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A 2017’농기계박람회가 지난 2월26일부터 5일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다. 세계 농기계시장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이번 박람회는 ‘혁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테마를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국에서도 동양물산을 비롯한 14개 업체가 참여해 세계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세계 농기계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 꽁꽁 얼어붙은 국내 내수시장의 돌파구로 농기계수출을 늘려나갈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 SIMA의 위상
격년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SIMA’농기계박람회는 이태리 볼로냐에서 열리는 ‘EIMA’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AGRITECHNICA’와 더불어 세계 3大 농기계박람회로 불린다.
지난 2월26일부터 3월2일까지 5일간 프랑스 파리 노르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린 ‘SIMA 2017’에는 42개국의 1770개 출품업체가 참여해 2015년 대비 8%가 많은 출품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의 동양물산과 국제종합기계, LS엠트론, 신진정밀 등이 단독부스로 참여했으며, 대동은 현지법인을 통해 KIOTI라는 브랜드로 참가했다. 또한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을 통해 마련된 한국관에는 한성티앤아이, 위캔글로벌 등 10개 업체가 공동으로 참가했다.

SIMA는 단순히 농기계 전시에만 그치지 않고 농업전반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기치로 하고 있다. 그래서 농림축산분야의 다양한 현안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효율적인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퍼런스와 이벤트를 개최하며, 140개국 이상에서 비즈니스를 위한 방문객이 참여한다. 특히 SIMA는 1922년부터 창설된 전통 있는 농기계박람회로 유수의 메이저급 농기계 생산업체들이 자신의 기술력과 위상을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어서 시장선점을 위한 농기계업체간의 각축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 혁신(INNOVATION>을 위한 프로그램

SIMA는 농업전반에 대한 현재와 미래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특정한 솔루션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업분야 관계자들간의 미팅을 위한 ‘SIMA 딜러스데이-팅’, ‘SIMA 아프리칸 서미트’와 같은 주요 이벤트는 물론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젊은 기업들을 한자리에 모은 ‘스타트업 빌리지’, 혁신적인 농업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르기 위한 48시간의 ‘API-AGRO 해커톤’, 농업을 재창조하기 위한 신생기업 경연대회인 ‘Agreen Startup’,  600개의 신제품과 120개 이상의 ‘SIMA 혁신상’응모작 등이 전시회에서 발표됐다. 특히 참가업체의 기술력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SIMA 혁신상’의 경우에는 150여개의 혁신적인 장비, 제품, 기술, 서비스 등이 치열한 경합을 통해 2개의 금상, 5개의 은상, 18개의 특별상이 수여됐다. 이번 대회의 경우에는 토양 상태에 따라 타이어의 접지면을 자유롭게 넓히고 좁힐 수 있는 Michelin의 ‘가변형 타이어’와 운반차 무게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Trelleborg의 ‘타이어 공기압 가변형 장치’가 금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또한 은상에는 독립적으로 농작업을 할 수 있는 CASE의 ‘무인트랙터’, 사용환경에 따라 파워를 높여주는 JCB AGRI의 ‘가변형 트랜스미션 시스템’ 등이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다.

◇ 세계 농기계시장 수요변화

2014년 기준으로 세계 농기계시장은 약 1146억달러(13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중 대륙별 비중은 유럽 36.2%, 미주 27.6%, 아시아 33.3%, 오세아니아 2%, 아프리카 0.9% 순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 농기계시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포화에 이른 유럽과 미주지역은 정체내지는 감소추세가 완연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태리 농업기계학회 자료에 따르면 농기계지표를 나타내는 2016년 트랙터 수요에 있어서 유럽은 16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6% 감소, 중국 40만대로 29% 감소, 브라질 17% 감소, 러시아 19% 감소, 일본 24%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은 20만대로 3% 증가, 인도는 60만대로 17% 증가, 터키 7%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가파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에는 지난 6년간 400% 가까운 성장을 했고, 이디오피아 250%, 케냐 240%, 쿠바 800% 등으로 트랙터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트랙터를 제외한 다른 농업기계의 경우에도 필리핀 190%, 캄보디아 210%, 베트남 128%, 이디오피아 117% 등으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유럽과 미국 등의 농기계 선진국은 정체를 보이고 있는 내수시장의 타개책으로 적극적인 수출정책을 펼치고 있다. SIMA의 경우에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해 이미 SIMA-Tailand와 SIMA-Algerie 등을 런칭했으며, EIMA의 경우에도 EIMA-India를 런칭해 아시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유럽 농기계박람회의 중요성

유럽 농기계박람회인 SIMA, EIMA, Agritechnica는 전통과 역사가 있는 농기계박람회이기 때문에 단순히 유럽시장만을 보여주는 박람회가 아니다. 세계각국의 모든 농기계 참가업체와 딜러들이 참가해 농업현안에 대한 이슈와 농기계의 기술력과 시장성을 타진하는 곳이기 때문에 시장선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정체된 내수시장의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더욱 유럽시장을 통한 제품 런칭이 필요하다.

한국의 농기계수출은 2015년 기준으로 8억9136만달러(세계교역량의 0.8%)에 불과하며, 트랙터의 경우에는 4만3226대 5억5609만달러다. 이중 70~80%가 북미지역에 평균 25마력급의 저마력 트랙터를 수출하고 있으며, D社의 경우에는 동남아와 호주 등에도 수출을 일부 하고 있다. 그러나 북미와 동남아 등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명문 박람회를 통해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박람회에 동양이 TYM 브랜드로 동양기계와 국제 브론슨을 그룹으로 묶어 참가한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가장 큰 주력시장인 북미시장의 저마력 트랙터시장에는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는 구보다가 전체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은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북미시장 이외의 동남아나 아프리카에 대한 시장개척 등의 시장다각화 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지원책(ODA 파트너쉽)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이번으로 2회째 참가하고 있는 한국관의 경우에는 지난 대회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대규모로 참가한 중국관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열악하고, 참가업체의 경우에도 귀국 운송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대부분 모니터를 통한 영상홍보에만 그치고 있어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SIMA 2017 참관기-인터뷰 >

< SIMA 2017 참관기-이모저모 >

정상진  jsj1234@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