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계과정부터 참여해 최적의 부품생산
변속기·기어박스 등 연간 5000대 생산공급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함께 사업을 하고 있는 차경득 대표와 부인 김원숙 여사.

“동력전달장치인 변속기는 맞춤형 제작이 가장 중요합니다”
차경득 기현기계공업사 대표는 변속기(트랜스미션)는 엔진 다음으로 중요한 핵심부품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세한 중소농기계회사에서는 기대(機臺)에 맞는 변속기를 구하지 못해 거꾸로 변속기에 맞춘 농기계를 생산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차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에는 자체 기술력으로 제품에 맞는 변속기를 생산해 사용하고 있지만 중소농기계회사는 자체기술력이 부족해 엔진이나 변속기 등의 핵심부품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농기계 수요구조상 변속기 주문물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제품설계에 맞는 변속기를 발주할 수 없어 기성품을 구입해 거기에 맞도록 농기계를 제작해야 하는 배보다 배꼽이 큰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95년부터 변속기와 기어박스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오고 있는 차 대표는 이러한 농기계 부품공급의 어려움을 감안해 손쉬운 변속기 기성품 납품에서 벗어나 제품설계에 맞는 변속기를 개발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해 오고 있다.

차 대표는 “기대(機臺)에 맞는 변속기 개발에 앞서 제품설계 과정에 참여해 최적의 동력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변속기를 제안한다”고 말하고, “다품종 소량으로 판매되고 있는 농기계의 변속기 개발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동안의 개발과정을 통해 누적된 노하우가 있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년간 자체 보관하고 있는 DB를 통해 제품설계에 맞는 변속기를 선정해 충분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개발비용절감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 진주시 상평동에 자리하고 있는 기현기계공업사는 동력전달장치가 장착된 농기계 50여개 기종에 400~500개의 모델별로 변속기와 기어박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공급대수만 5000여대에 이르고 있다. 특히 특수강, 알루미늄, 주물 등의 원자재구매부터 드릴작업, 선삭작업, 호핑작업, 브로치, 열처리, 내경·외경 연삭 등의 공정과정을 시스템화해서 최적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기현기계공업사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재·부품전문기업 인증서를 취득했으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연구개발전담부서인증, KS Q ISO 9001·2009 / ISO 9001·2008 인증도 받고 있다.

“부품·소재의 경쟁력이 곧 완성품의 경쟁력”이라고 선언하는 차 대표는 “농기계의 품질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설계에 맞는 엔진 및 변속기의 선택과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변속기는 동력농기계의 기본기능인 주행과 관련된 동력전달은 물론 조작의 용이성과 효율성 등이 고려되어 개발돼야 한다”고 말하고, “변속기의 기술개발에는 기업의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지원이 절실한 분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오늘도 고소작업차 생산에 맞는 변속기 개발을 의뢰하는 한 농기계업체와의 개발상담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차 대표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들녘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농기계 하나에도 이렇게 묵묵히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부품생산업체의 노력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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