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2017 농기계 수출동향

2000년 이후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던 농기계수출이 지난해 한풀 꺾였지만, 올해 약 8억6400만달러로 다시금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2000년 이후 2조원대 전후로 정체를 거듭 중인 국내 농기계산업 특성상 수출감소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던 만큼 이번 수출액 상승은 고무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LS엠트론(주)이 우크라이나에 1억달러 규모의 트랙터 공급계약을 맺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향후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지난해 농기계수출액을 바탕으로 올해 수출실적을 유추하고 주요내용을 살펴본다.

올해 농기계수출 ‘선방’…8억6400만 달러추정

LS 2억6000만불, 대동 2억불, 동양 1억5000만불, 국제 5500만불

수출액 지난해보다 4.2%↑…트랙터 수출은 2%감소

여전히 높은 북미의존도…수출다변화로 활로 모색해야

LS 동유럽 정부프로젝트 추진으로 가시적 성과도출

현지 전략제휴‧自社브랜드 확대로 현지화에 힘써야

◇ 2012~2016년 수출입 동향

국내 농기계 수출은 2012년 7억4571만3000달러를 시작으로 2013년 8억3528억5000달러, 2014년 8억6142만3000달러로 평균 6%가량 상승했다. 특히 2015년은 국내 농기계 수출사상 최대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수출액은 역대 최고인 8억9136만4000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액은 4억7592만2000달러로 4억1544만2000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수치상으로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그러나 당해 년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농기계 수출 10억달러를 목표로 설정한 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농식품부는 2000년 이후 농기계 수출이 매년 증가하자 내수산업 위주의 농기계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중점 육성하는 전략을 2012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12년 1천200억원인 농기계 생산지원 자금을 매년 100억원씩 늘려 2015년 1천50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농기계 수출전략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수출실적과 문제점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외국시장 관련정보도 제공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는 수출지원센터를 설치해 수출상담 알선과 중재, 수출대행 등 종합서비스 업무를 부여했다. 이 같은 다변화된 농기계 수출전략에도 10억달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농식품부는 2000~2011년까지 농기계 수출증가 이유로 농기계 업체의 해외시장별 수출전략모델 개발 및 해외 AS구축 등 공격적인 수출마케팅 전략과 함께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개최‧해외전시 지원 등을 꼽은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일정선까지 농기계 수출성장을 담보하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10억달러 목표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산 농기계의 글로벌 경쟁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지 못해 수출정체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쟁사 대비 낮은 품질경쟁력과 잘 될 거란 안일한 생각이 농기계 수출동력을 약화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농기계 수출 10억달러 달성실패와 맞물려 2016년 농기계 수출실적은 8억2855만1000달러로 7%가량 하락했다. 특히 수입은 5억4740만1000달러로 지난 5년간 가장 높았다. 무역수지는 2억8115만달러 흑자였지만, 이는 2012년 2억1228만5000달러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2016년 수출분석

2016년 농기계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8억2855만1000달러 중 농용트랙터가 5억3225만6000달러로 64.2%의 비중을 차지했다. 농용트랙터만으로 한정하면 전년대비(5억5609만3000달러) 4.3% 감소했다. 그러나 수출감소에도 전체 농기계 기종 중 농용트랙터 비중은 전년(62.4%)보다 1.8% 상승했다. 그만큼 수출농기계 기종 중 농용트랙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농기계 기종 다변화로 수출성장을 꾀해야 하지만, 영세한 농기계 업체가 주도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농용트랙터 수입은 2015년 8499만7000달러에서 1억6094만4000달러로 약 89% 증가했다. 농용트랙터 중에서는 50마력 이상이 1억4608만6000달러로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50마력미만 트랙터 수입액이 1102만7000달러로 전체의 약 6.8%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농촌경제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산 농기계는 외국산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잔고장 등이 많아 농업인이 구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50마력이상 트랙터의 경우 가격을 차치하더라도 품질이 검증된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농업환경에서 50~70마력 트랙터가 중심으로 대두하고 있어, 해당 마력대의 제품 경쟁력을 꾀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16년 부분품 수출도 2015년 1억2068만6000달러보다 15.5%가 감소한 1억193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기타작업기는 1억9435만7000달러에 그쳤다. 2015년에는 2억1458억5000달러였다.

◇ 2017년 수출전망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농기계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6% 증가한 6억1997만6000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수출액 2억4341만9000달러를 대입한 결과 올해 8억6339만5000달러의 수출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수출액 8억2855만1000달러보다 4.2% 증가한 수치다. 수입도 5억326만40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수지는 3억6013만10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종별 수출실적은 트랙터가 5억2620만2000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농기계 중 트랙터 비중도 60.9%로 감소했다. 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트랙터 수출실적은 2015년 5억5603만3000달러, 2016년 5억3225만6000달러에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분품과 기타작업기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먼저 부분품은 지난해 1억193만8000달러에서 올해 1억2470만1000만달러로 약 22.3% 증가했다. 또 기타작업기는 지난해 1억9435만7000달러에서 올해 2억1249만2000달러로 약 9.3% 증가했다.

◇ 2017년 국가별 수출실적

위와 같은 방식으로 국가별 수출실적을 집계한 결과 국산 농기계의 주요 수출지역인 북미에서는 지난해 4억3359만1000달러에서 올해 5억2665만6000달러로 21.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4억3201만3000달러에서 올해 5억1833만달러를 기록하며 19.9% 증가했다.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규모가 큰 중국은 지난해 3945만2000달러에서 올해 4017만달러로 1.8%가량 소폭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서남아시아의 약진이다. 서남아시아는 올해 8379만4000달러의 수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고, 이는 지난해 3454만3000달러보다 14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아시아의 수출약진에는 우즈베키스탄이 중심에 있다. 우즈베키스탄 수출액은 지난해 1257만7000달러에서 올해 5689만5000달러로 무려 352.3% 성장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적개발원조(ODA) 형태로 추진하고 있는 한-우즈벡 농기계 연구개발센터가 완공될 경우 국산 농기계 수출증대를 위한 현지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증가추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는 지난해 5818만8000달러에서 7670만1000달러로 31.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중 미얀마는 지난해 1328만4000달러에서 1853만7000달러를 기록, 39.5% 성장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905만8000달러에서 올해 1503만7000달러로 66% 상승했다.

수출액은 작지만 유럽에서도 국산 농기계의 선전이 돋보였다. 지난해 수출액 4136만5000달러에서 5768만9000달러로 3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주요수출국인 네덜란드에서는 지난해 1182만9000달러로 올해 1796만1000달러로 수출이 성장했다.

오세아니아도 지난해 3251만1000달러에서 올해 4687만6000달러로 44.1%의 수출성장을 거뒀다. 호주는 지난해 2892만4000달러에서 4066만5000달러로 40.5% 성장하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358만7000달러에서 558만1000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출비중이 낮은 기타국가는 지난해 1억5696만8000달러에서 올해 230만2000달러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 종합형업체의 2017년 수출실적

올해 달성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는 농기계수출 약 8억6400만달러 중에서 종합형업체인 대동, LS, 동양, 국제의 비중은 전체의 77%인 6억6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동공업은 올 연말까지 약 1만2500대의 트랙터와 부품판매를 통해 2억달러의 수출성과를 거둔다는 전망이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에 따라 내년도 수출물량으로 트랙터 1만4000대 등 2억5000만달러의 견조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올해 트랙터 1만6000대를 수출해 2억6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도 동유럽의 신흥시장개척과 인도, 이란 등의 중동권 시장확대로 트랙터 1만9200대 등 3억1200만달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물산은 올해 트랙터 1만1500대 등 1억5000만달러를 수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ODM‧OEM 공급을 하고 있는 Mahindra와 전모델 공급라인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고, 동유럽 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내년수출은 트랙터 1만5000대 등 1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종합기계는 올해 미국법인 브랜드인 Branson의 재고를 대폭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수출이 줄어들어 트랙터 3500대 등 55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트랙터 5500대 등 8000만달러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 수출확대 지원책

농식품부는 2021년 국산 농기계 수출목표를 12억달러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해외시장 특성상 수출‧금융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ODA와 연계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문제는 국내 농기계업체가 금융캐피탈을 가진 미국 및 일본업체보다 해외시장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요원인으로 판단하고,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7년 농기계리더스포럼에 참석한 농식품부 박수진 창조농식품정책관 국장은 “금융의 경우 정부가 주도할 경우 국제법 상충 등의 문제가 있어 농기계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간접지원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수출증대를 위한 중소농기업체 지원도 지속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농기계조합을 통해 무역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가진 중소농기업체를 위한 수출대행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다. 해외시장 정보에 취약한 다수 농기계업체를 위한 맞춤형 정보서비스도 제공한다. 농식품부는 올해 신규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수출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농기자재 생산‧유통‧판매정보부터 정책, 국제협정, 검역 및 통관, 농기자재 산업현황 등의 수출대상국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이란 벽을 낮춰 국내 농기계업체가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국제농기계박람회(KIEMSTA) 및 해외유명농기계 박람회 참가지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내년 7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GPEC을 시작으로 Int'l Agricultural Machinery Show(일본), CULTIVATE SHOW(미국), AGRI LINK(필리핀), CIAME(중국), EIMA(이탈리아)에 참가해 한국관을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해외바이어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국내서 개최되는 KIEMSTA에서는 해외바이어가 참가해 수출 및 매출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기계협동조합 수출지원팀 이언하 이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산 농기계수출 확대를 위해 내년 개최되는 박람회에 한국관 개설을 지난해보다 1회 확대할 예정”이라며 “능동적인 마케팅지원을 통해 참가업체가 실제 수출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시사점

국내 농기계 시장은 2조원대 전후로 정체를 거듭 중이다. 내수시장 축소는 영세한 업체가 다수인 국내 농기계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제품경쟁력을 감소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수입 농기계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0년 10%에서 2014년 25%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농기계업체는 자의건 타의건 축소되는 내수시장으로 인한 매출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지만, 품질‧가격‧정보부재 등의 여러 이유로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수출액 감소로 여실히 드러났다. 해외시장에서 맞붙는 거대기업은 한해 몇천억씩 R&D에 투자하고 있고, 제품도 흉내 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하며 기술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들을 국내 농기계 업체가 상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다. 그러나 국내 농기계 업체가 공략할 수 있는 맞춤형 신규시장 개척과 함께 농기계 업체 간 공동연구로 주요핵심부품을 개발‧공유하면 제품경쟁력과 연구개발 투자여력도 높아져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출액의 77%을 차지하고 있는 종합형업체의 북미의존도를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중소형 마력의 트랙터로는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출다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지 대형딜러와의 전략적 제휴는 물론 현지 정부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형성과 현지화를 통한 접근에 힘써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창수  csk@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