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임대사업, 장기임대로 전환해야”

신승엽 농진청 과장, 국회 정책토론회서 주장

단기임대, 과도한 재정투입의 악순환 이어져

지자체 시군별로 시행되고 있는 농기계임대사업의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의 단기임대에서 장기임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3일 국회 박완주 의원이 주최한 ‘농업인 농기계이용, 무엇이 문제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신승엽 농촌진흥청 재해예방공학과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현행 농기계임대사업은 단기임대방식으로 유지관리비용이 많이 들고 막대한 재정투입의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임차인이 농기계 이용관리와 함께 주변 농가작업을 수행해 이용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장기임대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가의 단기임대는 다수의 농업인에게 임대혜택을 부여하고, 농기계 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운영면에 있어서 유지관리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농기계사용에 따른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사업유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농기계임대사업을 통한 농기계 이용비율은 2011년 13.5%에서 2014년 30.7%로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농기계 1일 임대료는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있어 농기계 유지관리와 시설비용, 인력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기계보관창고와 관리장비 및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장기임대를 통해 농기계사용에 따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 주위 농작업대행을 통해 이용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전국 134개 시군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4개 시군에서 단기임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단기와 장기임대를 병행하는 시군은 8개소, 장기임대만를 운영하고 있는 시군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대기종 및 임대관리 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농기계 1대당 연간 이용일수는 10일에 불과하고, 1일 임대료는 초기 구입가의 0,39%에 불과해 임대사업 지속유지를 위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단기임대를 장기임대로 전환할 경우에는 임대사업소 개소당 1억3000만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단기임대의 문제점과 함께 장기임대의 문제점도 제시됐다. 장기임대에 따른 농업인의 임차비용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특정 농업인의 농기계 사유화에 따른 이용율저하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최호종 농식품부 농기자재정책과장은 “농기계임대사업의 문제점을 좀 더 면밀히 조사해 단기임대와 장기임대의 장점을 병행추진할 수 있도록 ‘농기계임대사업 시행지침’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농기계임대사업과 유사한 렌탈제도(단기임대)와 함께 리스제도(장기임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스제도의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농업인 4~6명이 공동으로 리스하는 ‘쉐어링리스’ 제도도입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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