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종IRG, 동계사료작물 재배면적의 70%이상 차지
매년 100만톤 수입대체 위해 규격화 조제기술 필요

추위에 강한 IRG 코위어리 개발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최기준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장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는 벼과작물로서 9월 하순에서 10월 상순에 파종해 겨울을 넘기고 이듬해 봄 수확할 수 있는 동계사료작물이다. 풀사료로서 영양가치가 높고 가축이 잘 먹을 뿐만 아니라 습해에 강해 수분이 많은 논토양 조건에서 청보리나 호밀보다 잘 적응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겨울철 추위에 약해 대전 이남의 남부지역에서만 안전하게 월동이 가능한 단점 때문에 중부 및 중북부지역 농가는 재배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이에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1995년부터 추위에 강한 IRG 신품종 개발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추위에 강하고 수확시기가 다양한 13개의 품종을 개발했다. 새로 개발한 IRG 품종은 중부와 중북부지역(1월 최저평균 –9~-10℃)까지 재배가 가능하다. 이들 품종 중 8개 품종은 8개 국내 종자업체에 44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작년의 경우 1251톤의 종자를 농가에 보급되었고 매년 보급량은 증가추세에 있다.
이러한 신품종 개발보급의 연구성과는 2012년 대한민국기술대상 우수상, 2015년 대한민국우수품종 대통령상(코윈어리), 2016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었다. 아울러 IRG 코윈어리와 그린팜 품종은 미국 종자회사에 기술이전 하는 등 우리 풀사료의 세계화를 이끈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 국내 풀사료산업, IRG 위주로 전환

과거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동계사료작물로 주로 호밀을 재배했고 IRG는 약 1만2000ha를 재배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IRG 재배면적은 약 10만ha까지 확대돼 전국 동계사료작물 재배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 이와 같이 IRG 재배면적이 급속히 증가한 이유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속적인 풀사료 증산정책과 연계한 국립축산과학원의 IRG 신품종 개발과 현장 기술보급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55만9000ha에 달하는 답리작 재배가능 논이 있는데 이 또한 IRG 위주의 풀사료 생산으로의 전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논에서 사료작물을 재배하면 쌀 수급조절, 풀사료 자급률향상, 곡물 자급률 향상 등 사회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풀사료 수확 후 남아 있는 그루터기와 뿌리부분이 토양에 환원됨으로써, 땅심도 좋아지고 쌀 생산성도 높아진다. 최근 중부지역 6개 시군의 논에서 3년간 IRG를 재배하면서 쌀 생산성, 미질, 토양성분 변화 등을 분석한 결과, 미질에 영향 없이 쌀 생산성이 높아지고, 풀사료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 가축사료비 절감과 곡물자급률 향상에 기여하길

우리나라는 아직도 매년 100만톤 내외의 풀사료를 수입하고 있다. 수입풀사료의 90%는 건초형태이며, 수입건초의 50%는 사료가치가 낮은 채종 짚이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수입된 양질건초(티모시)의 kg당 가격은 535원, 사료가치가 낮은 페스큐 짚도 kg당 350원에 공급되고 있다.

반면 국내산 풀사료는 건초로 환산 시 kg당 329원으로 수입풀사료보다 가격이 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농가나 TMR 공장에서 수입풀사료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용의 편리성과 수분함량의 균일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 풀사료산업을 활성화하여 사료비를 절감하고 수입풀사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일리지 위주의 풀사료생산에서 벗어나 수분함량이 낮은 건초와 헤일리지 위주의 풀사료 생산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인 TMR공장이나 축산농가가 원하는 풀사료 수분함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생산하는 풀사료 품질규격화 조제기술의 개발보급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이 건초생산과 풀사료의 품질(수분함량)규격화 조제기술을 적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작물이 IRG라는 점에서 IRG 위주의 풀사료산업 활성화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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