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프로그램 개발해 놓고도 사용율 25% 불과

이용효율분석 전수조사에만 매년 15억원 낭비

농기계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전국 시군의 전산운용프로그램이 제각각으로 운영되고 있어 통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대사업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전산운용프로그램이 있지만 지자체에서 이를 수용해 활용하고 있는 곳은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전체 140개 시군 중 25%인 35개 시군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매년 임대사업 이용효율분석을 위한 전수조사에만 매년 15억원의 사업비를 별도로 책정해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자체별로 전산운용프로그램을 제각각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 지자체간의 자료호환이 이뤄지지 않아 이용효율분석에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고, 임대사업 요금수납과 관련해 일선 담당자들이 정기감사를 받기위한 수감업무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필요한 행정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의 일원화된 통합전산운용프로그램 적용을 위한 지자체 설득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임대농기계 입출고를 RFID(무선식별장치) 태그시스템을 적용해 자동수불관리는 물론 금융결제원 협력을 통한 세외수입프로그램 연동으로 요금수납이 자동으로 이뤄지게 해야 일선 담당자들의 행정력이 줄어들어 대농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일선 농기계임대사업소의 농기계 불출시 신청서, 임대계약서, 점검표, 카드명세서 등 한번 출고에 4장의 서류작업이 발생하고 있다. 한 장의 서류작업에만 보통 5~1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임대농기계 1대 출고시 통상 20~30분이 소요돼 영농에 바쁜 농업인의 불만소지가 되고 있다. 또한 매달 300~500건의 불출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3600~6000건의 입출고에 따른 서류작성만 약 1만4000장~2만4000장에 달한다. 이와 함께 날마다 카드명세서의 일일정산, 주정산 보고는 물론 월말과 연말에는 각종 통계보고를 위한 행정처리 등 불필요한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앙과 지방의 일원화된 통합전산관리를 위한 지자체 설득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지자체별로 쓰고 있는 프로그램을 바꾸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이미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 3~4개 업체의 민간기업 영업권을 제한하기에는 부담이 될뿐더러 지자체별 데이터를 중앙단위 서버로 이관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농업인 개개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지자체에서 적극 협조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지자체별 임대사업 데이터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담당자는 “임대사업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일원화된 통합프로그램 적용이 꼭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이미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 민간기업이 있기 때문에 침해가 있는지, 자료제공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상 문제는 없는지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달 말일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전국 임대사업소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 농기계임대사업 평가설명회’를 개최하고 전국 440개 임대사업소에 대한 이용실적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농식품부는 임대사업 평가결과에 따라 빠르면 9월부터 우수 임대사업소에 대해 노후농기계 지원자금으로 책정된 100억원(국비 50억원, 지방비 50억원)을 차등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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