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온실내부 태양열 저장後...야간 난방열로 활용해

지열히트펌프 비해 설치비 40% 절감...보급확대 기대

무한에너지인 태양잉여열을 모아 시설원예 농가의 난방비 절감에 앞장서고 있는 권진경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연구사

농촌고령화의 심화와 농촌일손부족 등으로 농축산기계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 정밀농업기계 등을 통한 미래농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첨단 농축산기계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농축산기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펴보기 위해,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의 도움을 받아 연간기획으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농축산기계의 연구개발동향과 현장적응효과를 살펴본다.

◇ 시설원예 농업은 난방비절감부터

우리나라 시설원예 농업은 기술과 자본뿐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상당한 광열비가 요구되는 에너지소비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 10년간 시설원예 전체면적이 5% 증가하는 동안 겨울에 난방을 하는 가온재배 면적은 31% 증가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설농가 경영비의 30% 정도를 난방비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유류 의존도가 85%인 국내 시설원예는 유가급등기에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시설원예에서 지열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1% 미만으로 매우 미미한 반면 에너지단가가 낮은 농사 용전력은 매년 20%씩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원예의 농가소득 향상과 유류난방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에너지소비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최근 히트펌 프 설치보급이 늘고 있다. 이에 더해 농촌진흥청은 온실내의 태양잉여열을 활용할 수 있는 고효율 히트펌트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잉여열 축열식히트펌프 개념도

◇ 온실이 태양열 집열기

온실은 낮 동안 비닐 또는 유리로 태양열을 받아 가두고 밤에는 외부로의 열손실을 막는 구조다. 따라서 온실은 태양열 집열기와 동일한 구조이며, 두 구조물 모두 낮 동안 단파장의 태양광 적외선이 투명피복을 통과해 내부로 유입된 후 장파장의 적외선으로 반사될 때 다시 피복을 통과하지 못해 구조물 내부에 쌓이는 열에너지를 이용한다.

태양잉여열은 낮에 온실에 쌓이는 태양열 중 작물생육에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환기로 배출해 버리는 열을 의미한다. 한겨울에도 청명한 날에는 오전부터 환기창을 개방해야 할 정도로 태양잉여열은 그 양이 상당해 계절별로 온실 난방부하의 30∼100%에 달한다.

태양잉여열을 겨울철 온실의 온도관리에 활용하기 위해 축열 물주머니나 땅속에 묻은 자갈층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고안돼 왔으며, 최근에는 축열성능을 높이기 위해 상변화물질 (PCM)을 이용하는 기술 등도 개발됐다. 그러나 위와 같은 소극적인 태양잉여열 축열방법은 축열효율이 매우 낮으며 설치의 어려움 등으로 실제 영농현장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태양잉여열 축열식히트펌프 설치농가

◇ 온실 태양잉여열을 히트펌 프로 축열

히트펌프는 냉매의 상변화를 이용해 공기 또는 지중의 열로부터 고온의 난방수를 생산할 수 있어 예전부터 가정용 또는 산업용 난방기로 활용돼 왔으며, 난방뿐 아니라 냉방, 제습 등에도 활용이 가능한 복합공조기다. 최근 농식품부의 보조사업 대상기종으로 선정된 공기열 히트펌프는 운전특성상 난방부하가 가장 큰 혹한기나 새벽녘에 성능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태양잉여열 축열식 히트펌프’는 기존의 버려지던 온실의 태양잉여열을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활용함으로써 기존 공기 열히트펌프의 단점을 크게 개선했다. 이 시스템은 ①난방용 온수를 생산하기 위한 공기-물 히트펌프, ②생산한 온수를 저장한 후 난방 온실로 공급하는 축열조, ③태양잉여열과 온실외부 공기열로 축열하기 위해 온실 내/외부의 공기를 선택적으로 히트펌프에 공급하는 공기순환장치, ④온실 내부의 온도에 따라 축열모드의 전환과 냉난방운전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제어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운전은 축열기준 온실온도, 축열조 기준온도, 난방 기준 온도 3개를 제어부에 설정하면 온실온도를 작물의 생육에 적합한 온도로 유지하면서 태양잉여열과 온실외부공기열을 히트펌프의 선택적 열원으로 활용해 축열운전과 난방운전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개발된 시스템의 난방성능계수(COP)는 약 3.1로 기존 공기열히트펌프보다 32% 대폭 향상됐으며, 기존 경유온풍난방기 대비 난방비 80%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 42% 저감 및 기존 수직형 지열히트펌프 대비 설치 비 40% 절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상과 같이 시설원예용 온실은 구조 특성상 상당한 태양 잉여열을 생산할 수 있으며, 태양잉여열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동시에 온실난방에 활용가치가 충분한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향후 효율적인 축열 및 이용기술과 관련한 실용화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편집부  csk.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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