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과 축사에 첨단환경제어기를 설치하는 ‘스마트 팜’보급사업에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사후관리 부실, 홍보부족, 비용부담 등으로 인해 전체 농가의 69%에 달하는 60대 이후 고령농가와 영세농가 등이 소외될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김철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 팜 보급목표는 내년까지 시설원예 4000ha, 축산농가 730호 보급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설원예는 1258ha, 축산농가는 186호에 각각 보급됐다. 문제는 축사의 경우 정부가 주도하고 있으나 관련예산이 매년 미집행되는 등 사업추진이 더디고, 시설원예와 달리 지자체, 기업 등의 참여가 부진해 목표치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스마트팜 보급현황을 보면 스마트축사의 경우 사업 첫 해인 2014년에 23호, 지난해에는 160호에 각각 보급됐다. 총 186호 중 정부지원 농가는 183호이며, 나머지 3호는 지자체 및 기업 등이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스마트팜 예산집행 현황에 따르면 축사분야 ICT 융복합확산사업으로 2014년에 59억75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나 45억1100억원만이 집행됐고 지난해에는 88억5500 만원이 배정됐으나 56억3400만원만 사용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축사보급 수치에 대해 “목표치를 이룰 수 있는 수준”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보급실적이나 예산 미집행, 지자체 및 민간참여 부족 등에 비춰볼 때 목표치 달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이 사업에 전체 농가의 69%(2015년 기준 112만 776가구 중 77만5993가구)에 달하는 60대 이후 고령농가가 소외되고, 비용 부담으로 부농(富農)에 치우쳐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우선, ICT 개념이 부족할 수 있는 고령농들이 이 사업을 접하거나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미비하다. 특히 스마트팜 체험공간은 농식품부가 아니라 농협이 운영하는 ‘창조농업지원센터’ 단 한 곳 뿐이다. 사업신청을 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다. 특히 보급후 실태조사가 전혀 없었다.

호당 2000만원에 달하는 농가의 자체 비용부담을 감안하면 지원이 필요한 영세농가보다는 부농(富農)에 편중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 실태조사를 통해 지원된 축산농가를 파악하고 영세농가 위주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김철민 의원은 “최근 보급실적, 예산 미사용, 지자체 및 민간참여 부족 등에 비춰볼 때 축사 등 스마트팜 보급 목표에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특히 지원농가에 대해 연령별·경제수준별·지역 별 실태조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해 지원·보급이 균등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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