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 명확한 구분 통해 균등발전 이뤄야” 

(주)다르마 조형환 대표

축산업계는 지난해 부정청탁방지법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올해도 경기불황과 경기침체가 예상돼 시장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에서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이가 있다. 20여년간 축산기자재 전문기업 (주)다르마를 경영하는 조형환 대표(사진)를 만나 축산업 발전에 대한 그의 소신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랜 기간 축산기계 시장에 몸담으며 느낀 소회는

-‘축산’은 소를 키우는 축사나 젖소 등의 젖을 짜내 유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축산에다 농업까지 더한 ‘농축산’이라 칭하면 단어의 의미는 더욱 크다. 부문별 산업기계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트랙터는 농사를 짓는 데 사용하기도, 축사에서 소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데도 사용된다. 농업과 축산업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농축산기계인 것이다. 여기에 트랙터는 고가의 장비다. 단순히 축산기계 업체와 농축산기계 업체의 매출을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매출의 차이는 업계를 대변하는 소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 지원사업 기회도 이런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상대적으로 매출이 작은 축산기계 업체 입장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

△축산 업체가 정부 지원사업에서 불리하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인가

-가령 축산박람회에 가보면 농기계와 축산기계, 농축산기계가 서로 얼기설기 섞여 있다. 일반 사람은 구분할 수 없다. 업계 사람조차도 구분하기 어렵다. 오히려 몇몇 고객이 ‘축산박람회 에 축산기계보다 농기계가 더 많다’고 반문한다. 축산기계 업체는 상대적으로 농축산기계 업체보다 매출 규모가 작아 크게 참가할 수 없다. 축산박람회의 주인공인 축산기계 업체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균등한 발전을 위해 축산기계와 농기계, 농축산기계를 구분하는 것이 맞다. 

△국내 축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 축산기계와 농기계, 농축산기계의 구분은 명확하지 않았다. 정부도 축산업과 농업을 구분해 규모에 맞는 지원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 전문축산기계 업체도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아직 대다수 축산기계 업체는 제품 개발보다 빠르게 제품을 카피해 판매하는 것에 급급하다. 정부 지원이 미미하다 보니 기술 개발이 후순위로 밀린 면도 있지만, 현실은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이제라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축산업계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제도적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 또 축산기계 업체도 기술 경쟁력을 보완해 국내 실정에 맞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축산기계 업체는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업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내 축산기계 업체가 매출 100억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내수시장도 작지만, 중국 등에서 OEM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는 회사가 난립했기 때문이다. 또 매출이 작다보니 기술 개발과 서비스 지원 등의 문제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가 어렵다. 몇몇 축산기계 업체를 제외하곤 해외진출 성과가 거의 없다.

△축산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는 무엇인가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의 경상남북도를 합한 정도의 작은 영토를 가졌다. 하지만 벨기에나 독일 등의 주변국과 함께 하나의 시장으로 제품과 기술을 공유해 축산 강국이 됐다. 한국도 중국, 일본과 함께 하나의 시장을 형성한다면 분명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여년간 축산업에 몸담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바른길을 가는 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국내 축산기계 업체는 무분별한 경쟁을 지양하고 함께 뜻을 모아야 할 때다.

김창수  csk.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