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4월 하늘을 배경으로 김제의 마른 논 위에 밭농업기계가 즐비하게 늘어섰고 기계들마다 사람들이 둥그렇게 진을 치고 기계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논 위에 밭농업기계가 있는 이색적인 모습은 쌀이 남아도는 현실이 만들어 낸 진풍경이리라.

12일 열린 밭작물 파종·이식 기계화 기술 현장연시회 현장. 이번 행사를 개최한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쌀 수 급 안정을 위해 논을 이용해 밭작물 을 재배하는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행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논 배수개선 및 타작물 재배·밭작물 전과정 기계화 기술 설명, 밭농업 기계 화 연시기종 설명 및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300여명 정도의 농민, 관련 공무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개회식 에서 정황근 농진청장은 “쌀 수급 안 정을 위해 논을 이용한 다른 작물들 의 재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배수 개선과 함께 밭작물 기계화기술을 확대 보급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고 말했다.

이후 전시행사에서 농진청 관계자는 모여든 농민들과 일일이 눈맞춤을 하면서 배수개선, 타작물재배, 밭농업 전과정 기계화 기술, 작부체계 우수사례, 3저3고 운동에 대해 친절 하게 설명했다. 특히 3저3고 운동은 부연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3저는 재 배면적 줄이기, 질소비료 2kg줄이 기, 생산비 줄이기를, 3고는 밥맛 좋 은 품종 재배하기, 완전미 비율 높이 기, 쌀 소비 늘리기를 말한다. 이어 논 재배면적 3만5000ha 감축을 위 한 콩·고구마·조·기장·수수·팥·감자 등 에 대한 기계화 매뉴얼 보급 추진사 항 등을 설명했고 열심히 받아 적는 농민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농진청 관계자가 진동형 심토파쇄기를 시연하며 설명하는 모습

어디선가 기계음 소리가 들리자 여기저기 모여있던 사람들이 소리를 따라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토파쇄기가 작동되고 있었다. 기계 시연이 시작된 것이다. “심토파쇄기는 땅 속 에 타공봉을 주입해 공기 압력을 이 용해 충격을 줘 산소를 공급하는 등 토양의 경질화를 개선해 미생물의 번식과 분해활동을 촉진시키는 농기 계로 보통 과수원이나 하우스 농가 조성시에 지하 60cm에서 작업을 합 니다”노란색 커다란 깔때기 모양의 기계 옆에서 농진청 관계자는 기계 이곳 저곳을 일일이 손으로 가리키며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농진청 관계자가 육묘이식재배를 위해 이식기를 시연하고 있다.

콩 피복재배용 트랙터 부착형 파종기 시연도 트랙터의 우렁찬 소리만 큼이나 농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트랙터가 움직이자 마른 흙 위에 검을 비닐을 덮고 콩을 파종하 는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연출됐다. 이날 연시회에서는 콩·잡곡·고구마· 감자 파종·이식기, 논 배수관련 기계 등 총 16종의 기계가 시연돼 지켜보 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연시회가 열린 곳은 전북 김제시 죽 산면 ‘죽산콩 영농조합법인’으로 홍종원 단지 대표를 비롯해 58호 농가 가 2011년부터 250ha의 논에 콩을 재배한 뒤 2모작으로 우리밀, 보리, 사료작물들을 재배해 벼재배할 때 보다 2.7배 소득을 올리고 있고 올 해에는 500ha까지 논콩 재배를 확 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에서 올 해 콩 수매가격을 kg당 4011원으로 미리 알렸다고 농진청 관계자가 말했다.

이번 현장연시회는 논 이용 타작물 재배를 확대하고 밭농업 기계화 재 배기술 보급을 확대해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열렸으며, 그래선지 농민들의 눈빛은 매순간 번쩍였고 행사가 끝나도 자리를 뜨려 하지 않았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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