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설립…국내최초 로더 검정 및 생산

올해 30년간 기술력 녹인 결속볏짚절단기 출시

대양이앤브이 조성구 대표

“30년간 농축산기계를 개발·생산하며 많은 것을 경험했습니다. 때론 힘이 부쳐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던 것은 농축산기계 산업에 대한 사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조성구 대표는 연로하신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고자 1987년 대양이앤브이를 설립했다. 기계를 전공했기에 농축산기계에 이질감이 없었으며 아버지를 돕고, 더 나아가 열악한 국내 농업환경의 기계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조 대표의 가슴 속에 꿈틀댔다.

조 대표는 대양이앤브이 설립과 함께 농업용 로더(모델명 미니로더)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로더는 국내 농업기계 기종조차 없던 시절이다. 기종조차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검정규정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검정규정을 참조해가며 국립농업자재검사소에 해당자료를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서 처음으로 로더 검정규정이 제정됐다. 검정규정이 제정됐지만 갈 길은 멀었다. 농업용 로더를 검사할 설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건설기계 시험소를 찾아 검정을 의뢰했다. 당시 부피가 큰 건설기계만 검정하던 건설기계 시험소였지만, 조 대표의 노력에 검정에 응했다. 이 같은 검정을 바탕으로 조 대표는 국립농업자재검사소를 다시 찾아 나머지 검정을 받고 형식승인을 최종 받게 됐다. 국내 처음으로 로더 검정을 받은 것이다.

로더 검정규정이 제정되자 많은 업체가 돈을 좇아 장비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설계·개발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졌지만, 해당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며 과열됐다. 그러나 조 대표는 과열된 시장보다 2007년 정부의 농기계 시장개방이 더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자본력을 앞세운 건설기계기업과 해외기업이 농업용 시장진입과 동시에 융자혜택을 받아 중소 로더업체와 경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중소 로더 생산업체는 빠르게 사라졌다. 그러나 조 대표는 국내 축산농가에 많은 로더를 공급 했기에 단편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업전개를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돈이 되건, 되지 않건 힘닿는 데까지 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치열한 농축산기계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3년간 고민 끝에 결속 볏짚절단기(CAMCAT-9)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로더를 생산·공급하며 축산농가가 소 급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제품설계와 생산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볏짚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이야기다. 그만큼 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결속볏 짚절단기를 완성시켰다. 그 결과 올해 초 개발을 끝내고 안전인증과 농기계 가격집에 등록해 출시대기 중이다.

주요특징은 무겁고 거친 볏짚을 회전시키며 두드리는 방식으로 볏짚줄기에 묻은 흙 등의 이물질 제거는 물론, 부드럽게 파쇄해 소화력을 증진한다. 이 같은 방식은 소화력을 저해하는 리그린 함량을 줄일 수 있다고 조 대표는 말한다.

또 입자크기와 절입량을 자유롭게 조절가능하며, TMR배합기 사용 시 배합시간 단축 및 배합효율을 높여 전기료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베일 결속방향과 직각으로 절단함으로 절단효율이 우수함은 물론, 이동이 자유로워 결속볏짚의 절단에서 급이까지 원스톱으로 작업할 수 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올해 많은 박람회에 참가에 축산농가에 적극적으로 장비를 홍보함은 물론,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며 “많은 축산농가가 작업효율을 배가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명품장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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