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취수확기 내년 하반기 상용화…두류콤바인 판매중
비용절감 효과 탁월…참깨 등 기계화 2018년 가능

 수작업에 대부분 의존했던 콩·밭 수확의 기계화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참깨·들깨 등 키 큰 밭작물 수확도 2018년 정도면 완전 기계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24일 천안시 팥 생산거점단지 농가포장에서 ‘2조식 승용 콩 예취 수확기’와 ‘수집형 자주식 두류 콤바인’의 현장연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시회는 2종류의 기계를 활용, 콩 작물을 예취하고 이를 다시 거둬들여 수확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콩·팥 수확의 기계화에 확신을 심어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승용 콩 예취 수확기

농진청이 이번에 선보인 승용 콩 수확기는 2조식으로 여성, 고령자 등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고 승용차와 비슷한 3륜 주행방식에 탑승식으로 작업을 편리하고 빠르게 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2개의 칼날이 회전하면서 한번에 2이랑씩 베어 모아주기 때문에 기존 보행형 콩 예취기보다 성능은 2배 이상 높다. 특히 다양한 재배양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예취폭을 60~80cm, 바퀴 주행폭은 130~150cm까지 유압으로 자동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에 띈다. 또 작업 중 돌 등이 튀어 작업자를 다치게 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커버’가 날 주위에 설치됐다.

10a를 예취할 때 약 24분이 소요돼 사람이 손으로 작업했을 때(8시간54분)보다 노동력을 95% 줄일 수 있고 생산비도 인력작업에 비해 75% 낮출 수 있다.

도복형 작물이나 기후가 좋지 않아 키가 작게 자란 것, 태풍으로 쓰러진 상태의 작물 등의 수확은 가능하나 서리태같이 땅에 붙어 자라거나 전방을 향해 쓰러진 작물은 예취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승용 콩 수확기는 1조식에 비해 많은 양의 콩·팥 작물을 빠르고 편리하게 예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면적의 콩·팥 수확에 적합하다.

농진청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 과제(2조식 콩 예취 수확기 개발)로 한서정공과 개발을 추진했고, 센서 등 정밀 제어부문은 강원대학에 위탁연구를 통해 진행했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농진청은 전국의 밭 재배양식을 조사해 어떤 밭이든 최대 90%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예취폭과 바퀴 주행폭을 조절하는 방안을 고안해 냈다. 승용 콩 예취 수확기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연시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성능 좋고 편하다”, “임대사업소에 많이 보급됐으면 좋겠다”등의 반응과 함께 “참깨·들깨 등 키 큰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농진청 관계자는 “참깨 예취기는 이미 개발이 끝났고 들깨 등 범용으로 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면서 “내년 연시회를 거쳐 2018년 상반기 경에는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조식 승용형 콩 예취 수확기는 이달 말부터 안전검사, 가격신고 등이 추진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상용화될 전망이다.

◇수집형 자주식 두류 콤바인

수집형 자주식 두류 콤바인은 쓰러짐이 심해 보통 콤바인으로는 수확이 어려운 팥, 콩(서리태), 녹두 등을 수확하는 데 유리하게 제작됐다. 또 예취가 끝나 2~3일 정도 말린 콩, 팥, 녹두 등 두류 작물들을 거둬들여 이물질을 제거하고 탈곡할 수 있다. 기존 콤바인으로 수확할 때 발생했던 콩 표면의 벗겨짐, 변색 등이 줄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10a를 수확할 때 약 18분이 소요돼 사람이 손으로 작업했을 때(5시간18분)보다 노동력을 94% 줄일 수 있고 수확비용도 인력작업에 비해 64% 절감할 수 있다. 손실률도 2% 이내로 양호한 편이다.

연시회에서는 팥 기계화를 위해 개발한 적용 품종 및 표준재배 양식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뤄졌다. 콤바인 기계 수확에 맞는 표준재배양식은 이랑너비 70cm, 포기사이 간격 20cm다. 

연시회에 참여한 농민들은 “기계가 커서 불편할 것 같다. 작게 줄여줬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작물이 깨지지 않고 탈곡이 잘됐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농진청은 오페, 전남대 등과 함께 2013년부터 기계 개발을 추진했고 지난해에는 현장평가를 통해 보완과정을 거쳤다. 여러 기술이 복합적으로 조합된 대형기계이기 때문에 개발부터 현장연시회까지의 과정에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

수집형 자주식 두류 콤바인은 종합검사까지 완료돼 상용화 단계에 있다. 주문만 하면 기계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연시회에서 오페는 자체 개발한 두류 콤바인도 선보였다. 수집형 자주식 두류 콤바인 앞부분의 수집장치를 떼내고 예취장치를 부착한 기계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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