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작물용 트랙터의 가장 큰 특징은 유압으로 뒷바퀴를 최대 30cm까지 넓힐 수 있다는 점이다. 120~150cm까지 조절할 수 있다. 유압으로 뒷바퀴를 조절하는 트랙터 차축 부위.

전방에 운반적재기가 부착된 밭작물용 트랙터.

전방에 붐 방제기가 부착된 밭작물용 트랙터.

붐 방제기·운반적재기 등 전방에 설치…2020년까지 부속작업기 추가 개발
마늘, 양파, 감자, 고구마 등 키작은 작물에 적용…키 큰 작물은 추후 과제

밭농업 전용 트랙터와 부속작업기가 개발돼 내년 상반기부터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계들이 상용화되면 밭작업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어 농촌 일손부족 해소,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산업체와 공동으로 밭농업 적합 트랙터와 부착작업기 2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2년간 진행된 ‘밭작물용 트랙터 및 부착작업기 개발’사업에서 공모를 통해 선발된 국제종합기계가 트랙터를 개발했고 농업공학부 밭농업기계화연구팀 김영근 실장과 강태경 농업연구사가 각각 부속작업기인 ‘붐 방제기’와 ‘운반적재기’를 개발했다.

기존 트랙터는 앞바퀴 폭이 좁고 최저 지상고가 낮아 밭작물 관리나 수확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트랙터는 뒷바퀴 폭 조절, 최저지상고 높이기, 작업기 부착방법 등을 통해 이런 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일단 앞바퀴는 바퀴 안쪽기준으로 126cm, 140cm 등 2가지 형태로 고정하도록 했다. 뒷바퀴는 유압을 이용, 바퀴 안쪽 기준으로 폭을 120~150cm까지 조절할 수 있다. 한쪽 바퀴로 보면 최대 15cm까지 넓어질 수 있다. 지역이나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른 두둑폭에서도 쓸 수 있게 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최저지상고는 기존 트랙터의 37cm보다 8cm 높여 45cm로 고정됐다. 밭작물 생육중에도 밭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키 큰 작물에는 활용하기 어렵다. 현 트랙터에 적합한 작물은 마늘, 양파, 감자, 고구마 정도고 배추는 생육중에는 괜찮으나 다 자랐을 경우 50cm로 트랙터에 의해 넘어질 수 있다. 이 부분은 해결과제로 남겨졌다.

작업기 부착방식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기존 트랙터는 작업기를 후방에만 부착해 사용함으로써 뒤를 보며 작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트랙터는 전방에도 부착할 수 있어 앞을 보며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다.

◇부착작업기 2종, 트랙터 전방 설치…작업 용이
새로 개발된 부착작업기는 붐 방제기와 운반적재기 등 2종이다.

붐 방제기는 트랙터 전방에 붐대를, 후방에 약제통이 설치되는 방식으로 부착된다. 붐대는 좌우 각각 3단 접이식으로 길이는 총 12m이고 장애물에 부딪히면 접히면서 약제살포가 멈춰진다. 10a 밭에 약제를 뿌리는 데 5분 정도가 소요된다.
운반적재기는 트랙터 전방에 부착해 무거운 수확물의 운반과 적재를 한번에 할 수 있다. 유압을 이용해 전후좌우 이동이 가능하고 정확한 적재를 위해 50cm 정도 적재물을 밀어주는 기능이 추가돼 있다.

◇밭작물용 트랙터·작업기, 내년 상반기 시판

이번에 개발된 트랙터와 부속작업기는 안전성 검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시판될 전망이다.
트랙터는 개발당시 뒷바퀴 조절을 어떤 식으로 할지, 정지된 상태에서 유압에 의해 바퀴가 밀어지는지 등에 대해 많이 논의됐다. 앞바퀴 고정, 뒤바퀴 및 지상고 최대 확대 폭등은 안전성을 감안해 정한 수치다.

운반적재기의 경우 약액탱크가 트랙터 후방에 설치된 것은 작업도중 앞으로 쏠릴 경우를 방지한 장치다. 논과 달리 밭은 경사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붐 방제기의 길이나 장애물에 부딪히며 뒤로 접히면서 약제살포가 멈춰지는 것도 안전성과 관계가 깊다. 밭에 돌이나 나무 등 장애물이 있을 수 있고 작업도중 충돌에 의해 기계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지난 6일 개발된 트랙터 및 부속작업기의 실용화를 위해 전북 고창에서 현장평가회를 개최했다. 참석한 농민들은 뒷바퀴가 움직이는 것, 운반적재기에 설치된 50cm 추가로 밀어주는 기능 등에 대체로 좋은 점수를 매겼고 보완점으로는 운반적재기의 경우 10도까지 기울여 들 수 있는데 30도 가까이 경사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사진 밭을 내려갈 경우 10도 정도면 트랙터 이동 중 적재물이 앞으로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진청은 농민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이달까지 기술적 보완을 마무리하고 안전성 검사를 거친 뒤 1월에 가격신고 후 내년 상반기부터 농가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농진청은 특히 밭농업의 트랙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부속작업기 추가개발에 나선다. 무 파종기, 무·배추 수집기, 마늘 수확기 등이 이 기간 중 순차적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선태규  editor77jin@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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