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피해가 재앙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사후처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AI로 인한 살처분 수가 3000만 마리를 초과 하고 그 보상금만도 2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매몰지에 대한 관리소홀과 뒷북대응으로 환경오염 등 2차 피 해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산 란종계의 약 50%가량이 매몰되면서 국내 계란 공급량은 평시대비 약 30% 수준으로 감소해 앞으로 1년 이상은 국내 계란공급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있어 장기적인 계란수급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위성곤 의원이 입수한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AI로 살처분한 가금류의 매몰지는 모두 396개소로, 이 가운데 FRP(섬유강화플라스틱) 등 저장탱크를 이용한 경우가 210개소로 가장 많았고 호기성호열식(미생물)이 112개소, 일반매몰이 74개소로 뒤를 이었다. 국민안전처 및 지자체 등에 의하면 현재 매 몰비용은 지자체나 농가가 부담한다. 이에 따 라 제정문제 등으로 FRP 등 저장조 방식이 선 호되고 있다. 문제는 20만 마리 매몰기준으로 FRP 저장조 방식은 1억원, 호기성호열 방식은 4억원이 소요되다보니 저질의 FRP 저장탱크 가 사용되고 있어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안전처는 “매몰처리시 사용하는 저장탱 크에 대한 규격, 재질, 강도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의 미비 및 수급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정화조, 옥상 물탱크용 등 질 낮은 제 품사용으로 매몰 이후 파손 및 침출수 유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농식품부의 ‘AI 긴급행동지침(SOP)’ 에는 FRP 저장조 안전성확보에 필요한 적정두 께 등의 기준이 없고 충분한 물량의 확보도 어 려운 상황이다. 또한 침출수 유출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관측정도 매몰지 181개소 중 76개소만 설치된 것으로 들어나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감 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회 황주홍 의원은 “국내 계란공급 차 질과 관련해 정부에서 계란 수입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종계수입에 대해서 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종계를 새롭게 들인다 고 해도 병아리를 생산하기까지는 5개월이 소 요되며, 그 병아리가 계란을 생산하기까지는 다시 5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종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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