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름 정제기술로 냄새제거, 성분함량 두배로 높여

말뼈의 콜라겐, 저분자 펩타이드로 가공해 제품개발

경제성장과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생활 도 변하고 축산업도 많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축산물 증가와 악성가축질병 등 대내외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우리 축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본지는 지속가능한 미래형 축산기술의 현주소를 찾아보기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의 도움을 받아 연간기획으로 최신 축산기술 개발실태와 현장실증의 대표성과를 소개한다.

말 부산물을 활용해 부가가치 높은 기능성 화장품 소재개발에 나서고 있는 채현석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연구관

국내 말산업은 경마와 승마 뿐 아니라 말고기를 생산하는 비육마산업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 국내 말 도축마릿수는 2012년 881마리에서 2014년 1031마리로 약 15% 증가했다. 그러나 도축 후 남은 말뼈와 기름은 단순 가공판매함으로써 고유의 기능을 충분히 살리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은 강원대학교와 공동으로 말 부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연구를 추진해왔다. 그리고 지난 3년간의 연구 끝에 말기름과 말뼈 추출물을 화장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말기름을 활용한 화장품크림과 비누제품

말 부산물의 분해효소 이용 분리작업

◇ 냄새 줄인 말기름 정제·탈취 기술

최근 크림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유는 예로부터 화상치료와 건조함을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마유는 불포화 지방산 비율이 높고 인간의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의 주요성 분인 팔미톨레익산이 다른 가축에 비해 2∼3배 이상 높다.

그러나 특유의 냄새와 함께 크림제품의 경우, 함량 표시가 누락되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소비자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새로 개발한 마유정 제기술을 이용하면 불순물을 제거해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고, 팔미톨레익산 함량은 2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참고로 팔미톨레익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췌장기능을 높이는 물질로 보고되고 있고, 사람의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의 주요성분으로 항산 화활성, 항노화작용, 멜라닌색소 저하작용, 강한 항균작용을 함으로써 피부를 보호해준다.

연구진은 말 지방질을 액체상태로 만든 뒤 인산은 첨가하고 불순물은 제거했다. 또한 산성 백토와 질소가스를 이용해 말기름의 냄새를 없앴다. 정제과정을 거친 결과, 팔미톨레익산 함량은 4.5%에서 9.5%로 2배 이상 늘었다.

말 기름

말뼈

◇ 노화방지 효과 뛰어난 펩타이드 추출

말뼈 추출물은 단백질이 주된 물질로서 노화를 막고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콜라겐 자체는 매우 거대한 단백질이고 인체 섭취 시 소화율이 약 20% 정도로 낮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말뼈를 기존 방식으로 물에 삶아 추출하거나 분말 화해환으로 이용하면 거대한 단백질인 콜라겐이 소화 흡수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효과가 미흡할 수 있다.

연구진이 말뼈를 특정효소로 3kDa 이하 저분자 펩타이드로 분리한 뒤 세포실험을 실시한 결과, 피부주름을 형성하는 효소 중 콜라겐 분해효소는 80% 이상 억제됐고, 엘라스틴 분해효소도 양성대조군과 같은 억제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서 사용한 양성대조군은 항암제, 항 종양, 항고지혈증 및 주름개선에 효과가 있는 우르솔산으로서, 임상 실험 시 인간피부에 세라마이드와 콜라겐을 높여 주름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저분자 펩타이드를 농도별로 처리한 결과에서도 자외선 처리구에 비해 피부섬유아 세포 생존율은 24%, 콜라겐 생합성량은 최대 13% 늘었다. 이번 기술로 분리한 펩타이드는 가공처리도 간편하고 다양한 식품에 적용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 말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기대

국내산 말기름은 화장품원료 및 화상치료제 등으로 매우 가치있게 활용되고 있지만 외국의 값싸고 질이 낮은 말기름이 같이 유통됨으로써 제품 질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 또, 말 기름을 매우 소량(1%〜3%) 첨가해 제조함으로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말뼈의 경우에도 주로 환, 정제, 추출물 형태로 관절 및 뼈 건강을 위한 제품으로만 제조, 판매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정제된 말기름(20% 정도)과 말뼈 펩타이드의 혼용은 피부 건강증진에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화장품시장 활성화와 국산 말 관련 제품의 품질향상을 위해 말기름 정제기술은 화장품 업체에 기술이전했으며, 말뼈 펩타이드 제조법은 특허출원한 후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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