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기준 밭작물 기계화율 56.3%…범용 밭작물기계로 기계화율 

범용 잡곡수확기 지상고 조절기능 강화…두둑높이 달라도 수확 가능

진보적 경영철학 담은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임업기계 특허기술 개발

강범선 (주)에이치에스엠 대표

2015년 농촌진흥청의 ‘밭농업 생산성 제고방안’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밭농업 기계화율은 56.3%로 논농업의 94%에 훨씬 못 미치며, 노동력이 집중되는 밭작물 파종과 수확작업의 기계화율은 20% 내외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 ‘제7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을 통해 밭작물 재배농가는 대부분 영세해 농기계 구매력이 취약한 것으로 발표했다.

영세농가가 작물별 전용 파종·수확기를 개별 구매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밭작물 재배농가들에 큰 도움이 될 밭작물기계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주)에이치에스엠(대표 강범선·사진)으로 대부분의 밭작물 수확에 사용가능한 범용 잡곡수확기를 제조해 전국을 돌며 시연했고 시군농업기술센터와 농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에이치에스엠은 2011년 설립된 임업기계 전문회사로 설립 5년차이기에 아직은 기반을 다져나가는 단계라 볼 수 있지만 강 대표를 비롯해 풍부한 경험의 직원들이 있어 업계에서는 영향력이 큰 기업이다. 강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농기계를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 30년간 농기계 업계에 몸담은 이른바 베테랑이다.

농기계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임업기계 분야 발전에 노력하는 동시에 뒤쳐진 밭농업 기계화를 위해 획기적인 밭작물 기계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농민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기계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강원도 출신인 강 대표는 밭농사를 많이 짓는 농가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라며, 꼭 도움이 될 수 있는 밭작물 기계를 만들고자 마음먹었다고 한다. 강 대표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우리 환경에 맞는 잡곡수확기와 잡곡탈곡기 제작을 해달라는 요청이 오자 흔쾌히 승낙하고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 범용 밭작물기계 개발로 농가 농기계 구입부담 감소기대

에이치에스엠은 주력제품으로 잡곡수확기 HSM ZRJ35M을 개발해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이 수확기의 가장 큰 특징은 콩을 제외한 참깨·수수·조 등 모든 잡곡의 수확에 이용할 수 있는 점이다. 잡곡수확기 하나로 다종의 작물수확이 가능하다면 작물별 전용수확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니 농가에서 농기계구입을 할 때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강 대표는 “수확기 하나로 여러 작물에 써먹을 수 있어야 경제적이지”라며 “내가 사서 쓴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참깨·들깨·수수·조·율무 등 모든 잡곡의 수확이 가능한 자탈형 잡곡수확기

또 다른 특징은 예취와 동시에 결속이 된다는 점이다. 이 수확기는 작물을 예취한 뒤 적당량씩 모아 밴딩해 묶어준 후 배출한다. 밴딩을 해서 배출하니 결속작업에 시간을 쏟을 원인이 사라지고, 작물을 모아 이동하기도 용이하다. 강 대표는 결속 작업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다른 작물은 다 괜찮은데 콩의 경우 압축과정에서 탈립이 돼 손실률이 높아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눈여겨볼 또 다른 장점은 지상고 조절기능이다. 지상고를 400㎜까지 조절할 수 있어 높은 두둑을 형성해 재배하는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수확기가 걸릴만한 높이의 두둑을 가진 곳은 웬만해선 없을 것”이라며 자신했다.

범용 잡곡탈곡기 HSM FG78도 주목받는 제품이다. 수수· 좁쌀·율무 등 다양한 작물에 사용가능하다. 크롤러형으로 주행이 가능해 탈곡할 작물을 옮길 필요가 없어 작업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탈곡작업 시 베어낸 작물을 줄기째 잡곡 공급대로 밀어 넣어주면 낟알을 탈곡하고 줄기부분은 옆으로 배출된다.

수확현장에서 바로 탈곡이 가능한 범용 잡곡탈곡기 생 산라인

강 대표는 잡곡수확기와 잡곡탈곡기를 개발한 뒤 강원도 영월군, 횡성군, 경기도 안성시, 충북 진천군 등 지역에서 시연했다. 잡곡수확기와 잡곡탈곡기는 범용으로 다수 작물에 적용가능하고, 사용하기가 편리해 시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과 잡곡작목반 농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고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 임업기계 국산화 주력, 특허기술 개발로 이어져

타워형 스윙야더 SWT-200은 에이치에스엠이 임업기계 국산화에 주력해 개발한 제품으로 ‘굴삭기 장착형 집재장치’에 대한 특허(제 10-1510063호)를 획득해 공급되고 있다. 이 제품은 5톤급 이상 굴삭기에 장착해 전목집재, 목재의 상·하차 및 정리작업에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운용면에선 무선방식 스윙야더로 1인 작업이 가능하고 작업반경에서 벗어나 작업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사후관리로 분기마다 당사에서 기계의 작동방법 설명 및 실습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치에스엠은 스윙야더를 나라장터에 등록할 때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한다. 제품등록 시 성능평가서를 첨부해야하는데 성능평가에 관한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아 산림과학원과 임업진흥원에서는 “우리기관의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만 들었다고 한다. 스윙야더는 성능평가서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지 못해 나라장터에 등록되지 못하고 시간만 지체되고 있었다. 급해진 에이치에스엠은 조달청에 확인해 ISO인증을 받아 제출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에이치에스엠 관계자는 “제품출고는 다 준비됐는데 등록 때문에 3달을 소모했었다”며 당시의 답답함을 전했다. 

◇ 2014년 기업부설연구소 설립…마스터플랜의 첫 걸음

에이치에스엠이 보유한 대지는 5000평으로 900평인 공장 규모의 5.5배에 달한다. 강 대표는 장기적 발전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구상하면서 기술개발에 필요한 부속기구나 유통에 도움을 줄 조합의 설치를 염두에 뒀고 이를 대비해 대지규모를 늘렸다고 한다. 강 대표는 장기계획의 첫 걸음으로 2014년 7월에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충남 천안시에 위치하고 있는 HSM 본사전경

연구소에서 제품개발을 주도한 이후 스윙야더 특허획득, 잡곡수확기와 잡곡 탈곡기의 출시, 장작제조기 등의 결과가 이뤄졌다. 강 대표는 “농기계는 기본 10년 이상 써야한다”며 “더 좋고 더 오래 쓰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표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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