 7년 정도 근무한 뒤 삼성중공업에서 개발한 유압 펌프를 갖고 1997년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수량이 많지 않아 OEM 생산했으나 이후 독자개발에 착수했다. 설 립 3년만인 1999년 8월에는 JP20시리즈(알루미늄 소재로 한 기어펌프)를, 2000년 3월에는 JP10시리즈(알루미늄 소재로 한 기어펌프)를, 2010년 3월에는 JP30 대용량 기어펌프를 각 각 개발했다. “IMF 때 창업했고 IMF가 빚 이 있는 기업한테는 치명타였지 만 국산화 업체에겐 큰 기회였 습니다. IMF가 아니었으면 대기 업 납품 기회도 얻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IMF를 발판삼아 승승장구한 듯 보였으나 여느 중소기업 처럼 어려움은 있었다. 일단 가격이다. “20년 전에 비해 물가도 크게 올랐는데 제품 가격은 오 히려 20% 가량 떨어졌습니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투자 등 많 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일본 농기계업체와도 제품납품을 위 한 여러 접촉이 있었지만 번번 히 수포로 돌아갔다. 그 때마다 좌절감을 느꼈겠지만 기 대표는 ‘인연’이란 말로 무마하며 애써 담담해 했다. 제품에 새겨진 (주) 조양이란 제조사명을 지키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다. 그는 이를 위해 여러 대기업 납품기회를 단호히 뿌리쳤다. 당시에는 고통이 컸고 “자업자득”이라며 후회하는 일이 많았다고 했지 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는 “아주 잘한 일”로 재평가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의 우수한 품질은 이런 식으로 그를  괴롭게도 했다.

완제품이 되기 전 유압펌프

JP10시리즈는 압력평형 공법으로 설계됐고 고강도 알루미 늄 압풀소재로 한 펌프 하우징과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주조 의 전·후방 커버로 구성돼 있다. △정격 사용압력 210bar △다연펌프 구성 가능△고효율 기어 프로파 일 구현 △경량화 △긴 수명 등의 특징 있 다. JP20시리즈는 서로 다른 오일탱크로부 터 각각 분리펌핑할 수 있는 구조의 독립형 더블펌프로 230kg/cm²이상의 고압력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FCD 주물 소재의 전방 커버가 옵션으로 준비돼 있다. JP30시리즈 는 △정격사용 압력 250bar △ 12개 잇수 를 가진 저소음 및 저맥동 기어 디자인 △단 일·연·연 펌프로 구성 및 다른 시리즈와 결 합 등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대용량고·압력 사용환경에 적합하다.

(주)조양은 이외에도 JP01시리즈와 특수기어펌프를 양산하고 있다. 기 대표는 농기계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어떤 산업분야든 흥망성쇠가 다 있습니 다. 대부분 급격히 발전하다가 크게 쇠퇴하 고 그런 과정에서 투자에 나섰던 많은 중소 업체들이 도산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농기계시장은 큰 발전은 없지만 꾸준히 성장합니다. 따라서 제일 오래가고 비전있는 게 이 시장입니다.” 유압펌프 한 제품만을 20년간 해왔지만 여전히 개발할 여 지가 많고 남북한 관계, 중국시장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도 해 야 할 일이 많다는 게 기 대표의 설명이다. 기 대표는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펌프 하나만큼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보자.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된 제품을 만 들자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선태규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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