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형 10~15% 매출감소, 중소업체 25~30% 매출급감
후방산업 부실화 우려···공급촉진 위한 단기 부양책 필요

농기계시장이 올해 들어 급속히 줄어들었다. 정부융자지원 농기계 판매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23% 넘게 줄어들었다. 기종별로는 반토막이 난 농기계들도 부지기수다. 농업의 후방산업인 농기계산업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단기부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 정부융자지원 기준 판매실적

올해 상반기 농협 농기계은행사업용을 제외한 정부융자지원 농기계 판매실적은 394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판매실적인 5129억원에 비해 23.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기종인 트랙터가 2096억9144만원(4546대)로 지난해 2797억832만원(5655대)에 비해 수량으로는 19.6%, 금액으로는 25% 줄어들었다. 승용이앙기의 경우에는 661억8854만원(2820대)로 지난해 827억6463만원(3331대)에 비해 수량으로는 15.3%가 줄었고, 금액으로는 20%가 줄어들었다. 콤바인의 경우에는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아 매출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170억6846만원(253대)으로 지난해 250억9254만원(315대)에 비해 수량으로는 19.7%, 금액으로는 32%나 줄었다.

스피드스프레이어(SS기)는 313억4959만원(1198대)으로 지난해 422억9150만원(1444대)에 비해 수량으로는 17%, 금액으로는 25.9%가 줄어들었으며, 농용고소작업차의 경우에는 77억5272만원(446대)으로 지난해 86억6058만원(452)에 비해 각각 1.3%, 10.5% 줄어들었다.

농용굴삭기는 16억4253억원(57대)으로 지난해 18억8483만원(67대)에 비해 수량으로는 14.9%, 금액으로는 12.9% 줄어들었으며, 농용로우더는 17억1985만원(43대)으로 지난해 24억3501만원(67)에 비해 각각 35.8%, 29.4% 줄어들었다.

반면 고품질 농산물 유통이 늘어나면서 농산물저온저장고는 30억5682억원(463대)으로 지난해 27억8811만원(425대)에 비해 수량으로는 8.9%, 금액으로는 9.6% 늘어났다.

◇ 종합형업체 감소폭 희비 엇갈려

종합형업체의 주요기종 상반기 출고실적은 업체별로 편차가 상당히 있지만 전체적으로 10~15% 정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동양물산과 LS엠트론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이 다소 늘어났고, 국제종합기계와 대동공업이 소폭 감소, 구보다와 얀마의 감소폭이 컸다.

농협 농기계은행사업용을 포함한 트랙터의 올해 상반기 출고물량은 약 8300대 내외로 지난해 같은 기간 출고물량인 8853대에 비해 6.3% 줄어들었고, 매출실적으로는 약 3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01억원에 비해 1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물산의 대형트랙터와 밭전용트랙터의 선전, 농협입찰 포기에 따른 대리점 영업이 활기를 띠며 전체적으로 10% 이상 매출이 늘어났으며, LS엠트론도 물량면에서 소폭 상승했다. 대동공업의 경우에는 농협 농기계은행사업물량의 영향으로 대리점 판매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얀마의 경우에는 75마력급 이상의 대형마력 트랙터 라인업이 늦어짐에 따라 매출감소 폭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승용이앙기의 상반기 출고물량은 약 537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198대에 비해 13.4%, 매출실적으로는 약 13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15억원에 비해 8.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콤바인의 상반기 출고물량은 약 380대로 지난해 702대에 비해 46% 감소했으며, 매출실적으로는 약 310억원으로 지난해 502억원에 비해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조식 라인업이 어려운 구보다의 감소폭이 컸으며, 대동공업의 경우에는 티어4 모델출시에 따른 가격인상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 매출감소의 원인

전반적으로 지난해 쌀값하락에 따른 재배농가의 구매력이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여름까지 이어진 가뭄으로 인해 모내기를 포기한 농가들까지 속출하면서 신품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것이 영향이 컸다. 이를 반영하듯 가뭄이 심했던 충남지역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매출이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경기 서부지역의 경우에는 15% 감소, 강원, 충북, 경북지역의 경우에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했다.

다만 전남지역의 경우에는 밭농업용 농기계 보조사업이 활기를 띠며 사업지역별로 매출신장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융자지원을 받아야 하는 고가의 농기계와 달리 일반기종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구매심리 위축에 따른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기종별로 25~30%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 정부차원의 단기 부양책 필요

상반기 매출부진과 비교해 하반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이미 보조사업을 포함한 대부분의 올해 구매사업이 마무리 단계이고, 밭작물 농기계와 축산기계의 수요도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종합형업체의 경우에는 수확철의 콤바인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쌀값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벼 재배면적 및 올해 쌀값 전망을 비교해 봤을 때 구매수요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하반기 농기계시장의 매출하락 폭은 30%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의 후방산업인 농기계산업의 안정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한시적으로 단기적인 부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학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열악한 대부분의 농기계생산업체는 시장위축에 따른 매출급감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면 후방산업의 부실화로 이어져 결국 우리 농업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시적으로라도 농기계공급을 촉진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사업을 마련하는 단기 부양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년에 비해 농민의 발길이 대폭 줄어든 농기계대리점(자료사진으로  본문 기사내용과 관련없습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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