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산업 발전 ‘상생’의지가 최우선

“중기양성‧부품표준화 등 국제경쟁력 강화해야”

4차 산업혁명 대비 범부처 공동연구과제 등 주력

(사)한국농업기계학회 제27대 학회장으로 선출된 정종훈 서울대 교수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정 신임 학회장은 지난해 11월 제43차 정기총회에서 단독출마해 선출됐다. 정 신임 학회장은 서울대 박사수료 및 1989년 美루지애나주립대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했고, 1991년 전남대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서울대학교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정 신임 학회장을 만나 국내 농기계산업의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안 등을 들어봤다.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됐다.

-학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나이에 상관없이 열심히 뛰는 회원중심으로 집행부를 구성했다. 먼저 전 학회장과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부회장(△전남대 최영수 교수 △전북대 김용현 교수 △강원대 신범수 교수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장 △대동공업 범종구 본부장)과 학회 실무책임자인 총괄이사(△충남대 정선옥 교수)를 선임했다.

또 감사(△전북대 김성민 교수 △농업공학부 김유호 연구관)와 총무간사(△서울대 박영준 교수), 학술간사(△농업공학부 이현동 연구관) 선임도 마무리했다.

특히 학회 활성화를 위해 운영위원회의 편집위원장(△충남대 조병관 교수), 기획위원장(△순천대 김혁주 교수)은 물론, 새롭게 회계지원분과의 산업체위원장(△농기계공업협동조합 김경수 이사), 기관협력위원장(△생산기술연구원 김영주 박사), 홍보위원장(△공주대 김웅 교수), 행정위원장(△충북대 이동훈 교수) 등 4개의 분과위원장을 신규 구성했다. 많은 회원이 참여하는 젊은 학회를 만들고자 했다.

△추진 중인 것은 무엇인가

학회가 발행하는 ‘Journal of Biosystems Engineering’은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에 공식등록된 학술지다. 2014년에는 전국에서 발행하는 2000여개 학술지 중 네 손가락 안에 들어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지원을 받으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Journal of Biosystems Engineering’을 SCI와 SCOPUS에 등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타학회와 국제심포지엄 및 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와 함께 오는 5월28일 제주에서 일본·대만농업기계학회 관계자가 참석하는 국제심포지엄(ISMAB2017)이 개최된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가 참여해 학술공유는 물론,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학회와 학회지를 국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해 국내 농기계산업을 돌아본다면

-중소농기계 업체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국내 중소농기계 업체는 수입산 제품의 범람으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 등으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농기계 업체가 살아나야 우리 농기계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는 나라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중소업체가 개발‧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를 양산하고 있다. 우리 농기계산업도 미래를 위해서는 중소농기계 업체의 활성화, 즉 기술 경쟁력을 가진 중소농기계 업체의 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회에서는 중소농기계 업체 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책건의를 활발히 할 예정이다. 종합형업체도 국내농기계 산업발전이란 목표하에 중소농기계 업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면 한다. 상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중소농기계 업체 지원방안은 무엇인가

-지난해 열린 상주국제농업기계박람회서 단장을 맡아 시상식을 진행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180개 업체의 제품 모두를 단시간에 보고 평가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다. 기술경쟁력을 가진 번뜩이는 중소농기계 업체의 제품이 많았음에도 알리지 못해 아쉬웠다.

이에 올해 개최되는 2018대한민국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에서는 각 업체가 우선적으로 제품소개와 특징을 작성할 수 있는 양식이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는 중소농기계 업체가 직접 자사의 대표제품 및 기술을 10~15분가량 소개하는 방법도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중소농기계 업체의 우수제품 및 기술평가에 만전을 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빛을 보지 못한 제품도 다시금 농기계산업 수면 위로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국에 흩어진 중소농기계 업체가 한자리에 모인 박람회서 기술세미나를 진행했으면 한다. R&D와 투자비용 등 사업 환경은 각기 다를지 모르지만, 세계 선도기술의 흐름과 기술 공유만으로도 중소농기계 업체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국내 농기계업체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먼저 중소농기계 업체의 경우 다수가 영세하다. 영세한 자본력은 중소농기계 업체가 기술개발에 쉽게 나설 수 없는 주요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술개발을 하지 않고 성장한 회사는 전 세계에 단 하나도 없다. 물론 한 번의 투자로 단시간에 큰 매출을 올릴 수는 없지만,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술개발은 중소농기계 업체와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에 중소농기계 업체가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했으면 한다. 연구소 개설이나 연구비 지원 등 중소농기계 업체환경에 맞게 4~5명의 소수인원만으로 연구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

종합형업체의 경우 부품표준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업체마다 A라는 부품을 모두 개발‧생산한다면 막대한 연구‧개발비용 및 시간이 소모된다. 내수시장만을 위한 경쟁이라면 업체 간 차별성을 위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서로 힘을 합해야 할 시점이다. 예를 들어 A업체가 AA부품을 B업체가 BB부품을 개발해 상호간 부품공급을 한다면 제품단가를 낮출 수 있다. 또 업체가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어 기술경쟁력 향상도 꾀할 수 있다. 그래야만 글로벌 거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농기계산업에 뿌리내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농기계란 개념이 시설원예기계나 원예기계, 축산기계, 식품기계 등을 망라했다. 이 같은 개념을 40여년이나 사용해왔다. 최근 대두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기존 농기계와 융합될 것이다. 이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명칭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제는 농기계란 개념도 확장해야 할 시점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농기계산업도 역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학회는 기관협력위원회가 중심이 돼 각 대학과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생산기술연구원, 농기계공업협동조합, 농촌경제연구원,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가 상호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산학관연의 범부처 공동연구과제와 정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계획은

학회 내의 특별조직인 산학위원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산학위원회는 산학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함은 물론, 국내 농기계산업 정책제안, 핵심원천기술개발의 R&D과제도출, 내수시장 활성화, 수출지원 및 활성화 대책,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학회교육 및 연구계획 등을 수립하고자 한다.

또 학회 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밭작물기계 등의 전통농기계와 스마트팜 자동화 및 무인자율화시스템, 농식품의 가공‧저장‧포장‧유통시스템, 무인방제의 농업환경시스템, 친환경 에너지시스템, 농용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농업분야를 골고루 발전시킬 수 있도록 계획과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창수  csk@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