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농기계는 전기‧전자가 핵심기술”

정밀농업‧로봇‧자율주행 기반기술 지금 습득해야 늦지않아

농기계 수리기술보다 고장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술필요

홍순중 농촌진흥청 역량개발과 농기계팀장이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전임교수 공개채용에 최종합격하면서 내년 1월부터 농수산대학 ‘정밀농작업 및 스마트팜기계’ 분야 전임교수를 맡게 됐다. 1994년 대전시농업기술센터 지방직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2006년부터 농촌진흥청 역량개발과 농기계팀에서 13년간 전국 농기계담당공무원의 농기계교육과 기술보급에 힘써온 홍 교수는 주경야독을 통해 충남대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은바 있다. 자리를 옮기는 홍 교수를 만나 그동안 추진했던 농기계교육지도사업의 과제와 향후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13년간 전국 농기계담당 지방공무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지도사업을 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농기계교육만을 전담할 수 있는 과(課) 단위의 확대된 조직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지 못하고 자리를 옮긴다는 점입니다”

홍순중 교수는 농촌진흥청에서 그동안 이룬 성과에 앞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전국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단위 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분야에 근무하는 지방공무원의 숫자만 해도 1500명이 넘기 때문에 중앙단위의 교육전담부서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는 뜻이다. 그러나 홍 교수의 이러한 노력은 농촌진흥청 내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내년부터 역량개발과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확정된 기구개편은 아니지만 내년부터 역량개발과의 조직이 확대개편돼 ‘(가칭)농업과학인재교육원’으로 독립될 전망이다. 교육원내 역량개발과와 첨단기술교육과로 나뉘어 농기계담당 지방공무원에 대한 전문역량을 강화하는 교육들이 추진될 예정이다.

“농업기계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 기계식이 전기‧전자식으로 바뀌고 있고, 센서에 의한 정밀농업, 로봇‧자율주행 등의 첨단농기계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농기계담당 지방공무원에 대한 전문역량강화, 장비구축 등의 선행교육이 필요합니다. 농업인에게 아직 첨단농기계의 실체들이 나타나지 않아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실체가 나타난 이후에 지방공무원에 대한 교육이 이뤄진다면 이미 늦습니다.”

홍 교수는 농기계담당 지방공무원의 역량강화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기계식에만 익숙한 20년차 이상의 농기계공무원에게 새로운 자동화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제 막 농기계공무원에 입문한 초보공무원과 5년에서 15년 사이의 중견공무원에 대해서는 교육의 내용과 전문성을 달리해서 심화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농기계담당 지방공무원의 교육과정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전기전자 기초지식은 물론이고 아두이노시스템 활용기술, 드론‧무인기 활용기술, 정밀농업 심화기술 등의 커리큘럼이 보강돼 전문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홍 교수는 국립한국농수산대학 교수 공개채용에 응시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농수산대학은 일종의 사관학교 형식으로 미래 우리농업을 짊어지게 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첨단농기계 조기교육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사명감을 가지고 지원했다는 것이다.

“미래 스마트농업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젊은 인재들의 첨단농기계 조기교육이 필요합니다. 또한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우리 농업기계화를 발전시키고 적기영농을 통한 농가소득향상의 성공모델을 확산하는데 있어서 농수산대 젊은인력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홍 교수는 농기계 조기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첫째로 농기계사고예방을 꼽았다. 매년 1500건의 농기계사고가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 취급부주의나 조작불량, 운전미숙 등으로 발생하고 있어 조기교육을 통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전문성 확보는 농촌고령화에 따른 지역사회의 농업기계화 확산과 기계화를 통한 적기영농 확산에도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다. 둘째로 전문자격증 취득을 통한 체계적인 기술력확보를 들었다. 농기계 자격증 취득을 통해 안전한 농기계활용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홍 교수는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교육방향에 대해서도 나름의 기준을 세워두고 있다.

“농기계는 앞으로 전기전자쪽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류에 맞춰 농기계를 수리하는 기술보다 고장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생산비를 절감하고 부농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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