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場, 1000여개 자본주의방식 시장 운영중…경협추진시 주목해야
人力, 기술수준·기본소양 높아…인력육성·공동연구개발도 병행필요

經協, 단기성과 보다 장기접근 필요…DB구축·테스트베드 준비부터
輸出, 북한시장 거점으로 동북3성·연해주 시장진출 교두보 삼아야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의 남북정상회담과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우리 농기계산업분야에도 남북 교류협력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이 북한의 식량안정생산에 필요한 농기계공급을 통해 새로운 시장수요를 창출하고 값싼 북한노동력을 이용한 수출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는 북한과의 교류협력이 성공적인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는 창간 2주년을 맞아 (사)한국농업기계학회와 공동으로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좋은지 살펴보고자 정책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19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서 각계 전문가와 산업체 등 80여명이 참석한 정책좌담회에서는 대북 전문가의 주제발표와 함께 패널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번 정책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살펴본다.

● 주최: (사)한국농업기계학회, 농축산기계신문
● 주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 일시: 2018. 6. 19(화) 14시
● 장소: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시청각실
● 주제발표
   • 북한의 변화와 남북한 농업협력 방향 (권태진 GS&J 동북아연구원장)
   • 남북협력시대의 농업기계분야 교류 기본틀 (이중용 서울대 교수)

[ 패널 ]

■ 정종훈 (사)한국농업기계학회장<좌담회 좌장>
■ 김신길 한국농기계조합 이사장<토론회 좌장>
■ 하창욱 대동공업(주) 대표
■ 강대식 (주)그린맥스 대표
■ 한원희 성창산업(주) 대표
■ 최규홍 전주대 교수
■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김경미 한국농어촌공사 과장
■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국장
■ 전주명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회장  

◇ 권태진(주제발표): 북한과의 교류협력이 재개되면 경제협력이 주가 되겠지만 경협으로 가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대북 접근방식으로는 남북간의 특수목적사업과 공적원조사업(ODA)의 두 가지가 병행되겠지만 우선은 ODA사업이 먼저 적용되어 진행될 것이다.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앞서 북한의 정책노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과거 정상적인 국가로도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적인 국제사회 일원으로 인정받았다. 북한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갑자기 국제사회로 나온 것이 아니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후 6년간 국제사회로 나오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2013년 3월 제시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따라 경제건설을 추진해 왔고, 올해 4월 발표한 새로운 전략노선에 따라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로드맵에 따라 국제사회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기본적인 노선이 국가경제발전이고, 개혁개방에 있어서 싱가포르 모델과 베트남 모델의 장점을 북한식으로 발전시켜 수용하고 있다. 이미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싱가포르에서 개방과 관련한 교육을 받기도 했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시작하면 연 10%의 경제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자본주의 경제논리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이미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시장만해도 500여개에 이르고 도매시장·인력시장은 물론 비공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장까지 합치면 북한내에 1000여개의 자본주의 방식의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협동농장별 근로자 능력에 따라 급여를 차등지급하고 있다. 우리가 북한과의 경협을 시작한다면 이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따르면 2020년까지 협동농장의 기계화율을 60~70%로 높인다는 계획하에 이미 80마력 트랙터를 대대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교류협력이 시작되더라도 북한은 필요한 부분만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북한의 농업기술수준은 아직 남한의 50~60%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농업기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경협이 추진되기까지는 아직 15개의 UN·미국 국제제재가 남아있어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공적원조는 민관협력을 통한 프로젝트로 추진되기 때문에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준비를 철저히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이중용(주제발표): 북한의 농기계는 10년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저가농기계가 상당히 많이 공급됐고, 김정은 집권 이후에 개발된 80마력급의 천리마804 모델들을 보고 있으면 남한제품인지 북한제품인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 그래서 우리가 10년전에 북한과 교류했던 지원사업들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과거의 식량대기근과 부품부족, 연료부족으로 낮게만 바라봤던 북한 농기계수준에 대한 기억들이 앞으로 북한과 농기계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하는데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준비하는데 있어 기본적인 팩트들을 집고 넘어가야 한다. 북한농업과 관련한 통계자료들은 대부분 추정치이고 믿을 수 없는 자료들이 많다. 북한은 세계 5위의 석탄매장량을 갖고 있고, 세계 8위의 원유 부존국으로 알려져 있다. 식량이 부족하지만 식량자급률은 90% 중반대로 오히려 식량자급률 30% 수준인 남한보다 높다. 자연기후에 있어서 남북한은 고도가 다르기 때문에 남한의 농기계 중에서 원동기, 트랙터를 제외한 작업기 등은 상당부분 북한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수량도 지역별 편차가 심해 평안도는 가뭄이 심하고, 평안도는 홍수가 빈번하다. 그래서 작물의 재배방식과 종목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식량작물의 경우 남한은 쌀이 주종이지만 북한은 옥수수, 감자 등이 중요하고, 농경지의 경사도도 남한과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농기계가 요구된다. 북한의 농업기계화는 남한보다 먼저 시작됐다. 주체농업인 포기농사(밀식재배), 적지적작, 과학영농은 북한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추진됐지만 홍수·가뭄으로 인한 대기근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북한의 농업기계화 산업구조는 농업과학원(농업기계화연구소), 농과대학 등이 있으며, 이용조직으로는 협동농장, 도·군단위 농기계제작소, 국영기업인 금성트랙터종합공장 등이 있다. 협동농장은 독립체산제로 경영되고 있어 독자적으로 투자를 받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개인소유 텃밭을 인정하기 때문에 최근 전문작업기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도·군단위 농기계제작소는 단순히 농기계수리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농기계를 개조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성트랙터공장은 자체적으로 대학까지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유연생산체계와 로봇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연생산체계는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대동공업도 갖추고 있지 않은 시스템이다. 다만 현재까지 알려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유통조직과 사후봉사업소가 없기 때문에 남북경협이 추진될 경우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북한과의 농기계교류협력은 북한의 농업기계화 정책노선을 고려해 추진되어야 한다. 남한의 농업기계화는 농업인구 감소를 통해 가속화된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얼마나 빨리 농업인구를 줄여가는 가에 따라서 북한의 농업기계화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또한 북한과의 경제협력 추진시 우리 기업들이 북한시장을 목표로 할 것인지 동북3성, 연해주, 러시아 등을 목표로 할 것인지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다. 북한이 개방화로 들어서는 순간 인접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지기 때문이다. 북한 기술인력의 기술수준과 기본소양은 상상 이상이다. 북한은 우리식의 최고기술력을 가진 국방과학원 같은 곳에서도 농기계를 개발한다. 교류협력시 북한기술력을 때로는 우리가 받아들일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정책적인 지원과 제도마련이 가장 필요하다. 또한 교류협력을 위한 전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되기 전에 북한농업과 농업기계화현황에 대한 현황파악이 우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을 꾸리고 추진과제를 마련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무드 조성으로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농기계조합에서 개최된 ‘남북 농기계교류협력 추진을 위한 정책좌담회’모습

◇ 하창욱: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우리 농기계시장이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급속하게 평화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비록 평화체제가 마련됐다고는 하지만 바로 남북경제협력, 특히 농기계교류협력이 이루어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UN과 미국의 국제제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농기계분야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대북 인도적 지원분야에 포함되는 산업군이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이 본격화되면 우선해서 교류협력이 시작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준비를 철저히 해서 교류협력를 대비했으면 좋겠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위한 T/F팀을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준비를 서두르지 않으면 북한시장을 다른 나라에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개방화가 본격화되면 3~4년 이내에 중국, 일본, 미국 등의 농기계기업들이 북한에 다 들어올 것이다. 우리가 미리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유관기관, 산업체들이 힘을 모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농기계산업분야의 진출은 제조, 유통, 인프라 등 상당한 준비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중복투자와 정책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추진을 위한 창구가 단일화되는 것이 좋겠다. 또한 교류협력의 규모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기 위한 현지 실태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일관성 있는 정책과 장기적 안목의 인프라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강대식: 국내 농기계산업은 장기침체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대다수의 국내 농기계기업들은 북한을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심각한 남한의 인력난을 교류협력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정책적으로 일원화 할 수 있는 통합기구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정쟁과 이권개입을 막기 위해 투명성과 공정성이 철저하게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추진되어야 할 정책으로는 우선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부터 이루어져야 하고, 거점확보를 위한 테스트베드가 마련되어야 한다. 북한시장 개척에 있어 가장 유리한 것은 북한 내에 직접 제조설비를 갖추어 농기계를 생산보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우리 농협처럼 북한주민이 농기계를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할부금융시스템 지원이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시장이 개방되면 중국제품과의 가격경쟁력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 수요기계를 개발할 수 있는 R&D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북한 대응용 농기계개발은 동남아 신흥시장 개척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끝으로 천안국제농기계박람회(KIEMSTA)와 같은 박람회를 평양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북한내의 농기계 보급확산 분위기 조성과 농기계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좋겠다. 생산기지는 남한 기업의 단독, 컨소시엄, 북한과의 합작 등 다양한 형태가 제시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아야 한다.

◇ 한원희: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의 무게비중이 너무 농기계에만 국한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미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평양시 등에 2ha 규모의 시범온실 설치를 포함한 시설기자재 지원이 이루어졌다. 북한은 최근 시설원예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자체개발한 시설하우스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이 다시 시작되면 북한은 시설기자재에 대한 교류협력을 요청할 가능성 높아지는 이유다.

북한의 시설온실 교류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지역 환경특성과 개발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최소 1주일 정도는 남한 시설원예 전문가의 파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시설온실 기자재 생산을 위한 북한내의 산업기지 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온실운영과 기술보급을 위한 인력양성과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단계별 교류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지 적응성 검토를 위한 시범온실 설치와 테스트베드가 구축되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 정책좌담회 후 참석 패널들과 농기계조합 지역별 협의회장들이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의 성공을 기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최규홍: 농촌진흥청에서 32년간 근무하며 느낀 부분이지만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의 농업과 농업기계화에 대한 신뢰할만한 DB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이 시작되면 무엇보다 북한실정에 대한 정확한 자료수집부터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업초기에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한 식량지원이 먼저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농기계 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농업기계화를 위해서는 북한실정과 노동경합해소에 필요한 이앙기, 파종기, 수확기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북한의 수확후 곡물손실율은 16%로 추정된다. 수확후관리 기계장비와 기술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와 함께 남북한 공동으로 북한지형에 적합한 밭농업기계 개발보급이 추진되는 것이 좋겠다. 또한 북한의 미래시장 확보를 위한 중장기전략을 마련해 중국, 일본 등의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시장선점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기적 성과에만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밀한 계획수립이 요구된다.

◇ 이주량: 농업은 정치적 중립이기 때문에 투자대상으로 적합하다. 남한의 첨단화된 농업기술과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우리 농기계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지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북한농업에 대한 연구체계를 확립시켜 중장기적 큰 그림과 세부이행계획을 수립하는 종합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남북 농업협력을 위한 플랫폼 관점에서 테스트베드와 공동연구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좋겠다. 아울러 미래 농업협력과 북한농업을 발전시킬 인력육성을 준비해야 한다.

◇ 김경미: 남북 농기계교류협력을 추진하기에 앞서 북한 농업생산기반에 대한 현황파악이 우선되어야 한다. 농기계를 활용할 수 있는 도로, 산림 등의 정비는 물론 경지정리 재추진, 수리관개시설 개보수 등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부분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과거 남한에서도 경지정리와 농업기계화 추진을 통해 대규모 농촌인력을 산업인력으로 활용해 경제발전을 이룩한 선례가 있다.

북한은 논보다 밭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교류협력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농업생산에 적합한 농기계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북한의 2013년 기준 트랙터 보유대수는 약 6만대 수준이지만 연료의 질이 떨어져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료공급체계와 부품수리에 대한 시스템 확보가 필요하다. 향후 지속가능한 교류협력을 위해서는 완제품 위주가 아닌 북한내의 생산기지화를 통한 농기계 생산체계도 추진되어야 한다.

◇ 홍상영: 2000년대 북한에 대한 농기계지원시 북한은 주체농법을 바꿔 밀식재배에서 소식재배로 일부 전환하는 등 남한 농기계에 맞는 영농법을 발전시켜 적용하는 것을 보면서 남한 농기계지원효과에 대한 충분한 확신을 느꼈다. 그러나 남북간 정국이 경색되면서 남한 농기계의 부품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남한 농기계에 대한 친화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대두됐다. 이로 인해 북한은 중국의 저렴한 농기계를 선호하게 되면서 중국제품에 대한 친화성이 높은 편이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남북 교류협력은 북한에 이익이 되는 부분을 전제로 북한이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경협추진시 매우 주의해야 한다. 접근방식에 있어 남한 제품을 강요하기 보다는 북한실정에 맞은 농기계개발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 전주명: 북한은 전국이 리(里)단위의 협동농장 체계로 조직되어 있다. 낙후된 지역의 경우에는 농기계 없이 인력에 의존해 농사를 짓고 있다. 트랙터·콤바인·이앙기가 보급된 큰 단위의 협동농장의 경우에도 연료가 부족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양수기가 공급되어도 전력사정이 안좋아 가뭄과 홍수피해에 취약한 형편이다.

북한의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인력에 의해 활용할 수 있는 농기계지원이 선행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종자, 농약, 비료 등의 농자재지원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동력기계의 경우에는 연료, 전력 등의 사회기반시설과 연계해 추진되어야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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