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불모지에서 ‘세계 6위’축산업으로 도약, 농업생산액의 40% 차지

미래축산 위한 동물생명공학·ICT 스마트축사개발·6차 산업화 추진확대

국립축산과학원 오성종 원장

축산업은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는 국내 농업총생산액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러나 국제시장개방에 따른 수입축산물 증가와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악성 가축질병, 환경문제 등의 위기요인으로 인해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지난 64년간 축산연구를 수행해 온 국내 유일의 축산연구 국가기관인 국립축산과학원은 우리나라 축산분야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다.

축산과학원의 수장을 맡고 있는 오성종 원장을 통해 지난 64년간 축산연구를 수행해 온 국립축산과학원의 역사와 새로운 축산연구를 통해 우리 축산업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계획들을 들어봤다.

1970년대 한우보증씨수소 선발

◇ 64개 星霜의 국내유일 축산연구 국가기관

1952년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된 축산연구기관으로 중앙축산기술원이 충남 천안 성환읍에 설치돼 가축과 가금의 생산보급에 주력하며 기초적인 시험 연구를 수행했다. 이후 1962년 농촌진흥청 발족 이후 축산시험장으로 이름을 바꿔 본장에 중소가축과 대가축과, 사료과, 축산물이용과를 두고, 대전, 경주, 사천에 각각 지장을 뒀다.

1994년 농진청 소속기관 직제개편 시 축산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다가 2004년 축산연구소로 개칭했다. 지금의 국립축산과학원은 2008년 축산연구기능이 미래성장산업인 바이오신약 등 첨단과학 분야로 확대됨에 따라 난지농업연구소의 축산기능을 이관받아 국립축산과학원으로 통합 개편됐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계획에 따라 지난해 3월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국립축산과학원 본원은 125만㎡ 부지에 건축물 41개동, 연면적 4만2195㎡ 규모로, 한우사, 돈사 등 최신 축산시설과 분뇨냄새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분뇨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

로봇포유기

◇ 세계 6위 수준의 축산업으로 도약

대한민국의 농·축산업은 1970년대 식량 자급자족을 이뤘던 녹색혁명, 1980년대 농업의 계절성을 극복했던 백색혁명 이후 IT, BT 등 첨단과학기술을 접목시킨 고부가 친환경 가치로 새로운 혁명을 이뤄가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축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축산기술을 개발·보급하며 축산업 성장과 품질좋은 축산물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실제 가축개량과 사양관리기술의 발전으로 1980년 331kg이던 한우 18개월 도체중은 2010년 566kg으로, 젖소의 우유생산량은 4,975kg(1980년)에서 8,527kg(2010년)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은 1995년 13%에서 2013년 61%로 늘었으며, 한국형 젖소 보증씨수소 1마리(젖소 ‘지구’)가 세계 상위 0.3%(유단백율)에 드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토종 재래돼지의 장점을 살려 만든 ‘우리흑돈’과 ‘난축 맛돈’, 국산 토종닭을 복원, 활용한 ‘우리맛닭’을 개발해 농가보급과 산업화에 성공했다. 또한 동물생명공 학을 접목해 바이오신약과 장기연구를 통해 축산업이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농산부산물을 활용한 가축사료 제조기술을 보급하고 자연순환농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기초과학연구와 실용화에 매진하며 국가연구개 발사업 우수성과에 19건의 기술이 선정되는 한편, 우리 축산업이 세계 6위 수준으로 도약하는데 이바지해왔다.

재래돼지를 이용해 개발한 우리흑돈

육가공연구회 수업모습

◇ 미래 축산업을 위한 핵심 추진과제는

축산업에서 생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FTA 체결에 따른 위협과 기회에 대응한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기반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미래 대비 동물자원 활용기술 개발, 지속가능한 축산기술 강화, 축산식품 부가가치 향상기술 개발 등 총 5가지 계획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재래돼지를 이용해 개발한 우리흑돈

△가축유전자원 보존과 씨가축 개발보급: 씨가축 개발은 GSP프로젝트를 통해 외부종돈장, 종계장과 연계, 추진 중이다. 지난 2년간 국내 보유(국립축산과학원, 민간기업 7곳) 순종 자원 가운데 돼지 3품종 3,052마리, 닭 12계통 1만2000마리를 1세대 원원종으로 선발했다. 이어 씨돼지 1만3872마리(2013년 6,766마리, 2014년 7,106마리)를 생산해 종돈장에 보급하고, 닭은 4,500마리의 씨닭을 생산해 교배시험용으로 공급을 마쳤다. 2022년까지 씨돼지 연 28만 마리, 씨닭 80만 마리를 보급할 계획이며, 이후 수출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물생명공학 활용 신소재 개발기술 강화: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초급성 및 급성면역반응이 제어된 돼지심장을 원숭이에게 이식, 38일 생존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혈우병치료단백질의 분리정제 효율을 2013년 18%에서 2014년 35% 로 끌어올렸다. 앞으로는 바이오장기용 다중 형질전환돼지의 경우, 기본 세포주 구축 및 활용, 유전자의 발현수준·부위조절이 가능한 프로모터와 유전자 벡터를 개발하고, 재래가축의 유전적 특성규명을 통한 생물 신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ICT 활용 친환경 가축 생산 및 기후변화 대응: 가축의 행동이나 발성같은 생체정보는 가축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데 유용하다. 이들 정보를 분석해 자료화하면, 가축관리나 환경관리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ICT 기술을 이용해 축사 내부환경을 관찰하고 축사시설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열환경 측정장치를 이용해 적정한 축사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젖을 뗀 새끼돼지의 육성율을 개선하기 위한 환기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농가 생산기반 강화기술 개발 및 보급: 한우의 경우 장기비육에 의한 고급육 생산기술로 생산비 절감에 한계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생산비 절감을 위한 산지초지 및 조사료 이용성 증진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돼지의 경우도 생산성은 선진국보다 낮고 생산비는 높아 개량스톨 및 군사시스템을 이용한 모돈 연속분만 증진기술 확립과 영양소 조절에 의한 양돈 생산성 증진 사양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농식품부산물 등 사료 영양성분 자료를 구축하고 한우 섬유질배 합사료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축산식품 부가가치 향상기술 개발 및 6차 산업화 지원: 소·돼지고기 부위별 선호도에 따른 소비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고, 우유의 경우에는 소비량은 증가하나 백색우유의 소비는 둔화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대규모 가공업체와 차별화된 유육제품 가공기술을 개발, 전수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낙농체험장과 낙농가에서 제조한 유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내 목장형 유가공농가(체험, 유제품제조)의 정보를 책자로 발간할 예정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신청사

◇ 오성종 원장이 말하는 우리 축산업의 미래

현재 우리 축산업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수입축산물 증가, 악성 가축질병 발병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다행히 건강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복지 축산물이나 건강기능 축산물에 대한 수요는 증가세에 있다. 국립 축산과학원은 가격과 품질경쟁력 확보, 축산과 환경의 조화 등 시급한 문제에서 첨단생명공학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까지, 급변하는 축산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기술개발을 통해 우리 축산업이 수입축산물과의 경쟁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첨단기술산업으로 축산연구의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ICT를 활용한 스마트 축사개발과 가공·체험·관광 등과 연계한 6차산업화, 축산물 수출확대 등 축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미래 축산기술개발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

홍순표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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