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없는 폭염이 한달 넘게 지속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사육환경의 악화, FTA체결 확대로 인한 축산물 가격하락,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위축 등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연속기획으로 축종별 축산단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축산농가의 당면현안과 해결과제를 살펴본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 기후변화, FTA체결 확대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 최근 가장 큰 문제점은 ‘김영란법’이다. 법시행을 앞두고 한우소비가 위축되면서 소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 추석 출하를 계획하고 입식해 길러왔는데 가격이 이렇다 보니 한우농가들은 아무래도 대목을 상실한 분위기이다. 소값이 회복되나 했는데 김영란법으로 인해 애꿎은 한우 산업의 피해만 커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인 농어업 품목에 대해서까지 엄격한 법리적용을 하는 것은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 정부에서 축산농가의 FTA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지 않다. 보완책이 있다면.

- FTA체결 때마다 정부에서는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우산업은 생산비용이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해소하지 않으면 농가에서 대책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사료비가 50%를 차지하 고, 송아지 입식비용 등이 높기 때문에 농가에서 이런 부분을 절감하지 않고서는 수익성을 높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에서 여러 정책을 펴고 있지만 융자대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미미하다. 외국처럼 직불금 체계를 개편하고 정부의 여러 정책을 기본적인 소득이 보전되는 구조(비육우나 송아지를 적정가격으로 보장되는 구조)로 변경한다면 농가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 축산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축산기자재의 현대화가 시급하다. 뒤따라야 할 지원보급정책은.

-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경우를 여러번 봐왔다. 축산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고, 또 무허가 축사해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많은 농가들이 무허가축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축사를 신축 또는 개축해야 할 경우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농가도 많다. 그래서 무허가 축사를 적법화, 양성화하기 위해서는 축사시 설현대화사업에서 연계되어 지원돼야 한다. 현재 보조비율 30% 에 대해서도 양성화 대상농가에는 보조비율을 높여 농가부담을 줄여주어야만 적법화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수많은 농가들이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데 한우 수급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축산농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법률적 개선방안이 있다면.

- 축산농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협회에서는 대기업의 축산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이 농업분야에서 진출하는 경우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때문에 한우농가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상실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협회에서는 축산법에서 대기업 축산업 참여 금지조항을 다시 부활시키고 농가규모에 따라 전업농, 준기업농, 기업농으로 구분해 시설현대화 등 일부지원 및 보조를 제한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축산업을 지정해 대기업이 법적·제도적 진출에 제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FTA 피해보전직접지불제 개선이 필요하다. FTA 피해에 대해 직불금 발동기준이 까다롭고 보전비율이 낮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FTA 피해보전직불금 발동기준을 3년 평균가격의 90%에서 95%로 완화하고 품목별 현실에 맞는 기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 보전비율을 가격 차의 90%에서 100%로 상향조정하고 발동기준 적용 및 보전 기간을 연장하고 발동기준에서 수입기여도를 제외해야 한다. 

△ 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당면현안과 추진과제는.

- 김영란법 개정을 위해 국회의원 대상 법개정 동의서명을 받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도 되기 전인데 유례없이 명절 전 소값이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한우산업 에 후폭풍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에서는 국내산 농축산물 제외를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근 한우가격이 비싸다 보니 한우의 등급제에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지방의 해로움만이 부각되면서 한우 등급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라가 있다. 정부에서도 등급제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데, 한우농가의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와 한우농가가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무허가축사 문제해소는 우리 협회 뿐 아니라 축산업 전체에서 화두라고 생각한다.

2018년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데, 적법화하지 않을 경우 사용중지, 폐쇄명령을 할 수 있어서 해당농가들이 비상이다. 우리나라 무허가 축사는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5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우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다. 정부가 무허가 축사 개선대책을 수립했지만 건폐율 문제, 그린벨트 문제 등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고 양성화에 한계도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지원대책이 있어서도 무허가축사 농가들이 개선할 사항이 너무 많고, 어렵다 보니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농가들이 실질적으로 실현가능한 적법화 기준안이 다시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에 대책본부를 두고 각 부처를 총괄할 수 있어야 무허가축사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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