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과 한국농업기계학회는 지난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농기계품질 및 기술고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국내 농기계 산학연 관계자와 외국 기자단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선도업체 대비 고장률 2~3배…핵심원천기술 확보시급
선행기술·부품연구 등 종합운영 지휘할 R&D연구소필요

■정책토론회 개요

한국 농기계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세계 농기계시장은 2013년 1490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2080억달러로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는데 국내 농기계시장은 장기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외국산 농기계에게 이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더 우려되는 일은 꾸준히 늘어나던 농기계수출마저 2015년 약 8억9000만달러를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약 8억3000만달러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우리 농기계산업의 경쟁력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 개발과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국회 차원에서 우리 산업의 회생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과 (사)한국농업기계학회 공동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의 주요쟁점 사항들을 살펴본다.

▲ 행사명: 농기계품질 및 기술고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부제) 핵심원천기술 개발 위한 종합계획 마련해야
▲ 주 최 : 국회의원 박완주,  (사)한국농업기계학회
▲ 주 관 : (사)한국농업기계학회, 농축산기계신문
▲ 후 원 :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 일 시 :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 장 소 :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9홀 301호

■정책토론회 참석자

▲최창현 (사)한국농업기계학회 학회장 (좌장)
▲정선옥 충남대학교 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
  -제1주제 : 농업기계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원천기술 개발지원방안 제언
▲김홍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
  -제2주제 : 핵심원천기술 고도화 방안
▲김이경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 사무관
▲최호종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장
▲정종훈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
▲최영수 전남대학교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
▲김상철 농촌진흥청 스마트팜개발과장
▲김경수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정책지원팀장
▲임명제 대동공업(주) 기술연구소장
▲김양수 동양물산기업(주) 부사장
▲우경녕 LS엠트론(주) 전무이사
▲임병희 (사)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

산업부, 2020년까지 지능·맞춤형 R&D 집중지원
농식품부, 부품평가제도입·구입지원은 정액제로

산업계, 정책일관성·수출육성·R&D지원확대필요
농민단체, 부품공용화로 국산 활용도 높여야

“국내 농기계산업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내수시장은 침체이며, 이마저도 외국산 농기계에 잠식되고 있다. 해외 선도업체와의 기술격차는 여전히 크다. 산학관연이 공동으로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해 대응해야 한다.”

국산 농기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원천기술 공동개발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부품 신뢰성확보와 R&D에 집중할 수 있는 농업기계연구소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과 (사)한국농업기계학회는 지난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농기계 품질 및 기술고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산학관연 전문가는 국산 농기계 품질경쟁력을 위해 핵심원천기술 개발과 지원체계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발제자로 나선 정선옥 충남대 교수는 “최근 3년간 국산 농기계 고장빈도는 해외 선도업체 대비 2~3배에 달한다”며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행기술, 부품연구, 신뢰성 평가를 종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농기계 R&D 연구원이 신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농기계 산업체나 농협 등 일정규모 이상의 농기계를 보유한 사업장에 대한 전문인력 채용을 의무화하고, 고등·대학생, 일반인 대상으로 교육 커리큘럼 개발 및 운영 등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홍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전무는 “핵심원천기술 고도화 방안을 위해 농기계와 유관업종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농기계기술은 선진기술 대비 82% 수준으로 품질고도화와 선진기술 확보를 위한 기반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차 제어기술과 건설기계의 유압, 동력전달기술, 생산기술연구원 및 기계연구원의 부품·제품 신뢰성 평가기술을 농기계에 접목해 기술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 김 전무의 주장이다. 특히 김 전무는 “업체 간 공동연구를 통해 중복투자를 지양하고, 공동사용 가능한 핵심기술개발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산학관연 전문가가 국산 농기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원천기술 공동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종훈 서울대 교수: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이 중요하다. 창의성을 가진 전문인력은 우리 농기계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개발함은 물론, 하드웨어에서 탈피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토론 교과과정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또 우수성능의 농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농기계업체 간의 공동개발 및 부품표준화가 필요하다. 특정업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이 공동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연구할 수 있는 농업기계연구소 설립이 절실하다. 특히 앞으로는 농산물 생산뿐만이 아닌 가공, 저장, 설비, 자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도 개발해 균형 있는 농기계 산업발전을 꾀해야 할 것이다.

△최영수 전남대 교수: 현재 우리 농기계산업의 근간이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트랙터이다. 물론 트랙터가 수출경쟁력과 규모가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키워드로는 스마트, 자동화, 무인화 등이 대두하고 있다. 이 기술은 비단 트랙터뿐만 아니라 축산, 수산업 등 거의 모든 농생명 분야에 핵심요소라 생각한다. 이러한 원천기술은 비록 시장규모가 작다 하더라도 경쟁력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투자했으면 한다. 우리는 이미 농업기계 발전과제나 방안 등에 공감하고 있다. 이 방안을 어떻게 현실화 구체화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결국 농기계 분야의 사람이 힘을 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했으면 한다. 

△김이경 산업부 사무관: 농기계 산업발전을 위해 지능·맞춤형 제품 R&D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농기계 산업·시장변화에 대응한 지능형·자율작업 농기계 및 대형화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함은 물론, 현지사정에 맞는 수요지 맞춤형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공통 텔레매틱스 플랫폼을 개발에 40억원을 투입해 IoT(사물인터넷)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국내 중소·중견기업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새만금 내에 대규모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실증단지 구축이 완료되면 업체에 필요한 R&D 방향설정부터 실증까지 산학연이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전북 김제에 국내 농기계 부품업계가 설계·해석부터 시제품제작, 성능·신뢰성 평가까지 전주기(全週期) R&D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고도화 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최호종 농식품부 팀장: 농기계 품질강화를 위해 주요 농기계 부품의 신뢰성 평가제 및 농기계 안전기준 등급제도를 마련할 방침이다. 먼저 2019년에는 농기계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부품의 신뢰성 평가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평가결과에 따라 농기계 품질등급이 부여되는 방식이다. 또 내년부터는 기종별 안전기준을 수치화해 평과결과에 따라 안전기준을 등급화 할 예정이다.
농기계 구입지원 방식도 개선된다. 합리적인 구입지원을 위해 내년 상반기 지원규격은 기종별 구조와 기능, 성능을 고려해 조정하고, 지원방식을 정율제에서 정액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앞으로 농기계 운전자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농기계 보유 농업인과 농기계 임대사업소 및 농기계은행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농기계 이용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김상철 농업공학부 과장: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합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CPS(Cyber Physical System)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돼 지금까지와 다른 생산방식 및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농기계산업에선 이 같은 기술을 직접적으로 적용해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한 것을 거의 볼 수 없다. 아직 스마트팜과 시설원예, 축사 등에 IT기술을 접목해 원격 모니터링 및 제어하는 초보적인 단계다. 그러나 분명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농기계산업에 많은 기회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가진 강점인 ICT와 IT기술을 제대로 활용해도 농기계 부품 및 완성품, 나아가 서비스에도 혁신적인 기술도입이 가능하다. 부품품질과 안정성도 간과해선 안 되지만, 효율 및 내구성이 우수하도록 하는 설계기술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설계기술이 도입되면 성능 및 내구성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비용절감과 소비자 요구에 맞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김경수 농기계조합 팀장: 지난해 4대 종합형업체가 약 600억원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적은 투자비용은 아니지만, 해외 선도업체에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업체별로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또 저마다 마케팅 및 전략에 따라 생산, 상용, 응용기술에 개발역량을 쏟고 있다. 핵심원천기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핵심원천기술의 공동개발이 필요하다. 핵심원천기술 공동개발을 통해 수요기업이나 부품전문기업이 모두 융합돼야 한다. 핵심원천기술을 공동개발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 경쟁력 향상에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농촌진흥청 등 기관마다 연구개발 로드맵이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을 가진 조직이 없다. 누군가는 시행해야 한다. 해외 선도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선 효율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개발 효율을 향상하는 거시적인 관점의 로드맵이 필요하다.

△임명제 대동공업(주) 기술연구소장: 대형트랙터 및 대형엔진 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농기계 시장에서 트랙터의 대형화는 2010년 5%에서 2014년 이후 10%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170마력 이상 트랙터는 전량 수입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또 현재 100마력 이상 트랙터에 탑재되는 대형엔진은 아직 독자적으로 개발한 업체가 없다. 대형엔진을 개발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기 때문에 업체는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수입함에 따라 업체뿐만 아니라 농업인에게 부담을 가중한다. 대형트랙터와 대형엔진 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와 함께 국내 농기계시장이 벼농사에서 밭작물로 빠르게 이동함에 따라 다용도 밭작물기계를 개발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밭작물기계는 다품종이지만 생산수량이 적어 업체가 직접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정부가 추진하는 밭작물기계화 목표달성은 물론, 수출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김양수 동양물산기업(주) 부사장: 국내 농기계 산업발전을 위해 정부의 잦은 인사이동이 없었으면 한다.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선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또 산학연 공동개발에는 찬성하지만, 이미 개발한 기술도 활용했으면 한다. 이에 개발된 기술을 구입 또는 임대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인력양성도 농기계산업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해외인력을 유입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으면 한다.

△우경녕 LS엠트론(주) 전무이사: 전세계 농기계 시장규모는 약 200조원으로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농기계시장은 2조원 규모로 정체 상태다. 이런 환경에서 업체가 국내시장을 목표로 제품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업체는 수출을 고려한 제품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특히 국내업체가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서 성장한다면 그 성과는 고스란히 국내에 반영될 것이다. 정부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R&D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국내업체를 위해 농기계산업을 수출 중점사업으로 육성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원천기술과 부품경쟁력은 필수요소이다. 트랙터의 경우 소형에서 중형, 대형까지 모든 제품군에 경쟁력을 가진 업체는 없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키워야 한다. 또 산학관연이 모여 5~10년 내의 로드맵을 마련하고, 그에 상응하는 핵심요소기술을 개발해 업체가 로열티를 내고 사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임병희 사무총장: 최근 4년간 쌀 수급불균형으로 농가소득이 급락함에 따라 그 여파가 고스란히 국내 농기계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농기계는 한시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보다 능률 차원으로 선호도가 변화했다. 외국산 농기계가 국내 농기계보다 약 30% 비싸지만 판매가 더 잘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서 원천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업체 독자적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어렵다면 산학관연이 머리를 맞대 공동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 국내서는 같은 기종의 제품이라도 부품이 제각각이다. 이앙과 파종, 수확 시 모든 작업에 이용해야 하는 농기계가 고장 날 경우 농업인의 피해는 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품공용화로 가야 한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 제품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농업인이 연구소에 제안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창현 학회장(좌장): 세계 농기계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은 수입농기계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출규모가 줄고 있다. 그동안 산업체를 포함한 농기계 담당자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최근에는 우수성능의 다양한 농기계를 생산해 농업인에게 보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으로는 해외 선도업체를 앞지르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농기계를 생산·보급·관리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경쟁력을 가진 우수농기계 생산을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신기술 융합은 물론, 핵심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국산 농기계 경쟁력 확대를 위해 핵심원천기술 공동개발과 장기로드맵 완성 등 주요방안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보완해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산학관연이 노력했으면 한다. 

<정리, 사진=김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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