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과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도 변하고 축산업도 많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축산물 증가와 악성가축질병 등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우리 축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본지는 지속가능한 미래형 축산기술의 현주소를 찾아보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연간기획으로 최신 축산기술 개발실태와 현장실증의 대표성과를 소개한다.

친환경 동물사체 처리장치 개발로 축산농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을 보태고 있는 강석진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수의연구관

알카리용액·열·압력 이용한 가수분해로 농가 신속처리

액상부산물 오염위험 없어 하수처리·토양비료 등 활용

동물사체 발생 시 소각, 매몰방법 등에 국한된 처리로 고비용, 환경오염, 환경분쟁 등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동물사체를 재활용이 불가능한 오염물로만 취급하는 국민의 부정적 인식으로 동물사체의 친환경적 처리와 더불어 동물사체 처리부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순환형의 처리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은 가수분해방식의 동물사체 액상화 처리기술을 개발하고, 고정식, 이동식 및 대형화 장비를 구축해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폐사된 동물의 사체는 부패로 질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2차 오염을 막기 위해 멸균처리 하되, 우선적으로 발생농장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사용하는 소규모 랜더링 방식이나 FRP통 매립, 퇴비장 처리방식은 작업 후 발생되는 부산물처리와 오염원을 신속히 치우기 힘든점 등 처리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동물사체 액상화 처리장치’는 동물사체를 알칼리(KOH) 용액과 열, 압력을 이용해 가수분해하고 액상 물질 형태로 만드는 장비다. 알칼리 가수분해는 동물사체의 구성성분인 단백질 등이 가수분해 과정을 거치면서 아미노산 등의 작은 크기로 분해되며, 액상으로 분해된 최종 산물에서는 DNA조차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작게 분해되고 멸균 처리된다.

바이러스·미생물 구성성분 또한 단백질 등으로 이뤄져 있어 가수분해과정을 거치면 동물사체와 마찬가지로 완전멸균처리가 이뤄진다.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바이러스의 경우 pH11.0 이상의 알칼리에서 빠르게 사멸되며, 감염된 가축도 알칼리 가수분해 과정을 거치면서 완전멸균처리가 가능하다.

가금류 등 농장 내 동물사체 처리장치

돼지 등 대용량 농장 내 동물사체 처리장치가금류

국외에서도 악성가축전염병에 감염된 동물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이미 적용되고 있다. 수산화칼륨(KOH)을 사용하는 알칼리 가수분해 방식은 처리과정 중 별도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으며, 액상화된 부산물의 경우 토양개량제 등 재활용 가치의 범위를 증대시킬 수 있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농장 내 자가 처리장비 중 하나인 소규모 랜더링 처리방법은 고온·고압의 증기멸균기(Autoclave) 형태의 압력용기에서 250℃, 3기 압(atm) 수준의 조건으로 멸균 등의 동물사체처리를 하고 있으나, 알칼리 가수분해의 경우 100℃, 1기압(atm) 미만의 조건으로 완전멸균과 동물사체의 액상화 처리가 가능하다.

알칼리 용액의 사용 후 생성된 액상처리물은 이산화탄소(CO2) 가스주입을 통한 중화과정을 거치며, 최종 액상부산물은 중성의 멸균처리된 액상물로 하수처리 등이 가능하다. 작업시간은 2시간 이내 처리가 가능해 소각방식의 6시간~8 시간과 랜더링 방식의 4시간~6시간에 비해 훨씬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 또한 처리과정 중 별도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고, 액체상태의 처리산물은 추가 처리작업 없이 토양개량제나 비료, 사료, 공업용원료 등으로 바로 재활용할 수 있다.

알칼리 가수분해의 부산물의 경우 높은 탄소(C), 질소(N), 인(P), 칼륨(K) 함량을 가지고 있어 토양에 바로 사용이 가능하며, 사료원료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특히 소형동물인 실험 동물, 개, 고양이, 닭 사체부터 돼지, 소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을 처리할 수 있어 모든 동물 사육농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즉 농장, 실험실, 지자체 동물처리시설 내 자체처리가 가능한 고정식 장비와 살처분가축 등 발생지 이동 후 활용이 가능한 이동식의 대용량 장비, 사업체·지자체 등 대형 공동처리시설 내 구축가능한 장비로 다양화가 가능하다.

앞으로 환경오염물질 배출없는 친환경적 동물사체 처리기술 적용으로 대기·지하수오염, 질병오염원 배출 등 기존 방법의 문제점 해결은 물론 동물사체의 액상화로 처리부산물 재활용 및 후처리 작업의 최소화와 악취·오염원 미발생, 기계내 안전처리 및 자동화로 동물사체 처리작업의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물사체처리의 국민적 친환경적 처리문화 정착을 위한 국가단위 표준장비로 적용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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