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안전보험, 의무가입 추진해야”

가입율 16% 불과, 국가지원 확대필요

고령인구 비율이 40%에 이르는 농촌현실을 감안할 때 농업인에 대한 국가차원의 사회보험가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농촌진흥청이 유관기관과 공동주관으로 개최한 ‘농업인 안전보건협력과 미래전략 국제심포지엄’에서 이경숙 농촌진흥청 농업인안전보건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하고, 부처간 산재되어 있는 농업인 안전재해업무를 통합 구축할 수 있는 T/F팀 구성을 요구했다.

이 팀장은 “농업인의 산재보험율은 3%에 불과해 예기치 못한 재해발생시 농가경제는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고 지적하고, “농촌특성을 감안해 현재 임의가입 형태인 농업인안전보험을 사회보험화하고 산재예방관리를 위한 국가차원의 종합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농촌의 고령농업인 비율은 38.4%로 계속 높아지고 있고, 2인 미만인 농가가구수는 7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농작업 사고율은 4.5~5%, 농기계 사고율은 7~8%에 달하는데 사회보험 성격인 산재보험 가입률은 3%에 불과하고, 민간보험 성격인 농업인안전보험 가입률은 16.6%에 불과해 농업인 안전보건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인안전보험 가입을 위한 보험료의 50%를 정부에서 지원해주고 있지만 임의가입 형태이기 때문에 가입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농업인안전보험을 사회보험화 해 농업인안전보험료의 국가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업인 농작업사고 등의 재해보상 보다는 사전적으로 농업인 산업재해 예방관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춰 국가차원의 정책과제를 재구성하고 확대해 농업인안전보험 및 안전재해 예방지원을 위한 국가종합계획 수립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정보통신부, 농식품부, 농진청 등 부처간 산재되어 있는 농업인안전보건 문제를 통합하고 사전예방 성격의 사후보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안전재해 협력 T/F팀을 구성해 종합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각국 농업인안전보건 정책을 살펴보면 대부분 재해율이 높은 농업인안전사고의 경우에는 국가재정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상보다는 재해예방에 초점을 맞춰 정책입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농업인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법과 제도가 미비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국회 김현권‧황주홍‧윤소하 의원이 후원한 이날 국제심포지엄에는 △미국의 농업안전보건 관리현황(리스토 라우티아넨, 美네브라스카 대학), △일본과 유럽간 차이에 따른 농작업안전대책의 정책과제(오우라 에이치, 日本농촌의학연구소), △스웨덴의 농업안전보건 서비스사례(피터 룬드퀴비스트, 스웨덴 농업과학대학), △독일의 농작업 안전관리 전문인력양성 및 활동현황(에리히 코흐, 독일 농민사회보험조합), △오스트리아 농작업안전관리체제 및 운영(안드레아스 스트렘플, 오스트리아 농민사회보험공단)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 양해일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전 정책부회장은 “현행 임의보험인 농업인안전보험은 가입률과 보상율이 낮아 재해 농업인의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농업인안전보험의 사회보험화를 위한 농정정책사업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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