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급식제도화·치즈기금 설치 등 장려책 필요

학교우유급식 최저입찰제, 정부가 해결해야

이승호 낙농협회장

△ 기후변화, FTA 체결 확대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낙농육우농가의 가장 큰 어려움은.

- 한미 FTA 발효 이후 유제품 수입량이 33.3%나 증가하면서 국산유제품 가격폭락으로 사면초 가에 몰리고 있다. 국산유제품 소비확대에 낙농가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유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기까지 한달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지만 국산유제품은 생산에서 소비까지 냉장시스템을 통해서 단시간에 전달되기 때문에 신선하고 안전하다.

우리나라 치즈 등 유제품 총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과 같이 가공원료유 보급금 제도나, 치즈기금, 국산사용비율에 따른 TRQ 배정 등 국산유제품 시장형성을 위한 제도적장치가 없기 때문에 수입유제품에 의해 국내 유제품시장이 잠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낙농문제 해결은 국산우유 소비확대책에 있다. 시유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학교우유급식 제도화가 필요한데, 학교우유급식 시장은 국산 시유소비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유소비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이와 함께 의경우유급식확대, 기업체 우유급식 등 제도적인 소비확대가 필요하다.

다음은 치즈 등 국산유제품 시장활성화를 위한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일본의 치즈자급률은 20% 수준이지만 우리는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과 같이 치즈기금을 설치해 국산치즈를 생산하는 농가, 업체를 장려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정부에서 축산농가의 FTA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지 않다. 보완책이 있다면.

- 우선 첫 번째가 우유표기 개선이고, 두 번째가 원산지 표시제도다. 최근 일부업체가 수입산 분유를 물에 탄 환원 유제품을 출시하면서 국산 시유제품인양 시장에 버젓이 출시해 사회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환원유’, ‘가공우유’, ‘유음료’에 대한 ‘우유’명칭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쇠고기음식점 원산지표시제와 같이 제빵점,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의 우유, 유제품 원료에 대한 원산지표시가 이뤄져야 한다. 소비자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국산우유를 사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 현재 낙농육우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K-MILK 인증제도'는 무엇인가.

- 우유, 유제품에 원산지표시가 되어 있긴 하지만, 소비자가 확인하기에는 가시성이 떨어진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서 시중 유제품을 모니터링한 결과, 원산지 누락제품이 32.1%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국산우유사용 인증마크인, K-MILK만 확인하면, 국산우유, 유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소비자 알권리와 편익을 증대하고, 국산우유 사용을 확대해 FTA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낙농가들을 돕자는 취지다.

인증기준은 제품에 들어가는 우유 성분이 100% 국산일 것, 제품의 50% 이상은 유제품 성분일 것, 인증심사결과 부적합 사항이 없을 것.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업체가 신청하면 전문가의 서류 및 현장심사, 인증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인증이 확정되는 인증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유업계는 16개사 330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고, 스타벅스 커피코리아가 최초로 인증을 받아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 '무항생제 축산물인증'과 별개로 마트에서 ‘무항생제 우유’로 표기된 제품이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게 혼란을 주는 것 아닌지.

일반우유 자체가 무항생제 우유인데, 일부업체에서 무항생제 우유를 시판, 고가에 판매하면서 소비자혼란, 낙농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유는 매일 항생제검사를 하고 만일 항생제검출 시 전량폐기하고 검출농가가 폐기비용을 전액부담할 만큼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협회에서 해외 유사인증 사례를 조사한 결과, ‘무항생제’명칭을 사용하는 인증제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에서는 인증제 명칭변경, 무항생제 명칭유지시 인증대상에서 젖소 제외, ‘유기축산물 인증제’로 통합(해외사례 벤치마킹) 검토를 대안으로 정부에 제시해 놓고 있다.

△ 최근 학교우유급식 최저가입찰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 무상우유급식 단가(430원/200ml)를 상한 선으로 설정, 최저가 입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2014년말부터 원유감산정책으로 낙농가의 쿼터가 10~15% 삭감되고, 쿼터초과 가격은 100원/ℓ에 납품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업체간의 출혈경쟁으로 100~200원대 공급단가로 낙찰되는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학교우유급식을 관리감독해야 할 농식품부는 뒷전으로 물러나 업체간의 시장 쟁탈전으로만 치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부의 계약 기초금액에 대한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최저가 입찰이 이뤄짐으로써 유통질서문란, 도농간불균형, 우유급식 불신조장으로 낙농산업기반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우 유급식의 본래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주무부처인 농 식품부의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홍순표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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