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창농기계, 무진동 땅속작물수확기…진동피해·흙털기 작업 줄여줘
2013년 순천향대와 MOU 체결

“손이 많이 가지 않는 밭작물 기계제작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태창농기계의 허정규 대표(사진)가 제품개발을 하면서 항상 되뇌이는 말이다.

허 대표는 대기업에서 재직하다 35년간 농기계를 생산하시던 부친의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2006년에 귀향했고, 부친의 공장에서 농기계 설계·개발에 몰두하다 지지부진한 사업의 활로를 찾고자 2011년 태창농기계를 설립했다. 초반에는 제초기와 배토기를 중점적으로 전국 각지에 공급했으며 올해 4월 태안군 농업기술센터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마늘·양파·땅콩 전용 땅속작물 수확기를 개발했다.

이 수확기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열린 ‘국제농기계자재 박람회(KIEMSTA 2016)’에서 참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전 박람회와 달리 준비한 카탈로그 1000부가 모두 소진될 정도였다. 농가에서 이 수확기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진동식 수확기로 작물의 손상을 줄여준다는 것과 흙을 털어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점 때문이다.

진동에 의한 작물손상은 상품성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양파는 무게가 많이 나가야 상품성이 좋지만, 수확 시 진동에 의해 충격을 받으면 그 부분은 도려내야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진다. 또 마늘의 경우에는 진동에 손상을 입으면 3~4일 후 물러져 상품성이 떨어지며 땅콩은 수확 시 땅에 떨어지면 판매하기가 어렵다.

기존 땅속작물 수확기는 대부분 체인식·진동식으로 작물 밑부분에서 진동을 줘 흙을 털어주며 땅속작물을 수확한다. 이 수확기로 마늘·양파·땅콩을 재배할 때는 진동에 의한 작물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땅을 더 깊숙이 파야한다. 이에 따라 작물의 뿌리부분이 많이 남게 되고 그 뿌리에 다량의 흙이 달려 나온다. 농가는 작물의 손상을 막기 위해 흙을 털어내는 추가 작업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허 대표는 농가의 불편함을 듣고 고심하면서 1년여간 무진동의 원리를 연구했고 마늘·양파·땅콩 등이 자리하는 위치가 비슷하다는 공통점을 찾게 됐다. 허 대표는 “세 작물은 두둑의 중앙에서 10~15㎝ 이내의 깊이에 위치하기에 땅을 팔 필요없이 돌출된 두둑부분만 진동 없이 수확기 전면에 부착된 날로 뿌리만 절단해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태창의 땅속작물 수확기는 전면의 날로 작물의 뿌리를 절단하고 날 뒤쪽에서 서서히 도는 롤러로 뿌리가 절단된 작물을 뒤쪽으로 배출시켜준다. 진동이 없어 작물의 손상이 적고 절단된 뿌리부분이 짧아 다량의 흙을 털지 않아도 된다. 또 기체에 진동에 의한 부하가 없어 고장률이 적고 작물수확 시 비닐과 잡초가 수확기 안쪽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비닐수거작업도 편리하다.
또한 허 대표는 작업간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확기의 중량을 500㎏ 정도까지 늘려 제작했다. 수확작업 시 큰 돌에 의해 수확기가 튀어 오르면 작물에 손상을 줄 수 있어서다. 45마력 이상의 트랙터에 부착해 무거운 수확기로 안정적으로 눌러주며 트랙터의 유압을 이용해 2~3㎝씩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작업이 용이하다.

허 대표는 “2013년에 MOU를 체결한 순천향대학교 측과 수확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순표  editor77jin@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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