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농기계’ 상용화 촉진정책 뒤따라야

요소기술 개발해도 실용화 안돼 사장화···선진국과 격차심화

경제성으로 산업체외면···시스템공용화 위한 인센티브 필요

자율주행 농기계 기술개발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산업체의 상용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지원이 뒤따라 한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지능형 자율주행 농기계 기술개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실용화가 안돼 사장화 되는 기술들이 많아 상용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여년 전부터 다양한 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자율주행 농기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격제어트랙터 및 자율주행트랙터(1999년), 제초용로봇(2012), 벼농사용 제초로봇(2015), 고정블레이드 동력제초기(2015), 농업용로봇 제어장치(2015), 과수원용 로봇방제기술(2018) 등 연구개발 성과를 산업체에 이전했지만 사장화된 기술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용화의 실패원인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져 충분한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해 사장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산업체에서 정부지원을 통해 어렵게 연구개발을 해놓고도 실용화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자율주행 시스템 시장수요는 매년 큰 폭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6년 약 2만대에 불과했던 자율주행 트랙터 수요는 2016년 10만대로 5배 이상 성장했으며, 2017년 기준 시장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매년 15~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트랙터 시장의 경우에는 판매되는 트랙터의 50% 이상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트랙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으며, John Deere, Topcon, Trimble과 같은 다국적 제조사 외에도 지역기반의 중소업체들도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이에 비해 국내기업의 지능형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은 일부 요소기술을 확보해 놓고도 경제성을 이유로 상용화 추진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별로 자율주행 트랙터·콤바인·이앙기 개발에 나서더라고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못해 충분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없어서다. 이앙기의 경우에는 일본 구보다·얀마에서 직진형 자율주행 이앙기를 출시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대동공업이 맞대응으로 대응모델을 유일하게 출시한 것이 전부다.

이러다 보니 기술개발이 가능한 조향, 제동 엑츄에이터, 제어모듈, GPS모듈, 자율농기계용 환경인식 센서모듈 등 관련 핵심부품들에 대해서도 개발이익을 담보하지 못해 해외에서 수입해다 써야 하는 실정이다. 물론 시스템공용화를 통해 개발비용을 줄이고 수요처를 공동으로 확보하면 이러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만 시장경쟁관계에 있는 산업체가 자율적으로 공동플렛폼을 구성하는 것은 시장특성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시스템공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인센티브 지원책이 필요한 이유다.

김학진 서울대 교수는 “이미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지만 상용화에 대한 부담으로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정부에서도 기술개발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과 인센티브제를 마련해야 산업체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상진  alnews@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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