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리지 유통·보관 부주의로 연간 1500억원 손실발생

토종 젖산균 개발로 수입대체 및 지식재산권 확보기대

토종 젖산균 첨가제 개발로 사일리지의 품질등급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는 최기준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 연구사

경제성장과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도 변하고 축산업도 많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축산물 증가와 악성가축질병 등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우리 축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본지는 지속가능한 미래형 축산기술의 현주소를 찾아보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연간기획으로 최신 축산기술 개발실태와 현장실증의 대표성과를 소개한다.

2014년의 국내 조사료 공급량은 총 557만8000톤으로, 그 중 82%인 459만7000톤이 국내에서 생산된 사일리지로 공급됐으며, 18%인 98만톤은 수입된 건초로 공급됐다. 사일리지는 작물을 예취해 사일로에 넣거나 원형곤포인 비닐로 싸서 젖산발효가 잘 되도록 하는 저장 풀사료다.

사일리지를 만들 때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밀봉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유통, 보관 단계에서 곰팡이가 자주 발생하면 사일리지 품질이 떨어져 수급차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풀사료 산업에서 사일리지의 중요성

미국과 유럽에서는 젖산균을 활용해 가축의 증체와 소화율 개선 관련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가축과 미생물의 중요성을 연결하는 연구성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기초단계에 불과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일본에서는 사일리지용 젖산균의 개발 및 사일리지 호기변패 방지를 위한 연구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세포벽 분해효소와 젖산균을 첨가함으로 양질의 사일리지를 제조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사일리지 제조기술이 부족하고, 유통 및 보관 부주의로 인한 곰팡이 발생 등 손실액이 연간 1,500억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유통면에서는 사일리지 품질관리 및 규격화가 미흡해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고, 이는 국내산 소비확대 정체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양한 형태의 사일리지 조제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 소규모 농가의 이용을 활 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사일리지 품질향상과 함께 2차 발효(부패) 억제를 위한 젖산균 첨가제 개발이 시급했다. 이에 따라 국립축산과학원은 토종 사일리지의 품질향상을 위한 적합한 미생물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젖산균 첨가제 개발에 착수했다. 

토종 젖산균의 곰팡이 억제능력 현미경 사진

◇ 사일리지 품질 올리는 젖산균 첨가제 개발

국립축산과학원은 우선 생장속도가 빠르고, 젖산생성능력이 우수하며 곰팡이 12종에 대한 억제능력이 뛰어난 24종의 균주를 분리해냈다. 그리고 16SrRNA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생리생화학적 특성을 검정했다. 이어 특정 균주가 생육이 우수할 뿐 아니라 곰팡이에 대해 억제능이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들 젖산균를 이용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총체보리, 호밀 사일리지를 조제한 결과, 사일리지의 pH는 저하되고, 젖산함량은 증가했으며, 곰팡이 수는 감소됐다. 즉 이들 균주는 양질의 사일리지 제조에 적합한 균주로 확인됐다.

새로 개발한 젖산균 첨가제를 사일리지 5톤당 10g 처리한 결과, 아무것도 넣지 않은 시료에 비해 수소이온농도(pH)는 0.3 이상 낮아졌으며, 유기산 중 젖산 비율은 평균 20% 올라 품질등급이 2등급에서 1등급으로 높아졌다. 또한 부패와 관련 있는 효모와 곰팡이 발생률은 평균 40% 이상 줄었다. 참고로 사일리지는 pH값이 낮을수록 젖산함량이 많고 품질이 좋으며, 반대로 pH값이 높아지면 낙산함량이 많아 품질이 떨어진다.

토종 젖산균 첨가제로 출시되고 있는 탑사일리지 바이오제품

◇ 풀사료 품질향상과 소비 확대로 이어지길

국립축산과학원은 사일리지용 젖산균 첨가제 제조기술을 특허출원(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KCC-10 및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KCC-19 및 이를 포함하는 조성물)하고, 4개 업체에 기술이전했다.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의 제품가격은 수입제품에 비해 약 25% 저렴해 유해곰팡이 억제를 통한 사일리지의 저장성과 품질개선, 비용절감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응용미생물학 관련 국제학술지 3곳(Journal of Applied Microbiology, Journal of Pure and Applied Microbiology, Annals of Microbiolology)에 게재됐다. 앞으로 신규 젖산균을 이용한 첨가제 개발로 사일리지 조제 가공기술에 있어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기존보다 젖산 생성능력이 우수한 균주로 우리 고유의 젖산균 개발을 통한 지식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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