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축사 적법화’ 내년 9월까지 연장 

이달 24일까지 신청서 접수해야 행정처분 면해…6개월내 이행계획 제출해야

생명연장 임시방편 불과, 3만농가 결국 폐업할듯…총리실 산하 TF 요구나서

이달 24일로 종료되는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연장이 내년 9월까지로 1년6개월 연장됐다.

그러나 일단 이달 24일까지 신청서를 낸 농가에 대해서만 유예기간을 부여한다는 조건이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결국 전체적 법화대상농가 6만호 중 절반인 3만호는 폐업하게 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축산관련 단체는 총리실 산하에 TF를 구성해 제도개선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무허가축사 적법화 이행기간 운영지침’을 내놓고 이달 24일까지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한 배출시설 허가(신고) 신청서를 낸 농가에 한해서 6월 24일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토록 하고, 이를 평가해 이행기간을 1년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가축분뇨법 시행유예기간 연장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올해 9월24일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토록함에 따라 이행기간 1년까지 포함하면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은 내년 9월까지 늘어나게 됐다. 그러나 적법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하더라도 각종 건축규제와 상수원보호구역 제한 등 26개 법률이 얽혀있어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8900여 농가와 적법화의지와 적정 축사관리가 미흡한 2만6000여 소규모 농가 등은 결국 점진적으로 폐업할 수밖에 없어 이번조치는 생명연장을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축산관련 단체와 국회 농식품위 소속 국회의원 등은 한 목소리로 범정부차원의 특 단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 무허가축사 적법화 이행기간 운영지침 내용

가축분뇨법에 따른 무허가축사에 대한 사용중지와 폐쇄명령 행정처분 도입으로 대규모축사와 가축사육제한 거리내 농가는 이달 24일까지 유예기간이 종료되고(1단계), 중규모는 내년 3월24일까지(2단계), 소규모는 2024년 3월24일까지(3단계) 유예기간이 종료될 예정이다.

정부는 당장 이달 24일로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1단계 축산농가에 대해 우선 간소화된 신청서를 작성해 이달 24일까지 제출하면 행정처분을 9월24일까지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단 9월 24일까지는 지자체의 보완요구에 따라 적법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행계획서에는 건축법과 가축분뇨법 등 관련법령상 위반내용, 위반내용 해소방안과 추진일정을 제시해야 하며, 이행기간 중 가축분뇨의 적정관리 방안도 포함하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지자체가 적법화 이행계획서를 평가해 내년 9월24일까지 농가별로 적법화에 필요한 이행기간을 부여하고, 축산농가가 적법화 이행과정에서 침범한 국공유지 매입 등에 시간이 추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간을 추가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달 24일까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농가는 바로 사용중지 등의 행정처분 대상이 되며, 신청서를 제출한 농가의 경우에도 9월24일까지 적법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지자체가 부여한 이행기간 내에 적법화를 완료하지 못하면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정부는 신속한 행정절차 진행을 위해 행정지침을 지자체에 시달하고, 관계부처 공동으로 적법화 이행기간 운영지침 법적근거 마련을 위해 국회와 협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TF를 통해 불합리한 제도와 지자체의 가축 사육제한 및 건축조례 등을 발굴해 전향적인 유권해석과 법령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3단계 적법화 대상에 포함하는 소규모 농가에 대한 이행 강제금 경감기간과 위탁사육자의 벌칙 특례기간이 이달 24일 종료됨에 따라 이를 행정처분 유예기간과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 생명연장의 미봉책에 불과 

이번 정부의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한연장은 단지 호흡기를 잠시 달아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축산농가에서 적법화 이행을 위해 노력을 하더라도 여러 법률과 조례에 부딪칠 수밖에 없고, 지자체의 호의적인 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마땅한 지원책이나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주민과의 민원갈등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결국 세(勢)싸움에 있어 축산농가가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수원 보호구역 등 입지 제한구역 내 축산농가 4100호는 아예 적법화 대상에서조차 배제되어 있고, 건폐율 등 건축법 적용을 받는 4800호 등은 이행계획서를 제출해도 반려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적법화 유예기간이 2024년3월(3단계)로 다가온 2만6000여호의 소규모 축산농가의 경우에는 규모의 영세성으로 인해 적법화 의지와 적정 축사관리가 미흡해 2024년까지 축산업을 유지하다가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김현권 국회 농식품위 소속의원은 “각종 규제로 인해 전체 축산농가의 30%에 해당하는 3만여 축산농가가 폐업에 내몰릴 것” 이라고 지적하고, “축종별 비중으로는 한우 71.5%, 닭 10%, 돼지 7%, 젖소 6.6% 등으로 나타나 소규모 한우농가에 피해가 집중돼 국산쇠고기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일한 해격책은 총리실 산하 TF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던 축산업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이상 유일한 해결책은 범부처 합동으로 관련 제도와 규제를 풀어낼 수 있는 총리실 산하 TF 구성 밖에는 없다는 것이 축산계 안팎의 지적이다.

우선 축산농가별로 적법화 이행계획을 세우더라도 국토부, 환경부, 농식부, 행안부, 교육부, 국방부 등 여러 부처들과의 제도와 정책이 서로 뒤엉켜 있고, 26개 법률이 연결되어 있어 실타 래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또한 지역주민과의 이해관계 등이 충돌하고 있어 중앙정부의 지원없이 지자체가 축산인의 손을 들어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통과된 ‘가축분뇨법개정안’대안에 따르면 관계부처 제도개선 TF를 운영하고 축산농가의 의견 청취하도록 하는 부대의견이 단서로 포함됨에 따라 이를 근거로 여러 관련부처법과 제도를 종합적으로 관장하고 조율할 수 있도록 총리실 산하에 TF를 구성하자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도 당초 환경부와 TF를 구성하려던 방침에서 총리실 산하 TF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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