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2000만 마리 매몰, 계란 품귀현상까지
정부 ‘심각’단계로 격상, 통합체계로 대응나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무차별 확산으로 전국이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AI 발생이후 한달간 약 2000만 마리의 가금류가 매몰처리 됐고, 수급이 달린 계란은 품귀현상으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 등의 동물원마저 AI 확진판정으로 휴장에 들어갔고, 한강 생태공원도 문을 닫는 등 그 피해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설상가상 이번 AI 혈청형(H5N6)과 다른 혈청형(H5N8) 바이러스까지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발견돼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교차감염의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6일 위기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체계를 강화해 대응하기로 했다. 또한 ‘AI 방역대책본부’를 ‘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해 농식품부는 물론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 국방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통합 참여하고, 모든 지자체에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필요할 경우 도축장과 사료공장, 축산시설 등의 잠정적인 폐쇄조치로 취할 수 있으며, 방역 통제초소가 전국 주요도로로 확대되고 인력과 장비도 지원되게 된다. 또한 발생농장의 가금류는 확진시점부터 24시간 이내에 살처분과 폐기가 이뤄지며, 가금사료·식용란 운반차량, 닭 인공수정사 등에 대한 1일 1농장 방문 조치기간을 당초 이달 16일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방역대 내에 있는 식용란은 GPS를 부착한 식용란 수집차량을 지정해 환적장을 통해 반출토록 하되, 거점 소독시설에서의 세척소독을 거쳐 소독필증을 받아야만 출고되도록 했다.

한편 현재까지 AI 발생지역은 8개 시·도 27개 시·군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의심신고 건수는 모두 92건으로, 이 가운데 76건이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판정을 받았고, 16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중이다. 특히 AI는 인체감염의 우려가 있어 현재까지 해외에서 1722명이 감염돼 785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45.6%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확산되고 있는 H5N6형의 인체감염은 중국에서 17명이 발생해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돼 치사율이 58.8%에 이른다.
 

정상진  editor77jin@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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