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기술개발현장 - 한국구보다(주)

KUBOTA는 1890년 일본 오사카에서 창립한 이래 수도용 철관에 의한 근대수도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농기계, 엔진, 건설기계, 정화장치, 환경처리시스템, 배관 등의 글로벌 제조기업으로 전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연매출은 올해기준 1조7000억엔(151억달러)에 달한다. 2000년에 설립된 한국구보다(주)는 농업기계, 건설기계, 엔진 등의 판매와 서비스를 한국시장에서 전개하고 있으며 국내 농업기계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보다 농업기계의 기술력은 현지 어디까지 와 있는지 토미타 야스후미 한국구보다 대표를 만나 자세히 살펴본다.

토미타 야스후미 한국구보다(주) 대표이사

“무인 농작업 선도할 기술개발, 표준화 작업에 주력”

엔진부터 본체까지 균일한 품질, 개발 메커니즘이 강점

한국 서비스인력 기술수준 높아‧‧‧지난해 세계대회 우승

◇ KUBOTA의 역사

1890년 2월 창업자인 구보다 곤시로가 19살에 오사카 시내에 주물업을 개업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일본은 콜레라 등의 전염병으로 수도정비가 시급했지만 많은 회사가 수도관의 제조에 실패하던 중 ‘꼭 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 말자’라는 신념으로 연구에 매진해 1893년 마침내 수도용 주철관 양산에 성공하면서 사업기반을 다졌다. 구보다는 1947년 전후 식량증산 수요에 부응하는 경운기 개발에 나서면서 농기계 생산을 본격화 하게 된다. 이후 1960년 농용트랙터 개발에 착수, 상품화에 성공하고, 1972년에는 미국 트랙터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에는 태국에 트랙터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2011년에는 중국에 지역총괄회사를 건립함과 동시에 건설기계공장을 준공했다.

구보다의 사업분야는 농기계, 엔진, 건설기계, 정화장치, 환경처리시스템, 배관 등 다양하며, 농기계분야에서 존디어(John Deere), CNH, AGCO에 이어 세계 4위의 글로벌 농기계생산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농기계분야 매출만 70억달러에 이른다.

◇ KUBOTA의 한국진출

구보다는 2000년 한국에 KAMCO를 설립하고 2001년부터 구보다 트랙터를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03년부터는 작업기의 공급, 2009년부터는 미니 건설기계의 판매를 시작했다. 또한 2009년에는 부품조달업무를 개시하고, 2013년부터는 엔진 비즈니스를 본격 개시했으며, 그해 9월 김제 지평선 산업단지 내에 사무동, 공장동, 창고 등 3만3000㎡(1만평) 규모의 신사옥을 준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8년 한국구보다(주)로 사명을 변경해 서울사무소, 김제공장, 부산물류기지 등 3개의 거점을 두고 있으며, 종업원수는 83명에 연매출 175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구보다 농기계를 취급하고 있는 전국의 농기계대리점은 84개소에 이르며, 건설기계 대리점은 16개소를 두고 있다.

주력제품으로는 13~143HP급 트랙터 15종과 4~8조식 이앙기와 직파기 6기종이 있으며, 5조식 콤바인 2종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관련상품으로 전자동양파이식기, 전자동채소이식기, 반자동채소이식기, 논두렁조성기, 무수확기, 직파기는 물론 0.8톤과 1톤의 건설장비인 굴삭기를 보급하고 있다.

2013년 전북 김제에 준공된 3만3000㎡(1만평) 규모의 한국구보다(주) 신사옥

◇ 한국구보다의 지원체계

2001년부터 구보다 제품의 공급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왔다. 초기에는 구보다 제품을 한국에 공급하면서 사후관리 서비스에 대한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나면서 구보다 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의 기술력이 높아짐에 따라 일본 본사의 역할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이제는 한국농업환경에 친화적으로 적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초창기에는 농업인이 품질부분에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품질부분에 집중에서 대리점을 지원하고 사후관리기술을 전수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많은 제품의 공급보다는 한 개의 제품이라도 구보다 제품의 품질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초점을 두었다. 덕분에 지금은 대리점의 구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제품 라인업도 점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 구보다의 기술개발 수준

구보다의 최신 기술로는 GPS와 측정센서를 이용한 ‘케이사스(KSAS)’를 들 수 있다. Kubota Smart Agri System의 줄임말로 이미 3~4년전부터 도입되어 상용화 과정을 거쳐 내년에는 일반 농가에 시판될 예정이다.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상태를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중앙에서 체크하고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예를 들면 콤바인에 센서들을 장착해 벼의 수분함량이나 성분함량 등을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번 같은 장소에서 로타리 작업을 할 때 이미 저장됐던 데이터를 기초로 어느 지역, 어느 위치에 땅의 영양분 상태에 따라 어느 정도의 약제나 시비를 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리고, 이를 통해 품질을 높여 수확량을 높이려는 전체적인 시스템은 KSAS라고 할 수 있겠다.

성분측정이나 정확한 데이터 값을 얻기 위해서는 콤바인 곡물탱크 안에 센서를 탑재해 수분측정이나 단백질, 영양분 등의 다양한 성분측정이 가능하며, 이를 근거로 위치정보와 연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모바일에 연동해 모든 농작업 과정을 불러내고 작업지시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무인트랙터, 무인수확기, 무인이앙기도 이미 상용화 과정을 거치고 있어 머지않아 한국에도 소개될 것으로 생각한다. 가깝게는 본체에 GPS 시스템이 탑재되어 농작업의 시작점과 종료지점을 알려주면 스스로 이앙작업을 할 수 있는 8조식 이앙기를 내년에 한국에 도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농촌고령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결국 젊은 세대가 원하는 제품으로 변화할 것이며, 결국 농업인이 논밭에 들어가지 않고 농업을 하는 시대가 곧 오게 될 것이다. 구보다는 그러한 부분을 선도적으로 리드해 나가기 위한 기술개발과 표준화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제품 및 서비스의 차별성

구보다 제품의 강점은 제품의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엔진부터 본체까지 균일한 품질과 메커니즘을 통한 일관된 개발시스템과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안정된 부품공급이 확실하다는 점이다. 구보다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다양한 고장진단툴을 갖추고 있으며,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자사에서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 지원체계에 있어서도 타사에 비해 탁월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사제품을 취급하는 대리점에 대한 서비스연수를 강화하고 다양한 스킬함양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현재 대리점의 경우에도 젊은 세대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다. 이러한 시류에 맞도록 최신 기법이 도입된 서비스 기술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1년에 한번 일본 본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서비스기술 콘테스트’를 들 수 있다. 본사에서 전세계 국가별 판매법인에 대한 연수기회를 제공한다. 한국구보다의 경우에도 콘테스트에 여러번 참가했으며, 서비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구보다는 한국내의 80여개 대리점의 서비스 인력에 대한 이력관리와 능력관리를 하고 있으며, 인증제도를 통해 인력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한 데이터는 본사와 현지국가가 공유하며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어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적용으로 한국구보다의 서비스인력은 17년이 되었어도 이직율이 거의 없다.

◇ 구보다의 미래비젼

구보다는 중국, 태국, 미국 등 여러 국가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이유는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은 현지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에는 현지에 맞는 50마력 이상의 트랙터를 생산하도록 최적화 한다. 구보다는 ‘Made in Japan’이 아니라 ‘Made by Kubota’로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구보다 제품이면 어느 곳에서 생산되든지 안심하고 구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시스템화가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한 솔루션을 찾아내기 위해 구보다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구보다는 구보다 본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구보다 제품은 세계 각국의 농업환경과 소비패턴, 고객 선호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옵션들을 적용하고 있지만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는 모델 그대로를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뿐이다. 그래서 품질의 안정성과 일관된 시스템 적용에 있어서 같은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 특히 한국시장은 대만시장에 비해 10배 이상 크기 때문에 그 데이터의 신뢰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구보다는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전세계 어디에서나 사랑받을 수 있는 글로벌 메이저 브랜드로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143HP 구보다 트랙터

8조식 이앙기

직파기

5조식 콤바인

구보다 미니굴삭기

[현장 인터뷰] 서비스강화에 앞장서고 있는

                     - 스에히라 카즈미 한국구보다(주) 상급본부장

쓰에히라 카즈미 한국구보다(주) 상급본부장

"구보다 고객의 실질적인 소득향상에 초점"

세계 어디든 동일한 서비스 지원체계 장점

엄격한 서비스 능력평가로 관리체계 마련

◇ 구보다제품 보급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 구보다는 전세계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각 국가별 요구가 다르다. 지금까지는 구보다가 설계개발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일괄 판매했지만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수요에 따라 맞춤형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즉 일방적인 원웨이 시스템이 아니라 고객의 수요에 따라 제품을 개발해 보급하는 투웨이 시스템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면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귀 기울이는 노력을 통해 좀더 고객친화적인 제품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구보다는 전세계 어디를 가든지 구보다 제품고객에게는 같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 공급체계를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가별 소득수준이나 농업형태, 농기계 활용정서 등에 따라 서비스질이 달라지는 것은 구보다의 기본정책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세계 어디를 가든지 구보다 제품 고객에게는 동일한 권리와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매뉴얼화 되어 있다. 그것이 곧 구보다의 자존심이자 구보다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 한국구보다 고객에게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 무엇보다 구보다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대리점에 대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에 대한 실질적인 서비스는 대리점에서 1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리점의 능력과 수준에 따라 맞춤형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리점의 서비스 능력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단계별로 대리점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김제에 연수센터를 건립해서 서비스 교육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대리점이 하기 어려운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는 한국구보다 본사에서 총괄해서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구보다 제품 구매고객의 실질적인 농업소득을 높이기 위한 영농기술교육을 들 수 있다. 대리점 고객들인 농업인을 직접 초대해 농기계 활용도를 높여 생산성을 높이는 연수교육 서비스를 정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농기계 조작법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성공적인 영농기술보급을 통해 구보다 제품 사용농가의 실질적인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양파이식기를 사용하는 고객이라면 양파 육묘에서부터 파종, 수확까지의 전과정에 대해 효과적인 영농법에 대해 이론교육과 실질적인 실습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양파재배와 관련한 장소선정방법, 준비기자재 활용, 뿌리발육 촉진을 위한 육묘상자 취급요령, 효과적인 두둑성형방법, 기상변화에 따른 대응법 등 최신 영농기술을 소개하고 양파이식기 취급조작과 관련한 실기교육과 시연을 통해 자사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 한국농기계 발전을 위해 조언해 준다면

- 2001년부터 한국을 방문하며 느낀 점이지만 한국농가의 적지 않은 고객들이 고가의 수입농기계를 꼭 구입하고 싶어하는 것을 많이 봤다. 이앙기의 예를 들면 한국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비물량의 50%가 얀마와 구보다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한국고객은 품질에 대한 강한 욕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즉 국민정서상 최고가 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가격이 좀 올라가더라도 충분히 수요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구보다에게도 역설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구보다 제품의 부품들 중에서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도 많다. 구보다는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한 국가에만 한정되어 채산성을 따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만 좋다면 얼마든지 구보다에서 도입할 의향이 있고 또 비즈니스가 된다면 구보다 판매망을 통해 판매할 의향을 적극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구보다에게 또 다른 자극이 되어 구보다의 기술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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