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포시즌즈서울호텔에서 열린 ‘남북경협 비즈니스 전략포럼’에는 약 200여개 이상의 기업과 공기업 관계자가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북한의 개혁개방은 우리에게 ‘기회이자 도전’

북한 개방은 일관성 있는 정책‧‧‧경제특구중심 접근필요

美‧中‧露‧日 등과 경쟁불가피‧‧‧우리의 강점 잘 준비해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정치‧사회‧문화‧경제 등 각 방면에서 대북 교류협력사업에 대한 검토와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경제협력의 경우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주변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포시즌즈서울호텔에서는 다국적 컨설팅기업인 삼정KPMG와 매경 MBN이 공동으로 주최한 ‘남북경협 비즈니스 전략포럼’이 열려 정부부처 관계자와 대기업‧공기업은 물론 대북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몰려 높은 열기를 반영했다. 이날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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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의원(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아침마다 기도하는 심정이다. 트럼프의 트위터를 확인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예정대로 싱가포르 회담이 잘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문제는 유리그릇을 다루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그래서 남북경제협력을 언급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앞서나가는 모습이 혹시라도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없이 성공을 기대할 수는 없다. 준비는 잘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실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싱가포르 회담이 잘 성사되어 북한이 새로운 투자처로 인정받고, IMF 회원으로 가입해 국제사회에 참여하게 되기를 바란다.

인천시장 시절에 제안했던 구상은 인천, 개성, 해주를 중국의 개혁개방의 불꽃이 되었던 중앙 삼각지역처럼 홍콩, 심천, 광저우를 자유무역지역처럼 발전시켜 보자고 제안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의 대선공약으로 채택되었고 지금도 북방정책으로 채택되어 있다. 인천이 홍콩과 같은 역할을 하고, 개성이 심천, 해주가 광저우, 황해도가 광동성 역할을 해서 한강 삼각지지역 개발을 통해 자유무역지대로 발전시켜서 이것이 북한의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계기로 만들어보자는 구상이다.

이것이 북미회담을 통해 풀어지면 가장 먼저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진-하산은 UN제재안에서 제외되어 있다. 나진-하산을 통한 러시아와의 석탄 반입반출은 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푸틴이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극동지역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극동지역은 총 640만㎢인데 인구가 전체 630만명에 불과하다. 그중에 블라디보스토크가 60만명, 하바로프스크가 60만명 정도이다. 투자하려면 기본수요가 밑받침 되어야 하는데 인구가 너무 적다. 그래서 연해주가 발전하려면 동북3성과 결합해야 한다. 1억명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는 동북3성이 바다로 나갈 출구가 없기 때문에 사항출개(四港出開) 정책을 펴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나 나진-하산과 결합을 해야만 한다. 중국이 그동안 신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표방하면서 시진핑 고향인 시안에서 출발해서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거치는 일대일로를 강조한 반면 우리 한반도는 일대일로에서 배제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북미관계에서 위기감을 느낀 중국이 적극적으로 한반도를 고려한 동북3성 개발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북3성 인구와 경제, 연해주의 위치와 이점, 남한기술과 자본 등 3자가 결합되어야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다. 북핵문제가 해결된다고 가정하면 나진-하산을 매개로 북한이 참여하는 3자 결합 비즈니스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산은 이미 미국이 진출을 위한 투자의향을 보이고 있고, 신의주-단동은 중국과 결합해서 하나의 특구로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국은 개성공단과 인천, 해주를 삼각 클러스트로 만드는 방안이 꼭 필요하다. 북미회담 후 개성공단을 국제화시켜 미국, 중국, 일본, 한국자본이 컨소시엄형태로 투자되면 환경이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북미회담이 성공하면 구체적 업무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 변화된 상황을 잘 활용해 출구가 막혀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블루오션을 만드는데 연결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다.

◇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남북한 간에는 무역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남북한 간의 거래는 내국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 충청도에서 강원도로 물자를 이동할 때 관세를 물리지 않는 것처럼 남한과 북한의 물자이동에 대해 관세를 물리지 않는다. 제3국과의 거래인 무역이라는 용어 대신에 교역이라는 단어를 쓰고 수출‧수입이라는 용어대신에 반출‧반입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가 거기 있다.

1990대 초반만 해도 북한과 사업만 하면 성공한다고 생각했는데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북한과 사업을 통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북한과의 사업이 어렵다는 학습효과가 쌓여있다. 그래서 기업들의 대북진출 의지가 그만큼 약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일정수준까지는 남북교류를 원하지만 그 이상을 바라지는 않는다. 북한은 남한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남한 제품을 살 여력이 안되고, 남한은 북한의 제품을 사주고 싶어도 살만한 제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은 제품을 생산하고 싶어도 전력이 부족하고 용수가 부족하다. 노동력도 부족하다. 교육수준도 미흡하다. 유일한 메리트가 임금인데 북한이 개방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임금이 올라가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 지도를 통해 인프라 확보를 선결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삼각축을 통한 북한 인프라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김정은도 경제 병진정책의 핵심은 경제특구이다. 김정일은 북한 네 귀퉁이에 특구조성을 추진했지만 김정은 벌써 30개 지역을 경제개발구로 지정해 특구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이 특구에는 누가 진출할 것인가. 결국 남한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성공모델을 만들어가야 하고 북한에 대한 투자환경을 자꾸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

◇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대북문제는 너무 희망적이어도 안되고 너무 비관적이어도 안된다.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의 근거는 팩트다. 북한을 이해하려면 북한 지도자가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그것부터 이해해야 한다.

북한의 목표는 강성대국 수립이다. 김정은은 일관성이 있다. 2016년5월 발표한 7차 당대회에 발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주목해야 한다. 선차적 중요목표로 과학기술강국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력집중할 기본전선으로는 경제강국건설에 있으며, 중요한 목표의 하나가 문명강국건설에 두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심과업으로 정치군사적 위력의 강화에 두고 있다. 올해가 김정은 집권 7년차이다. 아버지 김정일에 비하면 놀랄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지금 북한의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면 50% 이상이 다 북한 자국산 제품으로 공급되어지고 있다. 김정은은 경제발전에 앞서 먼저 과학기술 강국건설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전국정보기술성과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서 채택이 되면 시상을 하고 개발제품을 상용화해 보급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 잘 안되지만 북한에는 한국식의 PC방이 매우 많이 보급되어 있다. 북한의 모든 주민은 과학기술의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강국건설을 위해 개혁개방을 하더라도 주체성, 자립성을 그 바탕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체성, 자립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료, 원유, 전력의 동력문제 해결을 위한 자원개발을 바탕으로 식량의 자급자족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산업의 현대화, 정보화에 있어서도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또한 여기에 더해 지식경제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경제의 생산요소는 자본, 토지, 노동인데 북한은 여기에 지식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주요 경제정책으로 천명하고 있는 핵심정책 4가지는 경제핵개발 병진노선, 과학기술 중시노선, 국산화정책, 인민경제의 현대화 정보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 4가지 핵심정책을 통해 2016부터 2020년까지 달성해야 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당면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돌파해야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남한과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4월20일 당의 새로운 전략노선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해 총력집중한다는 내용이지만 기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와 다르지 않다. 또한 7차 당대회에서 발표했던 내용과도 다르지 않다. 김정은은 그동안의 집권기간을 분석해 보면 정책적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정책노선의 바탕에는 이제 핵개발은 끝냈으니 이제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따라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상승궤도에 확고히 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과학교육사업을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식 개혁개방의 핵심 키워드는 자력갱생, 과학기술이다. 김정은은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국산화, 현대화를 추진해 가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첨단제품들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5월25일 평양에서 봄철 국제무역박람회가 열렸다. 매년 개최되는 무역박람회지만 2012년만 해도 북한 출품업체는 4~5개 업체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북한기업이 200개 이상 참여하고 있다. 또한 출품되는 제품들도 점차 다양화되고 현대화되고 있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인 ‘아리랑폰’, 스마트워치, 전기자전거 등의 제품은 물론 향수, TV, 주방인테리어, 안마기, 건강식품 등 여느 신흥개발국과 다르지 않다.

북한에서 투자를 희망하는 분야는 지식기반산업, 수출상품구조 개선, 수출경쟁력 제품, 첨단기술제품, 민족전동산업제품, 국제물류, 관광산업, 경제개발구 개발, 인프라 건설 등이다. 김정은의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북미회담으로 북한의 문이 열리면 우리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보다 중국이 먼저 들어가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볼 때 북한시장환경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중국기업이 판단했을 때는 북한시장은 투자환경이 상당히 개선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시장의 투자환경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즉 지금의 상황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도전이기도 하다.

※삼정KPMG는?

삼정KPMG는 154개국 19만7000명의 KPMG Global Network와 연계해 회계감사, 세무, 재무자문, 투자유치 등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국적기업이다.

2014년6월 대북비즈니스 지원센터를 설립해 대북비즈니스를 희망하는 국가‧정부‧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보제공과 비즈니스 연결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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