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업계 “3월이 코로나19 분수령...수출입 적신호 비상"

연간 400억원 규모 中수입부품 대책마련 고심

“사태장기화 시 국내서 대체공급선 마련 검토”

코로나바이러스 이미지

코로나19로 불거진 농기계업계의 피해가 내달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번 주가 지나고 3월에 접어들면 국내 농기계산업의 피해규모가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일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중국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국내 농기계업체의 재고분은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며 이달 말과 3월중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이 산자부와 농식품부에 보고한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농기계산업 현황 및 계획’에 따르면 중국 현지 진출 메이저 기업은 3개사이며 현지공장을 가동중인 중소기업 1곳을 포함해 모두 11개 업체 29개 품목 수입에 코로나19로 인한 차질이 발생했다.

전체업체의 연간 중국부품 수입금액은 3487만7000달러(한화 약 411억원)로 이 중 국내산으로 대체불가한 제품이 7개 품목에 달했으며 대체가능하다고 해도 장기간의 제작준비와 개발비용, 단가인상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사업연속성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을 수립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국현지에서 공장을 운영중인 A업체다. 발생지인 후베이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지역 내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운영이 지난 9일까지 강제 중단됐다. 지난 10일자로 직원들의 출근이 재개되고 공장이 가동되고 있지만 물류가 원활하지 않아서 국내로 들여오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업체는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트랙터로우더, 백호, 미드로우더 등 작업기 180억원 가량을 연간 국내로 반제품 형태로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강제휴무로 인해 이미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

연간수입금액이 460만달러에 달하는 B업체의 인젝션 펌프의 경우 만약 인젝션을 바꾼다 하더라도 테스트까지 2년이 소요되는 등 국내산 대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업체는 우선은 중국에서 일부 공급중인 부품의 재고를 활용 중에 있으며 장기화시 국내에서 대체 공급선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부품 수입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태로 취소된 논산 딸기축제의 경우처럼 지역의 특산물 축제 등이 열리지 않게 되면 결국 농산물판로가 막힌 농민들이 생산량을 줄이고 결국 농기계업계에도 피해는 고스란히 전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지역 축제나 시험 등 집단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가 없다는 권고를 지난 12일 내리기도 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김강립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대규모 행사 등을 개최할 때 주최 기관과 보건소가 참고할 수 있는 '집단행사 권고지침'을 마련해 오늘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것. 그러나 지역축제 등을 개최했다가 자칫 확진자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보다 큰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최사들이 대부분 취소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는 아주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하더라고 3월까지 사태가 장기화되면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중국관련 업체는 자체적으로 BCP를 수립해 진행중이며 조합은 중국내 활동행사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강화해 상황에 따라 진행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화준 기자  shj5949@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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