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국과의 기술제휴로 경운기·트랙터 국산화 집념
트랙터 본고장 美에 법인설립…지난해 2억4000만불 수출

지난달 24일 국내 농업기계화를 이끈 대동공업의 우암(愚岩) 김상수(金相秀) 회장이 타계했다. 척박했던 우리 농업의 기계화를 선도하고 대동공업을 국내 1위의 농기계기업으로 일구고, 농기계 선진국인 미국에 트랙터를 수출하며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 서왔던 김상수 회장이 이제는 깊은 영면에 들어갔다. 대동공업을 100년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혼신을 다해온 고인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김상수 회장은 대동공업 창업주인 고(故) 김삼만(金三萬) 선대 회장의 장남으로 193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52년 졸업)를 거쳐 일본 일본대 (1957년 졸업)와 동경공업대학(1958년 수료)에서 공업경영을 수학했다. 1959년에 대동공업에 입사해 제품개발 및 생산업무를 담당하며 독일에서 3년, 일본에서 1년간 기술연수를 받고 1975년 대동공업 대표이사 사장, 1984년 대동공업 회장에 취임했다.

김상수 회장은 1975년 대동공업 사장 취임 후 당시 2000억원대에 불과한 매출을 현재는 5800억원까지 성장시켰다. 또한 선도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1975년 1억원에 불과했던 해외매출을 공격적인 시장개척으로 60개국에서 진출, 해외매출을 2억4000만달러까지 확대시켰다. 이처럼 김상수 회장은 대동공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다가 2011년에 차남인 김준식(金俊植) 대동공업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지만 올해 창립 70년으로 국내 최장수 농기계기업으로 평가받는 대동공업을 100년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최근까지 경영에 참여해왔다. 또한 1975년부터 1977년까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역임했고 1982년 석탄산업훈장, 2010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상수 회장은 대동공업 초기인 1959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선대 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하며, 1961년 일본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을 이끌어 낸 끝에 1963년 첫 경운기 생산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농기계산업의 신화를 써내려 왔다. 당시 국산화비율이 30%에 불과했던 경운기를 1980년에는 100%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농기계 대형화 추세를 미리 예측해 1969년 미국 포드와의 가술제휴를 성사시켜 그해 11월부터 국산화비율이 20%에 불과한 47마력의 트랙터를 생산한 이후 꾸준히 국산화에 박차를 가해 1983년에는 100% 국산화를 이뤄냈다. 유난히 국산화에 깊은 노력을 기울였던 김상수 회장은 선진기술 습득을 위해 1964년부터 해외연수 파견팀을 꾸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얀마발동기, 신일본단조 등의 실습과 견학을 통해 핵심기술의 국산화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연간 트랙터 2만5000대, 이앙기 5000대, 콤바인 5000대를 생산하는 역량을 구축하게 됐다.

국내를 석권한 김상수 회장이 다음으로 공을 들인 분야가 해외시장 진출이었다. 1984년 대구공장을 준공한 후 1985년에는 국산 트랙터를 국내 최초로 미국시장에 수출했으며 수출국가를 60개국으로 꾸준히 늘려나갔다. 이에 더해 1993년 대동USA 설립 이후 미국에 대한 트랙터 수출량을 늘려 1993년 수출 1000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지난해 미국법인 매출은 2억4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농기계가 전무하던 시절, 김상수 회장은 대동공업을 우리 농업기계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견인해 온 주인공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모든 영광을 뒤로 하고 깊은 영면에 들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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