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등급제’ 도입으로 AI 방역기준 완화

농식품부는 지난달 27일 AI 방역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농가에게 예방적 살처분에서 제외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는 질병관리등급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역방제기를 이용해 AI 방역에 나서고 있는 모습.

농식품부가 주기적으로 발생해 국내 가금산업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질병관리등급제를 도입한다.

질병관리등급제 도입으로 농가에게 예방적 살처분에서 제외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해 농가의 자율적 방역노력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살처분 제외를 선택한 농가에서 AI가 발생할 경우에는 살처분 보상금을 차등지급해 책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7일 이 같은 AI 방역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산란계 농장부터 질병관리등급제를 시범추진한 뒤에 추후 성과분석을 통해 타 축종으로 확대해 가기로 했다.

방역당국이 질병관리등급제를 꺼내 든 배경에는 그동안 AI 발생에 따른 인근농장의 예방적 살처분 강제시행으로 농가의 자발적 방역개선 의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른 것으로, 농장의 자율방역이 방역성공의 핵심요소로 판단해 농장의 자율권 부여로 방역효과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획일적으로 적용되던 예방적 살처분을 농가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방역기준 완화조치로 볼 수 있다. 그동안 AI 발생농장 인근 3㎞ 내 가금에 대해 일방적으로 예방적 살처분 원칙이 적용됨에 따라 가금농장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지난 2월15일부터 거리기준을 1㎞ 내 동일 축종으로 한정했지만 가금농장의 집단반발이 지속돼 왔다.

정부는 이번 AI 방역 개선대책으로 질병관리등급제 도입뿐만 아니라 계열화·규모화 등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한 맞춤형 방역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규모·중소규모 농장의 계열화사업자 단위로 방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전예방 기능을 강화해 통합점검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농장별 이력관리로 맞춤형 관리를 추진하고 방역 사각지대인 소규모·기타 가축 농장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소독방역 설비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신속한 방역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철새도래지에 대해서만 실시되던 간이검사 위주의 가금 개체검사에서, 환경검사 대상 확대, 가금 정밀검사·주기단축 등 바이러스 조기발견에 힘쓰고 역학조사 전문인력 증원 및 위험평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김은지 기자  stylett77@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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