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AI·ASF 차단에 ‘전전긍긍’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방역소독차(860대)·광역방제기(75대)·무인헬기·드론·살수차 등 가용자원을 총 동원해 방제에 나서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가금농장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6일 이후 현재까지 총 19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현재까지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는 총 883건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설치해 놓은 광역울타리 밖에서도 ASF 감염 멧돼지가 발견됨에 따라 전국 확산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방역을 위해 엄청난 국가재정을 쏟아 붓고 있음에도 가축전염병이 지속 확산되고 있어 축산업의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급한데로 이달 19일과 20일 총 958대의 소독차량을 동원해 가금농장과 축산시설, 철새도래지에 대한 대대적인 소독을 추가 실시했지만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 발생농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농가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히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철새의 유입으로 AI 바이러스가 전국 가금농장 주변까지 퍼져있어 언제든 농장 안으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독과 이동중지 명령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축질병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한 ASF 수습을 위한 중수본은 이달 14일 관계부처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접경지역 야생멧돼지 남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이다. 우선 야생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설채해 둔 광역울타리를 점검해 훼손구간을 보강하고, 이미 광역울타리 남쪽에서 발생된 지점을 중심으로 20~25㎞ 남쪽에 추가로 광역울타리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구획화 노선인 홍천-양양구간(95㎞, 현재 56.2㎞ 진척)와 한석산 구간(40㎞)-한계령구간(50㎞)을 신속히 완료하고, 구획화 노선 중간지점을 세로로 연결해 백두대간의 외부확산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남방한계선이 뚫린 이상 하루 이동거리가 100㎞에 이르는 야생멧돼지의 습성을 고려하면 때늦은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학계 관계자는 최근의 가축전염병 확산세와 관련해 “국가 재정투입만으로는 가축전염병을 통제하는 데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며, “전통적인 방식의 축산업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와 함께 새로운 축산업의 방향모색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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