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건설기계 옥션기획 

일본이 한국산까지 매집해 공급하는 관행 끊어

농기계 옥션접목…정부지원·전담조직 선행돼야

△ 중고건설기계 옥션을 추진한 배경은

- 소형굴삭기 등 건설기계장비의 신차출고를 위해서는 매년 출고물량의 70%에 이르는 중고장비의 재고물량 처리가 선행돼야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게 된다. 그러나 기존 중고건설기계는 대리점을 통한 개별적 유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해외수출은 정상적인 루트가 없어 엄두도 내지 못했다.

몇몇 해외딜러가 국내에 와서 매집을 해서 해외에 2차 공급하는 방식에 의존하다 보니 제값을 받지 못했고 해외딜러의 횡포(?)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일찍부터 자체 옥션을 통해 동남아에 중고건설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히타치나 코마츠 등이 주도하고 있는 일본에는 해외딜러들이 모여들고 있어 중고장비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심지어 일본에는 생산되지 않고 한국에서만 생산되는 휠 굴삭기마저도 일본을 통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 버젓이 공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 흐름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해외딜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옥션을 기획하게 됐다.

△ 옥션 추진과정과 성과는

- 다행히 충북 음성에 현대중공업 유휴 부지에 중고유통지원센터가 마련되면서 3개월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선 같은 팀내 송정호 부장과 김용준 대리가 총괄전담하고 팀원들이 합세해 일본, 필리핀 중고장비 옥션을 벤치마킹하고 해외딜러 모집과 국내 중고장비 매집, 옥션용 중고장비의 재상품화를 추진했다.

옥션의 성사도를 높이기 위해 행사에 앞서 이틀간 출품제품을 직접 충분히 살펴보고 내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시초가격을 낮게 책정해 참여율을 높이고 경매장에 여러대의 전광 판과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격등락을 표시해 응찰율을 높였다.

중간딜러를 거치지 않고 최종소비자가 경매에 참여하면서 낙찰가는 관해대비 약 10% 이상 높게 낙찰이 이뤄져 옥션으로 내놓은 150대의 출품장비가 모두 성공적으로 판매됐다. 약 45억원의 판매대금이 기록됐고, 대당 평균 3000만원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행사장이 있는 음성군 소이면은 인구 3200명의 작은 마을인데 3일간 1000여명이 넘은 해외바이어들이 넘쳐나면서 특수 아닌 특수를 누렸다. 음성군 전체로도 숙박업소가 동이나 인근 청주시 등으로 분산해 유치하기도 했다. 음성군수는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 수출확대를 위한 향후 계획은

- 이번 성공을 계기로 내년에는 상시옥션을 3회로 늘리고 회당 300대씩 총 900대 물량을 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현대건설기계만 운영하고 있는 하이테크 진단차량 6대를 활용해 전국 30개 대리점의 중고장비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리방법을 알려줘 중고제품의 신뢰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해외 국가별 맞춤전략을 통해 수요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중고건설장비 옥션시스템을 중고농기계 에도 접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 현실적으로 중고건설기계와 중고농기계는 유통구조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옥션을 하기 위해서는 전국 중고농기계를 매집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설비가 뒷받침돼야 한다.

건물, 부지, 설비, 인력, 환경비용, 폐기물처리 등 최소 40억~50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실적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이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전국 30개에 불과한 대리점을 갖추고 있는 건설기계 메이커와 달리 농기계대리점은 메이커별로 150개 이상이기 때문에 이의 관리와 운송·수리시스템 접목을 위해서는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정부가 일정지원하고 메이커별로 전담조직이 가동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제조사가 연합조직을 꾸리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별로 운영되는 것이 좀더 접근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상진  alnews@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