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채산성 고려 기존파종기, 벼콤바인 개량 활용
두둑폭 1.5m, 파종폭 1.2m 재배양식 설정필요

잡곡생산 기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최일수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연구사

◇ 건강한 먹거리 잡곡의 수요증가

최근 잡곡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잡곡은 종류가 많고, 지역별로 재배특성, 재배법 등이 다양해 생산기계화 수준이 낮은 실정으로 노동투입시간이 콩의 4배, 벼의 7배 높다. 잡곡자급률은 2009년 기준으로 조 48.5%, 수수 39.3%, 기타잡곡 26.5%, 전체 자급률 27.9%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잡곡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2015년까지 주산지 중심의 생산단지 40개소를 조성하고 잡곡생산기계화 및 가공에서 유통까지 시설현대화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6차 산업화를 추진했으며, 쌀소비 감소로 인한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벼 재배면적을 2018년까지 71만1000ha(2017년 감축 목표 3만5000ha)로 낮추는 ‘중장기 쌀수급 안정대책’을 수립하고 쌀 이외 타작물 생산확대를 위한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 잡곡기계화 현황

잡곡생산기계화율은 파종·이식 4.0%, 수확 12.1%에 불과하며, 파종 및 수확작업에 소요되는 작업시간은 전체 작업시간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잡곡은 다른 종자에 비해 크기가 작아 1개의 종자를 정밀하게 파종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이에 농가에서는 다량의 종자를 파종한 후 솎음작업을 별도로 수행하고 있어 많은 노동력이 소요된다. 파종에 소요되는 작업시간은 10a 기준 5.6시간으로 솎음 8.9시간을 포함하면 전체 작업시간의 25%를 차지한다. 수확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일시에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크고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부농가에서 벼 콤바인을 이용해 잡곡을 수확하고 있으나 수확손실이 20% 정도로 많이 발생해 개선이 요구된다.

잡곡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력투입이 많은 파종과 수확작업의 기계화가 우선적으로 요구되나, 잡곡은 종류가 많고, 10a 이하의 소규모 재배가 많아 전용 농기계개발에 어려움이 있으며, 국내 농기계업체의 경우 대부분 영세한 실정으로 소량·다품목 농기계개발은 채산성이 낮아 개발 및 생산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새로운 잡곡파종기 및 수확기개발보다는 기존 개발농기계를 개선해 타작물에 이용하는 범용화연구를 통해 기존의 곡류파종기와 벼 콤바인을 개량한 잡곡파종기와 수확기를 개발했다.

◇ 잡곡 파종·수확 기계화기술

먼저 잡곡의 파종·수확작업 기계화 재배양식을 설정했다. 조, 수수의 경우 기계화를 위한 재배양식은 일반적으로 농가에 많이 보급된 4조용 벼 콤바인을 기준으로 두둑폭을 1.5m로 했고, 콤바인 예취폭 1.4m를 고려해 파종폭은 1.2m 이내로 설정했다. 잡곡파종기는 소립종자인 조, 수수 등 잡곡을 정밀하게 파종해 솎음작업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기존 곡류파종기의 종자배출장치를 개량해 1회에 1∼3개의 종자를 파종할 수 있는 홈롤러식 파종기로 개발했다. 파종기는 트랙터부착형으로 두둑성형과 파종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두둑성형기 후방에 파종장치를 부착했으며, 3∼5조식으로 재배양식에 따라 파종 조수의 간격조절, 종자배출 롤러교환으로 파종량, 파종거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잡곡파종기의 작업성능은 7시간/ha으로 관행의 인력파종 후 솎아내는 방법과 비교해 약 95%의 노력절감과 58%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곡파종 시 주의할 점은 품종에 따라 종자 크기가 달라지므로 파종 전 파종량에 적합한 종자배출 롤러의 구멍크기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종자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파종 전 종자선별작업을 수행해 쭉정이를 걸러내야 한다.

잡곡수확기는 벼콤바인의 탈곡부를 개량해 잡곡수확에 적합하도록 개발했으며, 벼수확용 탈곡망을 쉽게 잡곡수확용 탈곡망으로 교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잡곡탈곡망의 구멍크기가 조는 직경 7㎜, 수수는 13㎜ 일 때 탈곡율 95% 이상, 손실률 1% 이하로 수확성능이 매우 양호했다. 잡곡수확기의 작업성능은 10시간/ha로 인력대비 12배 능률적이며, 약 92%의 노력절감과 50% 비용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곡수확기의 콤바인수확이 가능한 작물의 길이는 보통 1.3m로, 이보다 큰 작물을 수확할 경우 콤바인의 예취부를 0.5m 들어 올려 1.8m 이하 작물을 예취할 수 있다. 조, 수수 등 잡곡의 파종 및 수확 기계화기술은 관행의 인력작업에 비해 노력과 비용을 각각 90%와 59%까지 절감할 수 있어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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