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위기의 농기계산업‧‧‧적임(適任) 대표 뽑는 일부터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행운과 다산을 상징하는 돼지해에 재물을 상징하는 황금이 더해져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러나 우리 농기계산업의 현실은 어둡기만 합니다. 내수시장의 장기불황이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체 내수시장 규모는 약 2조30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정부융자실적 기준 농기계판매는 7631억7454만원을 기록해 전년도 7290억330만원에 비해 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난해 판매실적이 늘어난 가장 큰 영향은 기저효과에 따른 트랙터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일 뿐, 대부분의 작업기 공급실적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요기종인 트랙터(3812억원), 콤바인(1435억원), 승용이앙기(711억원) 등 3개 기종의 판매실적은 5958억7411만원으로 지난해 전체 융자실적의 7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작업기 판매실적은 1673억원으로, 전년도 작업기 판매실적인 1706억원에 비해 오히려 2% 감소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업기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공급포화, 농기계임대사업, 농협판매가인하 등 여러 요인들을 거론하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농기계공급을 필요로 하는 농업규모와 농가소득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20년 동안 농가 수는 약 144만호에서 105만호로 27.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농가인구는 447만명에서 239만명으로 46.5%나 줄어들었습니다. 호당 농업소득 또한 1997년 1020만원에서 지난해 1014만원으로 줄어들었고, 경지면적 또한 1970년 326만4000㏊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59만9000㏊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완만한 하강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데 있습니다.

결국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않으면 우리 산업자체의 생존자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들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내부에서 찾기에는 우리 산업구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규모 확대를 위한 해외시장 또는 북한시장의 개척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영세한 산업체에서 이러한 준비들을 스스로 하기에는 힘에 부칩니다. 그래서 정부와 유관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부와 유관기관에서 산업체를 돕기 위한 몇몇 지원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달이면 농기계산업체를 대표하는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선출이 있습니다. 이러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조합원의 대표를 뽑는 것입니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의 농기계산업을 이끌어야 할 조합 이사장에게는 엄중하게 요구되는 덕목(德目)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심(私心)없이 조합원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양심(良心)입니다. 위기의 농기계산업을 극복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조합원 스스로 제대로 된 대표를 선출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발행인 정상진.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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