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친화형 농기계 의무비율 고쳐야”

“내년 원가조사보고서 등 공청회 계획”

최봉순 농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장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 논란으로 이어지는 흉흉한 형국이다. 대통령은 정책의 중심축이고 민심을 잃었다면 그 축이 무너진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정책은 추진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추진된 농축산기계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가격표시제(원가조사보고서)와 여성친화형 농기계사업으로 볼 수 있다.

현 정부 들어서도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문제는 농기계 은행사업의 ‘최저가 입찰제’다. 최봉순 농림축산식품부 농기자재정책팀장(사진)을 만나 현재 업무 분위기와 주요 이슈 추진현황,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내년도 임대사업소 지원규모는 결정됐나

-아직 예산이 확정이 안됐다. 예산은 285억원 정도 책정했으며 지자체 예산포함하면 2배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 신규사업소는 30개 정도로 정했고 개소당 10억원 정도 책정했다. 노후농기계 대체 사업소는 평가를 통해 차등지원할 계획이다. 노후농기계 대체 예산은 10억원 정도로 책정했고 컨설팅비도 반영했다. 현재 10개소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국이 혼란한데 여성형 농기계사업 등 업무추진에 차질은 없나

-맡은 업무에 충실할 뿐이다. 분위기가 좋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큰 영향은 없다. 일 추진하는 것 즉 일에 대한 성과 등을 달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예로 들면 50% 의무구입토록 한 것은 정치적 논리로 정해진 것인데 1년간 시행에 보니까 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고 그렇다면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한 개선책을 세우는게 일 추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일 추진은 잘되고 있고 앞으로도 잘되어야 하는 것이다. 

여성친화형 농기계의 50% 의무비율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문제가 많다고 얘기한다. 정치적 논리와 경제적 논리가 부딪힌 거 같다. 정치적 논리가 더 세서 그렇게 결정된 거 같은데 분명히 그것은 고쳐야 될 부분이라 보고 있고 고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가격표시제와 원가조사보고서는 연구개발 저해 등 여러 논란이 있다. 

-가격표시제를 논의해보면 옛날 분들이 참 현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한국 사람들이 잘하는 거짓말이 몇 가지가 있다. 빨리 죽어야지, 밑지고 판다 등이다. 가격표시제때문에 대리점에서는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가격표시제를 해도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연구개발 저해와 관련해서는 지난 2일부터 열렸던 국제농기자재박람회 현장에서 원가조사보고서를 언급한 바 있다. 원가조사보고서와 가격표시제는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업체들은 “정부가 개입을 안하고 우리가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야 이윤이 발생되고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좋은 농기계를 공급해 농업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때 저는 “‘스필오버 효과’를 기대해 이번 정부 들어 법인세를 많이 깎아줬다. 기업들이 이윤이 많이 생기면 그걸 재투자할 것이라 생각해서 깎아줬는데 몇년 지나서 보니 사내 유보금이나 배당만 늘었지 재투자되지 않았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의 순기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시장혼란 의 역기능이 야기된다면 합리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원가조사보고서의 내년 1월 전면 확대 방침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농기계 은행사업이 본래 정책방향과 다른 방향으 로 가고 있지 않은가

-보는 사람들의 시각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반은 잘 가고 있고 반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농협을 바라볼 때 사람들은 비영리단체로 보지만 사실은 영리단체다. 범위를 넓게 보면 농민에게 당장 피해를 안주더라도 넓게 보면 피해가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산업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

정부는 어느 한쪽만 바라봐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입찰제도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과도 있었고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의 범위가 어느 정도이니 이것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가자 이게 맞는 것 같다.

△정부는 농협문제를 관망할 것인가

-절대 관망하지 않는다. 정부는 최저가 입찰제의 경우 사회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갖고 있다면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찾는 얘기를 계속하는 거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농협 최저가입찰제나 가격표시제(원가조사보고 서) 등에 대한 정부방침은 언제쯤 나오나

-빠르면 올해 말까지 나올 수 있다. 가격표시제나 원가조사보고서는 올해 말을 기점으로 내년부터 본격 시행돼야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특히 원가조사보고서에 대한 시장수용 여부를 고려할 때 전면 확대보다는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내년에 정부 주도로 공청회를 개최할 생각은 있나

-고민하고 있다. 꼭 하고 싶은게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첫 번째가 농협 입찰제도에 대해서다. 뭐가 문제고 가능한 해법이 뭔지 논의하고, 그 해법들을 나열해 보면 그 중에 효율적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일 그래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주어진 법과 권한 내에서 정책목적을 달성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는 여성친화형 농기계다. 여성친화형 농기계에 대한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40만원 짜리 트랙터하고 승용관리기하고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지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 한번 비교해 보고 싶다. 단순히 어떤 이익단체의 입장만 대변하는 비판이 아니라 틀린 점, 좋은 점 등을 놓고 자유롭 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격표시제와 원가조사보고서의 추진상황을 살펴보고 실효성이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볼 생각이다.

△내년부터 추진할 새 관심사항이나 향후 계획이 있다면

-아쉽지만 없던 것을 새로 해보자는 생각은 못했고 하던 것이라도 잘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러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는 검증과정을 거쳐 파악된 모든 문제들이 관심사항이다. 문제가 있는 것들을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다. 그게 우리 일인 것 같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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