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이어진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던 우리 농기계산업은 원자재 가격폭등, 고유가, 고환율 등의 악재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내며 나름의 선방을 해오고 있다. 각국이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추세와 맞물려 현장시연회 개최, 키엠스타 재개 등 서서히 일상으로의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대면 영업활동이 재개되어도 이미 우리 농산업 환경은 빠르게 디지털 농업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해 보인다.

올해 본지를 장식한 주요 이슈로는 정부의 자율주행 농기계 본격추진, 지능형 농기계실증단지 예타 통과, 상반기 농기계수출 19% 신장 등의 희망적인 소식과 함께 다품종 소량생산인 밭농업기계의 종합검정으로 인한 영세한 제조업체의 비용부담과 현장검정의 어려움, 원자재 가격폭등에도 조달가격 및 계통단가의 현실화 부재, 농기계 범위에 대한 유권해석, 농기계 수리인력 부족 등 농산업 현장의 고충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본지를 장식했던 주요 10대 뉴스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제9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 확정으로 본격추진

자율주행·수소·전기트랙터&밭농업 전과정기계화 등에 집중

디지털농업의 확산으로 선진 각국이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에 한창인 가운데 우리나라도 정부주도의 자율주행 농기계개발을 본격화 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R&D 사업공고를 내고 자율주행농기계 핵심부품국산화, 농업용로봇 현장적용기술개발 등의 노지 스마트농업기술 단기 고도화사업과 전기동력 농기계개발과 수소·전기범용 플랫폼개발 등의 친환경동력원 농기계기술개발사업에 19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노지분야 스마트농업기술 단기 고도화사업에는 올해 정부연구개발비로 122억2600만원이 투입된다. 내역사업으로는 자율주행농기계의 핵심부품 국산화를 통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부·장의 국산화 및 자율주행 기반기술을 마련하고, 노지농업 정밀측정기술 국산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정밀 생육관리 활용모델을 개발하며, 농업용로봇 현장적용기술 개발 및 실증으로 농업용로봇의 현장적용기술의 단기고도화를 추진한다. 친환경동력원적용 농기계기술 개발사업은 올해 정부연구개발비로 73억4100만원이 투입된다. 내연기관 중심의 농기계 동력원을 수소, 전기구동 등 친환경 에너지동력원으로 적용·대체하기 위한 핵심기술개발에 나선다.

코로나 영향에도 지난해 농기계수출은 전년도에 비해 43.5% 신장한 14억7415만 달러로 집계돼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농기계수출은 2019년 11억3226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 10억2716만 달러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코로나19와 물류대란 속에서도 북미지역 트랙터 호황과 맞물려 트랙터 수출만 10억 달러를 넘길 정도로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농기계조합이 밝힌 지난해 농기계수출은 14억7415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0억2716만 달러에 비해 43.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6억1756만 달러로 전년 동기 5억6051만 달러에 비해 10.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8억565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억6665만 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트랙터 생산업체의 출고물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종합형업체 각사별로는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출고물량을 10% 이상 높여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종합형업체는 수출실적 호조와 대체수요 확대에 따른 기대심리 회복으로 출고물량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융자실적 기준 트랙터 공급대수는 9686대로 2020년의 9020대보다 7.4% 늘어났다. 또한 융자실적 판매액도 4600억8997만원으로 2020년 4295억7696만원보다 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별로 선보이고 있는 고사양의 직진 자율주행 트랙터, 원격진단서비스 등의 첨단기능이 탑재된 하이테크 트랙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힘입어 경쟁적으로 고사양 트랙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다만 교체수요와는 별개로 세컨드 트랙터의 수요는 경제형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고급형과 경제형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배기가스 제로’의 ‘친환경 수소트랙터’가 개발된다.

농식품부는 2022년도 친환경동력원적용 농기계기술개발사업으로 연구기간 4년9개월, 정부지원 연구개발비 308억7500만원, 총 사업비 400억원이 투입되는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기반 110㎾급 대형트랙터 개발’ 사업자는 최종 선정하고 본격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소트랙터 개발 주관연구개발기관으로는 충남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김용주 교수, 사진)이 선정됐으며, KAIST·(주)긴트 등 총 19개의 대학·연구소·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국내 트랙터 3대 업체인 (주)대동, LS엠트론(주), (주)TYM이 모두 수요기업으로 연구개발기관에 편성되어 있으며, 초대형 110㎾급 트랙터 개발을 목표로 국내 트랙터 제조사가 공용으로 사용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한 현대모비스(주)가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6년에 연구개발이 마무리되면 이번 수소트랙터는 세계 최초의 ‘배기가스 제로’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개발 및 상용화 사례일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농기계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전라북도 새만금 지역의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됐다.

농식품부는 4월29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새만금 농생명용지 일원에 조성될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최종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은 새만금 농생명용지 내의 100㏊ 규모에 4년간 1200억원을 투입해 추진되는 사업으로 고성능·고품질 지능형 농기계를 개발해 농기계산업을 세계적 농기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책사업이다. 지능형농기계는 일반농기계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IT) 기술을 융·복합한 자동화·무인화·자율화 기술이 탑재된 첨단농기계로, 전기, 수소 등 대체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포함한 친환경농기계까지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농업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은 자율주행·인공지능·빅데이터 활용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첨단기술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수판매 ‘한숨’ vs. 수출은 ‘훈풍’····희비 엇갈려

원자재 가격폭등으로 시름 깊어···상반기 수출은 19% 신장

올해부터 5년간 농업기계화를 추진하게 될 밑그림이 최종 확정됐다.

농식품부는 5월6일 ‘제9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2022~2026)’을 확정하고 스마트 농업기계화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추진과제들을 제시했다. 핵심 추진과제로는 △밭농업기계화율 제고를 위한 전과정 기계화 촉진을 위한 우수모델 육성 △농기계 이용활성화 △자율주행 4단계 및 전기·수소 농기계 개발·보급 △농기계 신고제 도입 및 사고예방 △정비인력 양성 및 수출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에 두고 다양한 추진계획들이 마련됐다. 우선 밭농업기계화율 제고를 위해서는 올해 4개 지자체를 선정해 마늘·양파 전과정 기계화를 추진하고, 밭농업기계의 성능개선 및 현장 실증강화를 위해 파종·정식·수확기계의 고도화를 추진 및 2가지 이상의 복합작업 및 타작물작업이 가능한 범용 농기계 개발에 나선다. 이와 함께 전국 147개 시·군의 427개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8만4000여대의 임대농기계 중에서 내용연수를 초과한 3만2000여대의 노후농기계의 교체지원을 추진하고, 임대사업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증설·이전 지원 및 이용편의를 위한 제도개선과 관리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농기계 실증기반 마련을 위한 실증단지 및 무인자동화 시범단지 조성에도 나선다.

올해 상반기 농기계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대비 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원자재 가격폭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적자라는 지적이다.

농협중앙회 집계 상반기 정부융자지원 농기계 판매현황에 따르면 4563억9364만원으로 전년 동기 4523억2925만원과 비교해 0.9%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판매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해도 이미 2019년 말부터 뛰기 시작한 원자재 가격이 철판·각관·비철금속 등은 두 배 이상 뛰었고, 모터·컨트롤박스·실린더·전기부품·반도체 등도 모두 배 이상의 가격인상에 일부 품목은 품귀현상으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일반판매분의 경우에는 제품가격에 원가인상분을 반영해 판매가격 인상으로 일부 보전하고 있지만 보조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정부조달가격은 요지부동으로 원가인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제조업체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

상반기 농기계수출이 지난해의 증가세를 이어가며 최대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기계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억9037만 달러에 비해 1억3139만 달러가 늘어난 8억2176만 달러로 19%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체의 76%를 차지한 6억2504만 달러(25%↑)를 기록했으며, 호주 2748만 달러(2.3%↑), 캐나다 2478만 달러(17.2%↑), 독일 1612만 달러(12.7%↑), 네덜란드 1453만 달러(125.4%↑), 일본 1410만 달러(1.7%↑), 프랑스 789만 달러(11.5%↑)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출실적이 늘어났다. 국산 농기계수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한국산 농기계의 품질향상 및 인지도 상승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북미·유럽의 재정확대 기조 속에 가든형 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데 힘입은 바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수출 상승세는 최근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수출확대 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기계 구입시 정부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는 ‘농업기계의 범위’를 기술발전 등 시대상황에 맞도록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10월6일 조합 대회의실에서 산업체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기계화촉진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농업기계의 범위를 개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중간발표회를 겸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다수의 산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동화·첨단화 등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농기계가 신속히 정착·보급되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범위확대와 확장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업기계의 개념정의는 2014년 농업기계화촉진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농업용트랙터, 관리기, 동력제초기, 예취기 등 총 40종으로 한정돼 명시되어 있는데 시대상황의 변화에 맞춰 좀 더 선제적으로 미래농업에 대비해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농업기계화 촉진법’을 통해 농업기계화를 장려하고 있지만 그에 상한 수리인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농식품위 소속 위성곤 의원이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밭농업 기계화율은 △2016년 58.3%, △2018년 60.2%, △2020년 61.9%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각 단위농협의 농기계센터는 수리인력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에 577개 농협 농기계수리센터 중 근무인원이 2명 이하인 수리센터가 401개소로 69.5%에 달했고 인력부족, 적자심화로 폐업한 농기계수리센터는 2018년에 604개소에서 △2019년 602개소, △2020년 591개소, △2021년 577개소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 의원은 “농식품부는 민간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주무 부처로써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농진청은 수리인력 양성계획에 적극 나서야 하고, 농협중앙회는 각 단위농협 농기계수리센터 인력충원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축산기계신문  sds3766@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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