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11차 한일 공동 농기계 연구세미나

농업과학원, 11차 한일 공동개최 연구교류 세미나 개최…韓日 관계자 80명 참석
연구 범위 스마트팜, 에너지까지 확대…실무전문가 주기적 교류키로

지난달 26일 제11차 한·일 공동 농기계연구세미나가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에서 개최됐다. 국립농업과학원과 일본 농업기술혁신공학연구센터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올해가 10년이 되는 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일본 농업기술혁신공학연구센터와 농업기계 사고방지 및 안전에 관한 교류를 해온 시간이 어느덧 그렇게 흘렀고 그동안 10회에 걸쳐 연구교류 세미나가 열렸다. 양기관은 2013년부터 농기계 형식검사와 안전검정시험을 양국에서 상호 실시하고 수출을 지원하는 등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왔다.

올해는 다시 10년을 시작하는 해다. 양기관은 올해부터 연구교류 분야를 농업기계·농업공학 분야까지 확대한다. 양 기관은 지난달 14일 이같은 내용의 연구협정서에 서명함으로써 향후 방향을 설정했다. 그 첫 출발선이 되는 한·일 공동세미나가 지난달 26일 대학·산업체·농촌진흥청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 성과로는 △GAP 추진을 위한 농작업 위험평가 연구에 대한 최신연구동향 수집 △차량계 농작업 로봇의 기술적 진보상황에 대한 이해 폭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협의회에서는 연구범위 확대방안, 차년도 세미나 일정, 연구원 주기적 교류방안 등이 논의됐다.

농업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는 협력연구 범위를 스마트팜, 에너지 등 분야까지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일본 농업기계 연구 관계자들과 정보 교환 및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주요 발표자의 연구내용을 요약·소개한다.

◇김유용 연구관(농기계 안전표지 및 조작표시 국가표준 규격): 농기계가 대형화, 고성능화로 진화하면서 장치가 매우 복잡해졌고 안전이용 정보를 제공하는 안전표지 및 조작표시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농업현장에 필요하나 국제표준에 없는 일부 안전표지 및 조작표시를 국가표준으로 제정했으나 현장에선 활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표준화된 그래픽 심벌도 제조업체별로 다르게 디자인해 사용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안전표지 표준규격인 ‘KS B 7947’ 29개와 조작표시의 표준규격인 ‘KS B 7946’ 51개에 대한 그래픽 심볼 표준화가 필요하다. 농기계 제조업체에서 디자인 비용없이 표준규격에 맞는 안전표지 및 조작표시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그래픽 심볼을 일러스트로 제작해 배포할 필요도 있다.

◇홍영기 연구관(한국의 스마트팜 ICT기기 표준화): ICT기기들의 농업생산 적용이 확산돼 가고 있지만 영농현장에서는 운용과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치회사에 따라 센서, 제어기, 통신장치 등의 규격이 각각 다르고, 호환성이 결여돼 설비의 정비와 유지보수가 곤란한 것이다.
부품호환성을 결정하는 센서 및 제어기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아날로그 신호규격에 대한 표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농민에게는 농업용 ICT기기의 사용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부품의 수리·교환 및 시스템 유지보수의 신속·용이,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기종간에도 부품호환, 정보교환, 정보공유가 가능해야 한다. 기업의 경우 표준규격 기반의 기술개발과 생산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생산비절감 및 기술발전 촉진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균일한 품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기술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한편 핵심기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측면에서 보면 한국형 스마트 온실의 글로벌 시장 진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강연구 연구관(산업폐열의 농업적 활용): 우리나라 농림어업의 에너지 소비 비율은 전체의 1.7% 수준이며, 석유류 52%, 전력 40.6%, 연탄 7.4%, 가스류 0.1%의 소비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 소각열, 제조업 폐열 등을 농업에 활용해 연간 1억9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난방에너지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온배수를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사용하지 않고 온실내 파이프라인을 통해 방열하는 방식으로 온실을 가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배수가 바닷물인 것과는 달리 프랑스의 온배수 원인은 강물이며 원전의 온배수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발전폐열(온배수열)의 농업적 활용은 서귀포소재 행복나눔영농조합이 최초이며 온배수열의 농업적 활용의 모범이 되고 있다. 이 사례를 기초로 2015년 온배수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됐으며 농식품부에서는 폐열재이용시설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는 폐열의 농업적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성이 강한 66개소를 포함한 폐열분포지도 및 페열활용 모델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Sugahara Koji(고도작업지원시스템 유니트 선임연구원, GAP 추진을 위한 농작업 리스크 어세스먼트 연구): 노동안전, 식품안전, 환경보전, 품질관리 등의 목적을 위해 농림수산성이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 농업생산공정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영농현장에서는 체크리스트(관리항목)나 작업메뉴얼 확인준수의 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GAP라고 생각하는 등 개념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GAP 본질은 농업에서 다면적인 리스크를 관리해 사고나 위법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농작업 리스크 평가표와 개선책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해 농업현장 리스크 평가시스템 및 운용절차를 개발하고 있다. 운용절차는 △상정해저드에 대해 현재의 리스크를 견적내 우선도를 바탕으로 개선해야 할 해저드 결정 △개선책 데이터베이스 참조해 리스크 저감효과 및 실시비용 추정 뒤 개선책 검토·채택 △채택한 개선책 현장적용 △개선후의 리스크 견적내 실제 리스크 저감효과 검증 △위 절차 반복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Kikuchi Yutaka(안전인간공학 유니트장, 차량계 농작업 로봇 안전성에 관한 연구): 농업인구 감소, 경작포기지 증가, 경영규모 확대 등의 현상과 맞물려 로봇기술(기계의 전자화, CAN 통신을 통한 IT화 등)의 진전으로 농작업의 로봇화가 이뤄졌으나 안전성, 신뢰성, 유지보수 서비스 등이 실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로 이탈, 폭주 등 로봇작업의 위험성에 대한 특성요인도(Fishbone diagram)를 이용해 원인을 분석한 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 안전대책을 마련해 제시하고 있다.

◇Muneki Tomita(노동환경기술평가 유니트장, 축산에 있어서 로봇기술의 경영상 효과평가):
우유 1kg당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낙농가가 줄고 있고 급격한 대규모화 및 고비유화가 발생됨에 따라 노동력 부족, 장시간 노동의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다. 규모확대는 더 이상 곤란하며 로봇해결 필요성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축산분야 로봇화는 개발단계를 지나 보급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착유로봇(박스형, 회전형), 사료배급로봇, 우사청소로봇 등이 있다. 로봇기술 도입 목적은 유럽의 경우 생산량은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사람 수를 줄이기 위한 것이나 일본은 사람 수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대규모화하는 것으로 차이가 있다. 경영효과 측면에서 보면 네덜란드는 동일한 규모에서 우유생산에 의한 수익차이가 미미하지만 시간당 수익성에 유의하게 개선하고 있다. 일본은 대규모화를 통한 로봇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영효과를 분석한다. 경영효과 고도화 대책으로는 규모확대, 착유 가능한 마릿수 확대, 개체정보관리 고도화, 기존 우사와 병용 등이 있다.

◇Yoshikiko Usui(자원에너지공학 유니트 주임연구원, 소형 수력발전 활용시스템 연구): 저탄소화 사회 실현을 위해 자연에너지 이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정책을 화석연료에서 비화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본은 국토면적 70%가 산간지역이며 농업용수 지선은 약 40만km로 소수력발전에 유리하다. 하지만 급경사를 완만하게 하거나 농업용수로의 쓰레기로 인해 소형 수력발전 효율이 저하되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전력활용 방법으로는 전동농기계 배터리 충전 이용(니켈 수소 3.8Ah, 리튬 이온 2.2Ah), 짐승피해 방제기, 유선식 전동 예초기 이용(유선을 통한 무게 경량화로 장시간 작업 가능) 등이 검토되고 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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