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가격표시제, 현장수렴없이 추진 ‘잘못’ ”

“귀농 귀촌 100만 시대 여는데 의정활동 주력”

<안상수 의원 약력> -소속정당: 새누리당(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당선: 3선(15대, 19대, 20대) -(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 -(현) 새누리당 전국위원회 부의장 -(전) 새누리당 국책자문위원회 재정경제위원장 -(전) 3대 인천광역시장 -(전)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제20대 국회개원과 함께 농림축산분야를 총괄 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출범했고 첫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본지는 연속기획 으로 농식품위 소속 국회의원 19인의 의정활동 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연속인터뷰를 마련했다. 그 세 번째 순서로 젊은이들의 귀농귀촌에 관심 이 각별한 3선의 안상수 의원을 만나 국감 및 앞 으로의 상임위 활동, 농축산기계산업에 대한 소신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 국회 농식품위 첫 번째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감의 주요현안과 일정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 농식품위는 지난달 26일 농식품부를 시작으로 14일까지 3주 동안 총 35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국감은 제20대 국회 개원 후 첫 국감인만큼 의원실에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농식품부 소관으로는 새로이 임명된 장관을 비롯한 여러 정책적인 사항들이 이슈가 될 것 같다.

우선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농축산물 업계의 피해 대책, 시장개방 확대에 따른 농업의 경쟁력 강화 대책, 수확기 쌀가격과 수급안정 문제와 농민소득 증대방안 등 우리 농정 전반에 대한 진단과 정책적 대안 제시가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소관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통해 기관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방안과 정부 정책사업 시행과정의 효율성, 적절성 등을 꼼꼼히 짚고 넘어갈 것이다. 이번 농식품위 국감은 국회가 아닌 현장 위주의 국감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국감이 국회가 아닌 다양한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특히 농수산과 축산업계가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유예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상임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 최근 국회 농식품위 전체회의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의 제외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이후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김영란법 개정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김영란법 시행령이 당초 원안대로 확정돼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되고 있어 농수축산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5만원 이상의 선물 중 한우의 경우 99%가 5만원 이상이고, 사과와 배는 50%, 수산물의 경우 굴비는 99.2%, 전복은 80%를 차지한다. 이렇게 되면 외국산이 대체로 수입되고, 우리 농어민들이 어려워짐은 물론 외화수출 악화 등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은 다각적으로 모 색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부패방지와 청탁 문화 근절을 목표로 하는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를 살려나가되 농수축산업과 외식업 분야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국회와 정부, 지자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부분이고, 이번 국감에서도 이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정부가 농축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농축산기계 촉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될 8차 5개년 계획을 만들고 있는데, 현 정책에 문제는 없는지.

- 내년부터 5년간 추진되는 제8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에는 ICT 융복합 시대에 적합한 종합적인 농업기계화 발전계획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농업 및 ICT활용,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미래지향적 농업기계화 기본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ICT융·복합 스마트 농업기술 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새롭게 시행될 8차 5개년 계획은 우리 산업의 미래지향적인 장기비전과 신산업 발전정책이 반영돼야 한다. 아울러 8차 기본계획에는 균형 잡힌 스마트농업 기반확보 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안전과 소득향상에 기여하며 농업기계의 품질향상 등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농업인들의 스마트농업 기계기술에 대한 인식개선과 스마트농업 정착을 촉진하고, 기존 농업기계임대센터를 농업기계종합서비스 센터로 개편하는 등 미래형 이용보급 체계를 구축하고, 또한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농업기계 연구개발 체계구축, 첨단화되는 농업환경변화에 대응한 농업기계 검정체계 구축 등이 8차 기본계획에 반영돼 있어야 하겠다.

△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기계가격표시제가 업계의 혼란과 반발을 야기하고 있다. 이 정책에 문제는 없는지, 개선 방안이 있다면.

- 농식품부가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농기계가격표시제도는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되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농업기계와 주요농업기계의 부품의 실제가격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인데, 개정된 시행지침에 따라 농업용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로우더, 로타베이터는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농업기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현장의 의견을 한번도 들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한 결정이라는 점과 신규진입 또는 가격을 인상하는 정부 지원대상 농업기계의 경우 원가조사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 반발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현장의 의견수렴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한 점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가격표시제와 관련해서는 표시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고, 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있기 때문에 사후관리에도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원가조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대외비 수준의 기업노하우가 담긴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는 점, 그리고 1억원이 넘는 트랙터나 300만원 미만의 로터리나 원가조사에 따른 수수료를 동일하게 건당 150만원으로 정해놓은 것은 불합리한 부분이다.

시장위축과 수출차질의 부작용도 예상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관련 규정의 개정을 통해 기업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고, 제도 적용의 범위도 트랙터, 콤바인 등 영농에 필수적인 주요농업기계에 먼저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가면서 현장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 정부의 농기계 임대사업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 있다면.

-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농기계 임대사업은 지자체에서 사업소를 운영해 농민들에게 농기계를 임대해 주는 것인데 임대 수수료가 지자체별로 상이한 실정이다. 이는 주민의 투표로 뽑힌 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사업으로 인해 임대수수료가 전반적으로 하향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임대사업 시행기준의 적정임대료 수수 여부를 평가해 지속가능한 임대사업이 되도록 협의와 유도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

또한 현재는 지자체가 보유한 노후 농기계의 교체 예산이 중앙정부에서 별도로 지원되지 않아 지자체 예산부담이 큰 실정인데 노후농기계 교체예산 지원과 평가를 통해 노후농기계 적기교체로 지속가능한 임대사업소를 운영해야 한다. 한편, 임대사업소의 적정 운영인력 확보가 미흡해 농기계 정비 및 대여 관련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향후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산업기능요원 등을 배치하는 방안을 도입해 적정운영인력이 배치되도록 해야 한다.

△ 국내 농축산기계 업체들이 일본업체들에 국내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수출 등도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존립’위기에 봉착한 국내업체들이 국내시장을 회복하고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나 국회차원의 지원정책방안이 있다면.

- 부족한 농업노동력과 고령화 추세, FTA에 따른 시장개방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축산 기계화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 현재 농축산기계 내수시장에서 외국농기계의 점유율이 트랙터 12.4%, 이앙기 41.5%, 콤바인 29.7%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농축산기계 산업이 내수시장을 지키고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와 품질제고가 필수지만 개별기업의 투자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관련 단체가 손잡고 핵심원천기술에 대한 공동개발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외국 농기계에 비해 고장이 잦은 국산 농기계를 견고하게 잘 만들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가스나 전기를 활용한 엔진개발 등 친환경농업기계의 개발 및 보급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 정부가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게 여성친화형 농기계 확대정책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이며 법·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부분이 있다면

- 밭농업의 경우 여성농업인의 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따라서 여성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해 여성농업인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제작됐거나 여성농업인의 이용도가 많은 농기계 등을 확대하는 정책을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설치하는 임대사업소에 농기계 구입 전체예산의 50% 이상을 여성친화형 농기계로 구입하는 것을 의무화했고, 기 운영중인 임대사업소는 올해부터 3~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여성친화형 농기계 추가 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농기계 구입시 지원되는 정부 융자금의 비율을 여성친화형 농업기계에 대해서는 80%에서 100%로 상향했다. 농촌에서 여성농업인의 비율은 앞으로도 상승세가 예상되는 만큼 이런 정부정책의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관련 예산을 확대해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과 교육을 통한 확산·보급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의원께서는 특별히 청년 일자리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다. 관련해서 20대 국회에서 꼭 해내겠다는 의정 목표가 있다면.

-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을 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의 절규를 들으면서, 정말 우리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작년에 예결위위원으로서 청년 일자리를 위해서 올해 예산 2조1000억원이 편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는 강화휴먼메디시티 건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농식품위 위원으로서 귀농귀촌 100만 시대를 열기 위해 정부 TF팀 구성, 복지, 교육 등 파격적 지원, 편리한 영농활동과 소득향상을 위한 국산 농기계 기술 경쟁력 강화를 촉구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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