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 논란 올해도 이어질 듯…가격신뢰성 회복 ‘공염불’ 

농협 농기계은행사업 공급계약이 지난주 작업기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농기계 ‘이중가격’ 논란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농협은 로타베이터, 로우더, 플라우에 대한 농기계은행사업 공급계약을 지난 16일 최종 확정했다.

로타베이터 공급업체로는 (유)웅진기계, 위캔글로벌(주), 대원정공(주)이, 로우더 공급업체로는 (주)한일공업, 안성로우더, 흥성공업(주), 플라우 공급업체로는 위캔글로벌(주), 대원정공(주), (주)세웅이 선정됐다. 지난해 농협 농기계은행사업용 매취방식 공급기준으로 로타베이터의 경우에는 1955대 55억원이 공급됐으며, 로우더의 경우에는 1200대 39억원, 플라우의 경우에는 555대 1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수탁방식으로 이뤄진 콤바인은 363대 190억원, 이앙기는 566 대 110억원이 공급된바 있다. 이번 작업기 공급계약 체결로 농협은 지난달 24일 트랙터 매취사업분 경쟁입찰에 이어 작업기 매취사업분 수의시담을 모두 마무리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중가격의 논란이 되고 있는 공급단가 할인율에 모아졌지만 결국 할인율은 시장의 우려대로 40~55%에 이르고 있어 올해 농기계 시장의 가격신뢰성 회복은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농협은 지난해 공급계약과 비교해 약 10% 정도 가격인상이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트랙터의 경우에는 평균 할인율 50% 선에서 입찰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작업기의 경우에는 로타베이터 51%, 로우더 40%, 플라우 45%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약간의 인상만 있었을 뿐 반값공급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문제는 농협 농기계은행사업을 통한 저가공급이 단순히 농기계은행사 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농기계의 가격신뢰성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정상가격의 반값에 공급계약이 이뤄짐에 따라 소비자는 농기계은행사업 대상 외의 기종에 대해서도 가격을 신뢰하지 않아 반값공급을 요구하게 되고, 업체들은 경쟁논리에 내밀려 어쩔 수 없이 과당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 관계자는 “농기계시장의 가격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가격표시제 도입과 원가조사보고서 제출 등의 제도를 도입했지만 시장의 저항에 막혀 표류하고 있고, 농기계시장은 거대 자본을 쥐고 있는 농협의 자본주의 논리에 밀려 아무도 시장가격을 믿지 않는 불신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과도한 할인판매를 감당해야 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판매가격을 맞추기 위해 저가의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품질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농기계산업 전체의 경쟁력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상진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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