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국회 정책토론회 : 농업인 농기계이용 무엇이 문제인가

2003년 처음 도입된 농기계임대사업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단기임대에 치중하고 있다. 단기임대는 낮은 임대수입과 기계화촉진 한계, 운영인력 업무가중 등 효율측면서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사업효율화와 기계화 촉진을 위해 장기임대에 집중하는 한편, 장‧단기임대와 농작업대행을 병행 추진할 수 있도록 ‘농기계임대사업 시행지침’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농업 농기계이용 무엇이 문제인가?’토론회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농기계임대사업, 장기임대 전환해야”

단기임대 지속확대로 인력·시설 등 한계 직면
정부, 장·단기임대 및 농작업대행 병행추진 검토

농기계임대사업 효율화를 위해 장기임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지자체가 치중하고 있는 단기임대는 인력과 시설, 장비소요가 많아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박완주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서 발제자로 나선 신승엽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재해예방공학과장은 “자가작업 중심의 단기임대는 기계화촉진을 저해하고, 사업예산이 과다 투입되는 등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임차인이 농기계 이용관리와 함께 주변 농가작업을 수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장기임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임대가 확대되면 임차인이 직접 농기계 유지관리를 진행해 기존 단기임대 시 투입되는 인력과 시설장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어 농기계임대사업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과장은 “농가의 단기임대 농업기계 이용비율은 2011년 13.5%에서 2014년 30.7%로 증가하고 있지만, 농기계 1일 임대료 수준은 초기 구입가 대비 평균 0.39%(지자체 기준)로 임대수입이 저조한 실정”이라며 “지속적 사업추진을 위해 싼값에 농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공동이용을 통해 저비용으로 농작업 기계화를 촉진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진청이 2016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장기임대는 단기임대보다 운영비가 개소당 연간 약 1억3000만원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임대사업 운영실태 조사결과 농업인의 21.9%가 임대료가 고가라고 불만사항을 토로하고 있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 수치는 농기계 부족(35.7%)이란 불만사항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한다.

신 과장은 “단기임대는 소규모로 분산된 작물재배농가에 적합한 반면, 장기임대는 일정규모의 집단화된 지역에 적합하다”며 “임대유형별 사업계획서 검토 및 사업예산 분리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기임대는 다수의 농업인에게 임대혜택을 부여하고, 농업기계 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농기계 유지관리에 대한 시설 및 인력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고장이 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장기임대는 농업기계 보관창고와 관리장비 및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을 가진 반면, 농업기계 장기임차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사유화로 이용률 저하가 우려되기도 한다. 이에 정부는 단기임대와 장기임대 및 농작업 대행을 병행 추진할 수 있도록 ‘농기계임대사업 시행지침’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임대사업 운영인력의 전문성 미흡과 인원부족, 업무과중 등의 문제는 보유대수와 사업장 수에 따른 적정인원의 충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분소설치 시 지역농협에 위탁해 기존 인력활용 및 직렬을 지도직으로 통일해 전문성 확보와 승진기회를 부여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날 박완주 의원은 “정부는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통해 농기계구입 부담을 경감하고, 이용률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임대사업소에 사용 연한이 지난 불용 농기계가 해마다 증가해 임대사업의 효율성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며 “농업인들은 이용농기계의 범위제한과 짧은 임대기간, 농한기 동일기종에 대한 수요 폭등 등의 불편을 제기하고, 농업기술센터는 임차 농업들의 농기계 관리 소홀로 인한 잦은 고장 및 비용문제, 전문 인력 부족과 처우문제, 다양한 요구에 대한 농업인과의 소통문제 등 관리 및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어 개선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토론회 개최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23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농업인 농기계이용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2021년 임대사업소 560개소 추진”

최호종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장

- 최호종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장 -

2003년 처음 도입된 농기계임대사업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단기임대에 치중하고 있다. 단기임대는 낮은 임대수입과 기계화촉진 한계, 운영인력 업무가중 등 효율측면서 여러 문제를 낳았다. 이에 정부는 사업효율화와 기계화 촉진을 위해 장기임대를 확대하는 한편, 장·단기임대와 농작업대행을 병행 할 수 있도록 ‘농기계임대사업 시행지침’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농업 농기계이용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임대농기계 내구연수 재조정해야”

강성수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강성수 천안시농업기술센터 소장 -

지난해 농업기계임대사업 운영가이드 개정으로 임대농업기계 내구연수를 2~3년 하향 재조정했다. 그러나 농기계 중 임대 빈도가 높은 보행관리기는 4년 사용할 경우 수명을 다해 임대할 수 없지만, 내구연수를 채우지 못해 창고에 방치되는 실정이다. 또 현재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처리단가 500만원, 총액 1000만원 이하의 불용농기계는 지역거주 농업인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다. 그러나 불용매각은 전자공매방식으로 일괄매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총액 1000만원으로는 지역농업인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하기에 어렵다. 법령정비를 통한 총액금액의 상향조정으로 농기계임대사업을 통해 파생되는 2차 혜택도 지역농업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정부차원 로드맵 필요”

이중용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 이중용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

농기계임대사업은 불특정 농업인을 대상으로 공공서비스의 형태를 가진다. 이용자 만족도와 사업확대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이를 지원하는 정부가 자금투자 효율성, 사업운영 지속성, 운영의 투명성이 문제가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원확대밖에 없다. 먼저 정부는 농기계임대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을 기준으로 사업소 확대나 노후 농기계 교체지원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로드맵이 분명해야 농기계제조업체나 농업인이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임대사업 지속운영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고, 이를 어기는 지자체에는 불이익을 줘야 할 것이다. 농업구조 개편 측면에서 중소농가가 영농을 유지하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이다. 모든 농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정책목표의 대상이 되는 영세농가로 자격을 조정하고, 그 이상의 농가에는 농기계를 사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농협의 단기임대 수탁운영이 제시되고 있지만, 농협의 인건비 수준과 근무시간 등을 고려할 때에 적합한지 판단해야 한다.

“임대 빈도 높은 농기계 추가확보 절실”

김근배 농촌지도자천안시연합회 회장

 - 김근배 농촌지도자천안시연합회 회장 -

천안시는 400여대의 임대농기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농번기 기간 관리기 등 일부 농기계 임대수요가 많아 대기시간이 길다. 농업인 입장에선 진행할 농작업이 지연돼 불편함을 토로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임대 빈도가 높은 주요 농기계를 확보했으면 한다. 또 지자체별 상이한 농기계 임대료는 조정해야 한다. 천안시의 임대료는 농기계임대사용료 가이드라인 및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절반수준이다. 지자체 농기계 임대료의 상이함은 농업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이에 전국의 농기계 임대료를 일정하게 정비하거나 제도적 정비가 어렵다면, 지자체별 농기계임대료 편차를 최소화했으면 한다. 농업기술센터는 예산 및 인력부족 등 행정적인 문제로 대형농기계 임대사업이 어렵다면 농협이 나서 대형농기계를 확보를 했으면 한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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