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 인상(10.9%)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쉬는 일요일도 근로시간 인정)으로 사업체의 경영비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시급은 8350원으로 주 8시간 5일 근무시(40시간) 기본급이 최소 175만원을 넘어야 한다. 만일 잔업이나 휴일근무를 할 경우에는 시급의 1.5배를 지급해야 하고, 연장근무 포함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기본급 외의 상여금이나 식비 등의 복리후생비 지급도 일정비율을 넘어야 기본급으로 인정해 준다. 즉 연간 지급하는 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 기본급의 25% 이상일 경우에만 초과분을 기본급으로 인정해주고, 월 지급하는 식비나 교통비 등의 복리후생비도 기본급의 7% 이상일 경우에만 초과분을 기본급으로 인정해 준다.

현 제도상 매년 시급인상이 불가피해 인건비 추가인상에 따른 제조업체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미 현 정부의 정책공약에 따라 내년 시급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기본급 209만원을 지급해야 하고, 매년 인상분을 감안하면 몇 년 안에 기본급 250만원이 곧 정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영세한 제조업체에서 이러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느냐에 있다. 부품을 조립하거나 용접‧도장 등의 손작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농기계 생산구조를 감안할 때, 인건비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는 경영자체가 어려울 전망이다. 납기일에 쫓기고 잔업이라도 하는 경우에는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 잔업이나 토요근무는 꿈도 꾸지 못한다는 것이 제조업체의 반응이다. 주 40시간을 초과해 최대 52시간까지 근무할 경우, 현 기본급에 월 65만5000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만일 내년에 시급이 1만원으로 오른다면 기본급 209만원에 월 78만4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현행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 평균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면 2년 이상의 벌금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사업주가 형사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다.

다만 30인 미만의 중소업체는 210만원 이하 근로자에 대해 1인당 최대 월 15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올해 최저임금법 시행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고 있는 30인 미만 사업체의 210만원 이하 근로자 1인당 최대 월 15만원을 사업주에게 지원해주는 정부보조금으로 일정 요건을 갖출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최저임금 시행과 관련해 대구의 한 제조업체 사업주는 “지금도 납품단가인하에, 매출감소로 직원들 급여 날이 다가오면 눈앞이 캄캄한데 앞으로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하루빨리 인건비가 싼 동남아나 개발도상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찾아봐야겠다”며 한숨지었다.

김창수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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