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샷법 개념 및 시행배경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은 공급과잉 업종의 기업이 신속하게 사업재편을 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등 사업재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의 관련 규제를 특별법으로 한 번에 풀어준다 해서 일명 ‘원샷법’이라 불린다.

지난해 7월 이현재 의원이 ‘기업활 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제정안을 대표 발의해 올해 2월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지난달 13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업재편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이미 1999년부터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해 산업분야는 물론 최근에는 보건의료, 농업과 같은 서비스와 1차산업 분야까지 전 산업으로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우려해 3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사업재편을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여러 가지 특혜가 있는 만큼 적극적인 활용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원샷법의 적용대상

원샵법의 적용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과잉공급업종’에 속한 ‘정상기업’이어야 한다. 산업부는 과잉공급업종의 판단기준으로 영업이익율, 보조지표 2개 충족, 수요회복 가능성 등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만 과잉공급으로 인정하고 있다.

농기계업계는 트랙터·콤바인·이앙기 등 주요 농기계의 국내공급이 1997년 총 7만6851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4년에는 최고치 대비 1/4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에 과잉공급을 입증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영업이익율은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 3년간의 평균이 과거 10년간의 평균보다 오른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농기계업체의 경우에는 대부분 원샷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기계 과잉공급이 오히려 농기계업종을 원샷법의 대표적인 수혜종목으로 주목받게 만들고 있는 이유다.

◇ 원샷법의 처리절차

원샷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 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에 산재해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혜택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지만 자격심사가 까다로워 주무부처 담당자와 사전상담을 먼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혜택이 있는 만큼 대기업의 지배구조 강화나 일감 몰아주기, 편법상속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원샷법을 악용할 경우에는 지원액 3배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농기계업종의 경우에는 산업부 기계 로봇과가 담당하게 된다.

기계로봇과 담당사 무관과의 사전심의를 통해 자격요건이 되면, 사업 재편계획 신청→주무부처 검토→사업재 편계획심의위 원회 심의→주무부처 승인→사업재편 실행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최단 30일 이내부터 최장 120일까지 해당기업상황이나 사안에 따라 승인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동양물산의 경우에는 지난달 16일 신청을 해 이달 7일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22일만에 승인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 원샷법 혜택 및 지원규모

사업재편 승인기업에는 상법상 사업재편절차 간소화, 공정거래버상 규제완화, 세제와 자금, 규제특례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우선 상법상의 사업재편 절차가 간소화된다. 구체적으로 현행 상법에서는 없는 소규모분할 제도가 신설돼 자산총액 대비 10% 미만의 사업부문을 떼어낼 때 필요한 주총 특별결의를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다.

또 소규모 합병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합병대가로 발행하는 주식이 합병기업 발행주식총수의 20% 이하인 경우, 합병기업 주총 특별결의를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다. 현행 상법은 주주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10%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간이합병 적용대상도 확대돼 합병기업이 피합병기업 발행주식총수의 80% 이상(현행 상법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피합병기업 주총 특별결의를 이사회 결의로 갈음할 수 있다. 주주총회 절차도 간소화된다. 현행 상법상 2주 전 진행하는 기준일·주주명부 폐쇄 공고와 주총소집 통지·공고는 7영업일 전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현행 상법상 1개월로 규정돼 있는 채권자의 이의제출기간은 10영업일로, 20일로 규정돼 있는 주식매수청구 신청기간은 10일로 각각 단축된다. 주식매수청구대금 지급기한도 연장돼 현행 상법상 상장법인 1개월, 비상장법인 2개월인 주식매수청구대금 지급기한은 각각 3개월, 6개월로 바뀐다. 사업재편 시 충분한 자금조달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공정거래법상 규제완화의 혜택도 기대된다.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특례로, 사업재편계획에 기업결합이 포함돼 있는 경우 사업재편계획을 주무부처에 제출한 시점에 자동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개시된 것으로 간주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심사시 해당 기업결합에 대한 주무부처 의견이 고려된다. 상호·순환출자 제한규제에 대한 특례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내 계열사간 상호·순환출자 해소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된다.

특히 채무보증 제한규제에 관한 특례가 적용돼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내 계열사간 채무보증을 할 수 있게 된다. 지주회사 규제에 관한 특례로 지주회사가 자본총액 2배 이상의 부채를 보유할 수 있게 되고,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의 40%(상장회사 20%) 이상 보유해야 하는 규제도 유예되며, 지주회사가 비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규제에 관한 특례로, 손자회사가 새로운 증손회사를 인수할 때 지분을 100% 보유하지 않아도 되고, 두 손자회사가 하나의 증손회사에 대해 3년간 공동출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세제지원 혜택도 볼 수 있다. 기업간 주식교환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24.2%)는 교환주식 처분 시까지 이연되며, 해당 주식교환에 대한 증권거래세 (0.5%)도 면제된다. 이연된다는 것은 나중에 부과한다는 뜻이며, 이 법이 3년 한시 특별법이란 점을 감안할 때 3년 뒤 부과된다는 의미다. 합병후 중복자산을 처분하고 새로운 자산 취득시 중복자산 양도차익 법인세도 이연된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금융채무 인수·변제시 모회사의 법인세가 감면되고 자회사의 채무면제 이익에 대한 법인세도 이연되며 모 회사의 증여세(24.2%)도 비과세된다.

재무건전성을 위해 자산을 양도해 금융채무 상환자금을 마련하는 경우 자산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도 이연된다. 또 주주 등이 자산을 무상증여한 경우 증여받은 법인의 자산증여이익에 대한 법인세가 이연되고 증여한 주주 등의 증여재산가액에 대한 법인세는 감면된다. 금융기관에 의한 채무면제시 채무면제 이익에 대한 법인세는 이연되고 해당 금융기관의 면제된 채무금 액에 대한 법인세는 감면된다. 합병·증자·회사설립 등에 따른 회사 자본금 증가시 등록면허세(자산증가분의 0.4%)는 50%가 감면된다. 이외에 재정자금 지원, 근로 자에 대한 안전망 제공 등을 받을 수 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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